혼자사는 민정씨는 아직 '무주택자'다. 아니 정확히 말하면 그동안 집을 살 생각을 하지 못했다는 쪽이 더 맞을 것이다. 그중에 상당 부분은 '언젠가 결혼하면 남자쪽에서 집을 해올텐데...'라는 막연한 편견에 자신도 모르게 동조한데 기인한 지도 모른다.
하지만 민정씨는 얼마 지나지 않아 자신의 생각에 큰 오류가 있음을 발견하게 됐다. '내집 마련'은 꼭 결혼한 사람만의 명제가 아니었다는 것을. 혼자 사는 사람에게 안전한 '집'은 더욱더 필요하다는 것을,뒤늦게깨달았다.
그렇게 뛰어들게 된 청약 시장은 너무나 냉혹했다. 모든 조건은 '신혼부부'를 위한 것이었고, 결혼하지 않는 미혼자에 대한 부동산 정책은 전무하다시피했다. 마치 '결혼하지 않은 자는 언감생심 집을 장만할 생각도 말라'고 온몸으로 이야기하는 것 같았다. 정말 우스개소리로 아무나 붙잡고 '계약결혼'이라도 해야되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마저 들었다.
민정씨는 그제서야 자신이 재테크에 너무나 문외한이었다는 생각을 하게됐다. 그동안 일이 재미있기도 했고, 일에서 승부를 보려고 했다. 그리고 남는 시간에는 쇼핑과 여행하느라 바빠서 '재테크'에 대한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이다.
민정씨는 밀물처럼 후회가 밀려들었다. 좀더 저렴한 옷을 찾아 아울렛 투어를 하곤 했던 시간에 부동산 투어를 했더라면 어땠을까. 결혼한 친구들은 일찌감치 집을 마련해 몇억씩 자산을 불려가는데, 몇년만에 수억식 올라가는 집값을 보며 '무주택자'가 되버린 자신이 너무 초라하게 느껴졌다. 결혼한 남동생은 이미 부모님에게 전세 자금을 받아 나갔지만, 민정씨는 결혼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아직 그 돈마저 받지 못했다.
주변에는 민정씨처럼 재테크는 결혼 뒤로 미뤄놓는 여성들이 적지 않다. 미혼때는 자신을 위한다는 명제하에 '나를 위한 소비'를 한다. 그리고 옷, 화장품, 머리, 각종 관리에 들어가는 돈이 좀 많은가. 어떤 때는 요즘 '유행'도 어느정도 가줘야하고, 주말에는 인기있는 맛집이나 여행지도 한번쯤은 가줘야한다.
하지만 조금만 멀리 본다면, 결혼하지 않은 사람일수록 재테크에 더 관심을 가지고 재산 증식에 힘을 써야한다는 것이 보인다. 남들이 둘이 벌때 싱글은 혼자 벌고, 시댁 찬스도 없지 않다. 혼자사는 사람에게 건강만큼 중요한게 바로 돈이다.
비혼주의자가 아니라 어쩌다 싱글이 된 당신. 지금 자신을 지켜줄 것은 자신의 재산뿐임을 생각하고 재테크에 좀더 전투적으로 뛰어들어보자. 언젠가 결혼한다고 해도 자기 자산이 있다는 것은 든든하다. 지금이라도 인터넷 쇼핑에 들이는 시간을 재테크를 공부하는데 들여보는 것은 어떨까. 그것이 언제 만날지 모르는 남편보다 더욱 안전하게 나를 지탱해주는 힘이 될테니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