의식주 중에 가장 중요한 것은 '주'다
지금껏 살아오며 여러 명의 부자를 만나봤다. 태어날 때부터 부자인 사람. 자수성가해서 부자가 된 사람. 직장 생활하면서 부동산 투자에 성공해 부자가 된 사람. 그리고 투자가. 오늘은 못 해도 100억 이상의 자산가를 만날 기회가 있었는데 그의 차림새를 보고 좀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밖에서 그를 마주치는 사람 중에 그가 100억 이상의 자산가라고 생각할 사람은 아무도 없었을 것이다. 3년 전에 만났을 때 쓰고 있던 안경을 그대로 쓰고 있었고 구두는 가죽구두인데 낡았지만 없어 보이지는 않았다. 그리고 셔츠는 체크무늬 셔츠를 입고 있었는데 오래 입었는데 일부 부분에 보푸라기 일어 있었다. 하지만 그는 그걸 전혀 부끄러워하지 않았다.
간혹 다른 부자들을 만났을 때 롤렉스 시계를 차고 손목을 흔들어 재끼며 내가 부자라고 광고를 하고 다니는 사람도 있다.(이게 나쁘다고 말하는 건 아니다) 하지만 이 분과 의식주 중에 무엇인 가장 중요한가?라는 대화를 나누던 중 재밌는 애기를 들었다. 이 분은 나에게 이런 질문을 했다.
의식주 중에 가장 중요한 게 뭐라고 생각하나요?
나는 쉽게 대답할 수 없었다. 의식주 중에 안 중요한 게 어디 있나. 나는 평소 옷차림새와 외관은 깔끔하게 하고 다녀야 한다는 주의였다. 그래서 조금 비싼 옷이라도 나를 깔끔하게 보이고 있어 보이게 만들기 위해서는 아끼지 않고 돈을 지불했다. 그런데 이 부자는 다른 말을 했다. 바로 의식주 중에서 주가 가장 중요하다는 것이었다. 허름한 집에서 명품을 걸치고 나오는 게 좋은가? 아니면 좋은 집에서 허름한 옷을 걸치고 나오는 게 좋은가? 물론 내 생각에 좋은 집에서 이왕이면 좋은 옷을 입고 나오는 게 좋지 않나 생각했지만 이 부자의 질문에 대한 답은 당연히 후자였다. 좋은 옷을 입기 위해 계속해서 소비하는 습관을 쌓아간다면 좋은 집과는 멀어질 수밖에 없다. 그래서 우리는 좋은 집 즉 좋은 부동산을 가지기 위해 먼저 불필요한 것에서 소비를 줄여야 한다. 이게 이 부자가 가지고 있는 마인드였다. 그런데, 이미 엄청난 부자가 된 뒤에도 이 습관을 유지하고 있다는 게 대단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아마 내가 아직 이 부자를 이해하지 못하는 이유는 이럴 것이다. 내가 좋은 집에 살고 있지 않기 때문이다. 만약 성수동에 38억에 달하는 트리마제에서 살았다면 나올 때 옷을 신경 썼을까? 조금 허름한 옷이라도 들어가는 집이 트리마제이니 크게 신경 쓰지 않았을 수 있다. 모든 부자가 이 분처럼 옷에 돈을 아끼고 본인을 꾸미는데 아끼지 않는다. 어떤 부자는 과시하기도 하며 어떤 부자는 은근히 본인의 부를 드러내기도 한다. 하지만 내가 아는 이 분은 진정한 부자에 가깝다. 그렇다면 귀 담아 들어도 나쁠 건 없지 않겠는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