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 걸려온 전화만 무려 56 통이다. 이렇게 많은 전화를 받다 보니 나만의 전화받는 요령이 생겼고 어떻게 하면 무분별한 업무 요청으로부터 내 자신을 보호할 수 있는지 그 요령을 여러분들에게 함께 공유하려고 한다.
처음에는 전화가 오면 곧이곧대로 다 받았고 성실하게 받았다. 그런데 가면 갈수록 지치는 내 자신을 발견했고 하루 일과가 끝날 때쯤이면 완전히 번아웃 상태가 돼버렸다. 수없이 많이 걸려오는 전화에 내가 정작 해야 될 일은 하지 못 했고 매일 야근에 시달리기에 바빴다. 정작 근무시간에 중요한 일을 해서 일이 되게끔 만들어야 하는데 무수히 걸려오는 전화 때문에 정작 일을 못 하니 도무지 어떻게 해야 될지 몰랐다. 그래서, 전화받을 때 나만의 몇 가지 기준을 세우기 시작했고 그 이후로 나는 전화지옥으로부터 조금은 자유로워질 수 있었다
보통 누군가 나에게 업무 전화를 할 때는 두 가지 유형으로 나뉜다. 그냥 간단하게 궁금한 걸 물어보는 사람. 그리고 정말 긴급하게 요청할 게 있어서 전화하는 사람.
물론 내가 업무적으로 여유가 있을 때는 두 가지 유형을 가리지 않고 다 받아도 된다. 하지만, 상사가 급히 시키 일을 처리해야 하거나 월말에 기성금 같이 긴급한 일을 처리할 때는? 그럴 때는 상황에 따라 아예 전화를 받지 않는다. 전화를 받지 않으면 잠시 뒤 걸려온 전화가 급한 전화였는지 아니었는지 알 수 있게 되는데 그건 바로 문자다. 정말 급한 사람들은 이렇게 문자가 온다.
“저 정말 죄송한데요, 급한 요청건이 있어 전화드렸습니다. 시간 되실 때 전화 부탁드립니다”
그러나, 급한 일이 아니었던 사람은 문자를 남기지 않는다. 그러니 이런 전화는 집에 가는 길에 콜백을 하거나 간단하게 문자를 남겨 놓는 것도 좋다.
“죄송한데 제가 오늘 급한 일이 있어서 전화를 받지 못했습니다. 급한 용무가 아니시면 내일 오전에 전화드리겠습니다,”
업무 전화로 전화를 하는 사람 중에는 정말 다양한 사람이 있다. 직장상사가 될 수도 있고 직장동료가 될 수도 있다. 또는 고객사일 수도 있고 협력업체일 수도 있다. 그리고 항상 내 전화를 잘 받아주는 사람이 있을 테고 또 어떤 사람은 내 전화를 정말 안 받는 사람일 수도 있다. 즉, 전화를 반드시 받아야 하는 사람이 있고 전화를 안 받아도 문제가 안 될만한 사람들이 있다.
예를 들어 A가 있다고 하자. 이 사람은 평소 대면으로 업무 할 때는 아무런 문제가 없지만 항상 전화를 안 받는다. 심지어 콜백도 하지 않는다. 이런 무례한 사람이 만약에 나한테 전화를 했을 때 나는 전화를 받아야 할 의무가 있을까? 심성이 조금 착한 사람이라면 아마 전화를 받을 테지만 나는 이런 사람의 전화번호는 받지 않는다. 심지어 전화번호부에는 이름에 괄호를 열고 이렇게 적어둔다.
“(전화받지 마세요)“
이 사람한테 전화 오면 전화를 의도적으로 받지 말자는나와의 약속이다. 전화번호를 저장해 두면 누군지 몰라받아야 하는 어쩔 수 없는 상황이 생길 수도 있으니 저장해 두는 것이다.
나는 전화받을 때 웬만해서는 블루투스 이어폰을 이용한다. 한 손으로 스마트폰을 들고 받으면 한 손이 묶이게 되기 때문이다. 주로 오른손으로 들기 때문에 한 손으로 할 수 있는 업무는 제한적이다. 하지만, 블루투스 이어폰으로 받게 되면 많은 장점이 있는데 첫 번째로 양손이 자유로워 컴퓨터로 하던 업무를 계속해서 할 수 있다는 것이다. 물론 집중력이 흐트러질 수도 있지만 걸려오는 전화 대부분이 간단한 업무 요청이므로 멀티플레이가 가능하다. 반대로, 중요한 전화 거나 내가 당장 서류를 찾아봐야 하는 일이 있을 경우 한 손으로 전화받는 것보다 이어폰을 끼고 전화를 받았을 때 훨씬 문서를 찾기에 용이하다. 그러니 전화하고 있는 상대방은 이 사람이 상당히 준비가 잘 된 사람이라고 느낄 것이다.
오늘은 내가 여러분들께 공유할 수 있는 전화받을 때 활용할 수 있는 팁을 공유해 봤다. 제발, 무분별하게 걸려오는 전화로부터 안전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