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장님들이 알바생을 교육할 때 신경 써야 하는 게 하나 있다. 바로 그릇을 테이블에 조용히 놓는 방법을 알려주는 거다. 사실 아마 이 글을 읽는 사장님들조차도 그릇 놓는 방법에 대해서는 생각 안 해봤을 가능성이 크다. 파인다이닝이나 고급 레스토랑을 운영하는 사장님들은 이미 알고 있는 분들이 있을지 모르지만 아마 대부분은 모를 거다. 세이노의 가르침에서 세이노는 이렇게 얘기한다.
일등석에서는 승무원이 커피잔에 커피를 준비하여 컵받침과 냅킨까지 준비하여 손님의 좌석 테이블에 내려놓아야 한다. 잔을 내려놓는 것도 그냥 내려놓는 게 아니라 잔을 내려놓고 나서 1초 정도 후에 손을 떼어야 한다. 사족 1 : 아마도 이 글을 읽는 사람들 중 대다수는 스타벅스 같은 곳에 가서 음료를 주문한 후 기다리다가 자기 손으로 커피컵을 받아 가는데 익숙할 것이므로, 커피잔을 내려놓자마자 손을 떼는 것과 1초 정도 후에 손을 떼는 것이 어떤 차이를 갖는지 전혀 모를 것 같다.
잠실 시그니엘에 있는 파인다이닝에 가거나 오크우드 호텔에 파인다이닝을 먹으러 갔을 때는 기본적으로 식탁보가 천이 깔려 있기 때문에 유리접시를 놓을 때 어느 정도 식탁보가 쿠션역할을 해준다. 그리고 직원들도 기본적인 교육을 받은 상태이기 때문에 접시를 놓을 때 아주 예를 갖추어 놓는다. 손님을 대할 줄 아는 것이고 서비스를 아는 것이다. 하지만 대부분의 일반 음식점의 경우는 그렇지 않다. 물론, 일반 음식점에서까지 그걸 신경 써야 되냐라고 반문할 수 있지만 일반음식점에서까지 손님을 왕으로 생각해 접시도 사뿐히 놓아준다면 그 고객은 다음에 다시 올까? 오지 않을까? 물론 비단 막국수 같은 걸 파는 가게에서는 정 많은 이모님들이 틱틱 놓고 가는 게 가끔씩은 더 정겨울 수 있지만 그래도 사람은 타고난 게 대접받길 원한다.
보통 이탈리안 음식점만 해도 가끔씩 파스타 접시를 너무 세게 놔서 화들짝 놀란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하나만 봐도 열을 안다고 하는데 파스타 접시 놓는 거 하나 봐도 사장이 그 가게 직원들 교육을 어떻게 시켰을지 눈에 훤히 보이는 것과 같다. 그런데, 최근 동네에 있는 한 파스타 가게에 갔는데 한 직원이 접시를 너무나도 소프트하게 내려놓는 게 아닌가? 아내와 나도 서로 눈이 마주치면서 놀랐고 알바생이 누구한테 교육을 받았는지 참 잘 받았다고 생각했다. 아니나 다를까 사장님도 연신 웃는 얼굴로 서비스해 주셨고 끝날 때까지 기분 좋은 식사를 할 수 있도록 도와줬다. 그리고 음식맛까지 정말 맛있었다. 그래서, 나는 아내에게 이 음식점은 크리스마스에 다시 오는 게 어떠냐고 제안했고 아내도 흔쾌히 그 제안을 수락했다.
그만큼 접시 놓는 방법은 사소한 것 같지만 크다. 생각보다 손님들은 예민하다. 예민하지 않은 곳이 있긴 하지만 예민한 곳에서 한 번 실수는 가게 매출로 직접적으로 연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