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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릭리 Jun 24. 2022

장맛비. 누군가에는 고통 누군가에게는 기쁨

인생에 정답은 없다

택배 하는 친구에게 카톡이 왔다. 내용은 장맛비가 너무 많이 내려서 택배일을 하기가 힘들다는 것이었다. 내 친구는 날씨에 영향을 많이 받는 일을 하고 있다 보니 장맛비라는 예고된 손님 때문에 곤욕을 치르는 듯했다. 나도 그렇다. 직업이 직업인지라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장맛비가 각 층마다 들이쳐 하루 종일 청소를 해야 했고 많은 직원들이 물을 빼내느라 하루 종일 고생을 했다. 오늘 약 1km 떨어진 고객사 건물에 미팅을 참석했는데 혹시나 돌아오는 길에 비가 올까 봐 우산을 챙겨갔다. 그런데 그 우산을 본 한 고객사가 얘기하더라. '비 와요? 비 안 오면 우산 좀 들고 다니지 마요. 지긋지긋해요.' 고객사도 비가 오면 건물에 물이 가득 차 문제 되는 부분을 해결하러 다녀야 되기 때문에 비 온다는 얘기가 그렇게 싫었다고 한다. 나도 고객에게 물론 공감했다. 


나는 원래 비를 좋아한다. 따닥따닥 소리가 너무 좋고 그냥 듣고만 있어도 마치 내가 비가 된 기분이 든다. 그리고 무언가 세상이 정화되는 느낌이 들어 좋다. 마침 차가 밖에 있어서 굵은 장맛비가 차를 깨끗하게 세차해버리기도 했다. 고압 건보다 장맛비 30분이 더 효과적인 듯했다. 사실 비를 싫어하는 사람도 많지만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우산 장수는 당연히 비를 좋아할 테고, 아마 각 집에 살고 있는 많은 애완견도 집주인이 일찍 들어오니 좋아하려나? 생각해보니 파전에 막걸리 파는 자영업자는 속으로 쾌재를 부르고 있을 것 같다. 


비는 나를 좋아해 달라 싫어해달라 얘기한 적이 없다. 그런데, 어떤 사람들을 비를 좋아하고 어떤 사람들은 비를 싫어한다. 그것도 내가 놓인 상황에 따라 모두 다르다. 그것처럼 비는 가만히 있지만 해석하는 사람마다 가지각색이다. 이걸 보니 '세상에 정답은 없다'라는 말이 다시 한번 가슴에 와닿는다. 주식이 폭락해서 싫어하는 사람도 좋아하는 사람도 있을 것이다. 주식이 폭락하는 게 꼭 나쁜 것만은 아니다. 나한테만 나쁠 뿐. 아마 워렌버핏은 웃고 있겠지? 요즘 주식도 많이 떨어지고 있고, 장맛비도 많이 떨어진다. 장맛비를 보며 든 생각을 브런치에 한 번 풀어봤다. 인생에는 정답이 없다. 정답이 없다는 건 있다. 모두 즐거운 주말 되시기를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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