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들 아마 나와 같은 욕구가 있을 것이다. 어떤 식당을 가더라도 넓은 자리에 앉고 싶은 욕구말이다. 혼자 가면. 적어도 두 명이 앉는 자리를 쓰고 싶고, 둘이 가면 네 명이 앉는 자리를 쓰고 싶은 게 어찌 보면 사람의 당연한 심리다. 특히, 접시가 많이 나오는 음식점에 가면 이런 욕구는 점점 강해진다. 오늘은 내가 사는 곳에 있는 아메리칸 트레이를 들렀다. 마침 평일 점심이라 사람들이 그다지 많지는 않았고 배달의민족과 쿠팡이츠 배달 들어오는 음만 간혹 들렸다. 이 날은 아내와 음식점을 갔는데 어지간해서는 두 명 자리에 앉으려고 했다. 평소 다른 가게 사장님들로부터 인원수에 맞는 테이블에 앉도록 훈련된 탓이기도 했다. 여하튼 그런데, 사장님께서 거게의 가장 좋은 네 명이 앉을 수 있는 그것도 해가 잘 들어오는 곳에 앉으라는 거 아닌가. 어찌나 그게 고맙던지 몸 둘 바를 몰랐다. 덕분에 넓은 자리에서 접시를 여유 있게 놓고 먹을 수 있었다. 이러니 이 가게에 다시 안 올 이유가 있겠는가. 이곳은 내가 사는 곳에 위치한 아메리칸트레이다.
그런데 간혹 이런 식당들이 있다. 딱 봐도 사람이 없고 자리가 여유 있어서 넓은 자리에 앉으려고만 하면 인원수에 맞는 자리에 앉으라고 하는 사장님 말이다. 심한 경우에는 자리에 앉기도 전에 넓은 자리는 안 된다고 못 박는 사장님들도 있다. 음식을 먹다가 자리가 다 차면 아무 말을 안 하는데 역시나 밥을 먹는 동안 그 자리는 텅텅 비어있다. 장사가 안 되는 곳에는 반드시 이유가 있다고 장사의신 은현장이 밥 먹듯이 얘기한다. 그렇다. 사장님이 인심이 없으니 장사가 안 되는 것이다. 자리에 조금 여유가 있다면 손님이 넓고 쾌적한 자리에서 먹을 수 있게 하면 그 손님은 인심을 넉넉하게 받아 분명 재방문을 할 가능성이 높다.
하나를 보면 열을 안다고 했다. 손님이 와서 자리가 여유 있다고 판단될 때 인원에 대비해서 큰 자리를 먼저 내주는 사장님은 가게가 안 될 이유가 없다. 내가 오늘 방문했던 아메리칸 트레이도 그런 이유인지 항상 장사가 잘 된다. 주말에는 사람이 넘쳐나고 포장 주문이 많다. 공실이 꽤 많은 상가 2층에 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다. 내 가게가 잘 안 될 때 나는 손님들에게 자리에 있어서 어떤 태도로 대하는지 한 번 점검해 보면 좋을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