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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호영 Nov 05. 2019

조지아 여행에서 만난 메스티아 뷰맛집 TOP 5

조지아 음식은 조지아의 또 다른 매력


조지아(Georgia)를 찾는 여행객들이 늘었단다. 스위스만큼 아름다운 자연 풍광이 가장 큰 이유인가 보다. 이미 조지아와 사랑에 빠진 선구자격 여행자들은 조지아를 '리틀 스위스'라 부르는 것을 거부하기도 한다. 조지아는 조지아만의 매력으로 충분하다는 이유 때문이다.


나에게 조지아는 음식으로 기억되는 여행지가 되었다. 어느 여행잡지가 뽑은 '음식이 맛있는 여행지 Top 10' 에는 조지아가 없다. 베트남, 이탈리아, 그리스, 태국, 스페인, 프랑스, 멕시코에 이어 이웃나라 일본까지 리스트에 올라있다. 입 짧은 나로서는 위에 언급한 여행지에서조차 맛집에 이끌린 경험이 없다. 그렇다고 그들의 음식이 맛없다는 말은 당연히 아니다.


조지아에서만큼은 맛집 기행도 마다하지 않는 (내게는 기적 같은) 일을 매일 했었더라는 것이다.



* 포르투갈 여행 후에 쓴 글 <여행지에서 맛집이란>  클릭 클릭 '◡'
* 커버 사진 찍은 조지아 트빌리시(Tbilisi) 편도 곧 업데이트할게요.
* 조지아 화폐는 '라리'이며 표기는 ლ / Gel.로 합니다. (1라리 = 약 400원)







Cafe LAILA, 카페 라일라


전 세계 여행자들이 기증한 지폐가 <Cafe Laila>의 한쪽 벽면을 채우고 있다. 약 2000명이 살고 있는 작은 산골마을을 찾는 사람들이 이렇게나 다양하다는 건 분명 자랑스러운 일일 것이다.


그 때문일까? 다 좋은데 불친절하다는 후기가 적잖이 올라온다. 특히 한국인들의 후기가 그리 좋지 않았다.

‘딴 데 갈까?’ 했지만, 그럼에도 이끌리고 마는 메스티아의 대통령 격 레스토랑이다. 직접 경험해보고 싶은 매력이 넘치는 곳 말이다.

늘 붐비는 카페 라일라


이른 저녁시간부터 손님이 많다. 아무 테이블에 앉았는데 '7'이라고 적힌 종이쪽지가 올려져 있다.

“이 테이블은 7시에 예약이 있어. 그전까지 다 먹을 수 있으면 주문할래?”

뒤늦게 다가온 종업원이 말했다. 저녁시간에는 라이브 공연이 있어 예약이 필수란다.


손님에게 즉각적인 응대를 기대하기 어려운 시스템 때문에 사람들은 불친절하다는 느낌을 받았을 것이다.

내가 경험한 그들은 잘 웃었다. 친절함에 대한 체감도 괜찮았다. 결국 주문한 샐러드는 끝까지 나오지 않았지만.


여행자의 식당 답게 여행자들의 지폐와 낙서로 가득하다. (1,000원짜리 지폐도 보인다.)

· 왼쪽은 조지아 사람들이 즐겨먹는 레모네이드 (Georgian Lemonade : ლ2.5)이다. 미국 사람들이 콜라를 자주 마시는 것처럼 이들은 병 레모네이드를 즐겨 마신다.

· 오른쪽은 조지아 맥주 브랜드 중 하나인 Natakhtari Beer (ლ4)이다. 나는 다른 브랜드를 선호하지만 이 곳에는 한 종류의 맥주만 팔고 있었다. 대부분 와인을 함께 마시기 때문이지 않을까?


왼쪽부터 쿠브다리 - 오자쿠리 - 하차푸리

메스티아가 포함된 지역 즉, 스반(Svan) 지역의 전통음식Kubdari (쿠브다리, Georgian: კუბდარი, Svan: კუბედ, ლ8)를 먼저 주문했다. 조지아 친구가 '메스티아에 가면 쿠브다리는 꼭 먹어보라'라고 신신당부한 것을 기억해냈다.  우쉬굴리 포스팅에서 했던 Khachapuri (하차푸리)는 치즈가 쭉쭉 늘어나는 치즈 피자인 것에 비해, 쿠브다리는 소고기 조각을 가득 담고 있다. 빵 부분은 남길 수밖에 없다.


두 번째 사진인 Ojakhuri (오차쿠리, ლ12) 역시 빼놓을 수 없는 조지아 대표음식 중 하나이다. 돼지고기와 양파 등을 화이트 와인과 함께 숙성시켰다가 감자와 함께 요리한다. 우리나라 돼지갈비찜과 비슷한 느낌? 아쉽게도 카페 라일라에서는 매우 질긴 고기가 나와 실패, 아래 식당에서 다시 시켜보았다.


·Cafe Laila 매일 오전 9시~오전 12시





Cafe BUBA



밤에 보면 Bar느낌이 더 강한 이 곳은 젊은 부부가 함께 운영하고 있었다. 우리가 식사를 하는 도중에 여자가 아이를 데리고 왔고, 곧 남자가 아이를 안고 산책을 떠났다. 여행 중에 발견한 그들의 평범한 일상은 다정했다. 별다른 말 없이 따뜻한 눈빛만으로 하루는 착착 흘러가고 있었다.


코카서스 산맥의 설산을 보며 즐기는 조지아 맥주 Argo와 에스프레소
<Cafe Buba>는 음식이 맛있지만 요리 속도가 느리다는 평이 많다.

카페 라일라에서는 12라리였던 오차쿠리(Ojakuri)가 여기서는 8라리란다. 어제 실패한 것에 비해 월등히 맛있기까지 하다. 바삭하게 익힌 감자와 부드러운 돼지고기가 잘 어우러졌다.

 그릭 샐러드(Cucumber and Tomato Salad with wulnets, ლ6)는 조지아 사람들이 즐겨먹는 샐러드 중 하나이다. 조지안 샐러드(Georgian Salad)와 다른 점은 숨 죽은 상추 이파리가 많이 들어간다는 것.


·Cafe BUBA 매일 오전 11시~오후 11시





Cafe Lanchvali


작은 간판을 가진 Lanchvali 앞에서 한 컷 / Svaneti 기념품 노트를 번쩍 들고 한 컷


메스티아 마을 중심 광장 Seti에서 조금 떨어진 이 곳은 하늘과는 더 가까운 곳에 있다. 가파른 경사에서 찾은 뷰 맛집이라 두 배는 더 맛있게 느껴졌는지도 모르겠다. 트립어드바이저 평점 5점을 만족시키는 <Cafe Lanchvali , 카페 란치 발리>에서는 무얼 먹으면 좋을까.


레모네이드를 따르는 소리가 청량하다!



조지아식 샐러드(ლ6)는 다름 아닌 토마토와 오이와 약간의 소스만으로 맛을 낸 간단한 음식이다. 조지아의 어느 식당에서나 맛있게 먹을 수 있는 기본 메뉴이지만 특별히 맛있는 곳 역시 따로 있다.

오른쪽 음식은  Shkmeruli(시크메룰리, ლ15)라 불리는 닭요리이다. 우리나라로 치면 갈릭 크림소스 치킨 정도? 조지아에서는 다양한 요리법의 치킨요리를 적잖이 맛볼 수 있다. '치킨'이니까 그럭저럭 다 맛있을 수밖에!


야외 테이블에서 식사를 했더니 아기 고양이 한 마리가 다가와서 계속 야옹하고 울었다. 조지아에서는 길에 사는 개와 고양이가 많아 이렇게 여행객들 발 밑에 자리 잡고 떠나지 않는 경우가 많다. 밥을 한 번 나눠주기 시작하면 절대 떠나지 않고 무릎에 올라와 앉을 기세다. 밥을 주지 않으면 끈질기게 야옹야옹한다.

사람과 비슷한가? 치킨 조각을 조금 나누어 주었다가 야옹이 배가 아플까봐 그만두었다. 밥 먹는 내내 야옹이 울음 소리와 함께였다.


· Cafe Lanchvali 매일 오전 10시~오후 10시






The Old House Cafe


(영상 꼭 보세요!)


우연히 찾은 마법 동굴 같은 곳이었다. 위에서 소개한 <Cafe Lanchvali>로 올라가는 길에서 이미 발견했지만 문이 굳게 닫혀 있었다. 다시 내려오는 길에는 고개를 숙여야 들어갈 수 있는 높이의 철문이 반쯤 열려 있더라. 빛이 새어 들어가고 있었다. '어떤 곳일까...' 생각만 하고 그냥 지나쳤다가 이내 되돌아왔다.


되돌아오길 너무 잘했다. 보석처럼 발견한 <The Old House Cafe>는 아름다운 뷰 맛집일 뿐 아니라, 조지아 와인 맛집이기도 했다. 젊은 여직원은 책을 읽고 있었다. 도도하고 착한 매력을 동시에 풍겼다. 그녀가 음악을 선곡했을까? 자유롭게 방치되어 있는 낡고 커다란 다락방 같은 이 공간에 그녀의 음악이 스며들자 마침내 모든 것이 완벽해졌다.


와인

· The Old House Cafe는 게스트하우스와 식당과 와인바를 함께 운영하고 있는 듯하다. Cafe만 이용했을 때, 만족감이 높다는 후기가 많다. 운영하던 페이스북 페이지는 일시정지 상태이다.

· 홈메이드 조지아 전통 와인 ლ5

· 조지아 전통 차 ლ3.5





Cafe ERTIKAVA
저 멀리 푸른 산, 푸른 나무가 손짓하는 듯하다.


선선한 바람이 불면 종소리가 날 것만 같다. 종이컵끼리 부딪히는 둔탁한 소리가 아니냐 할 사람은 아무도 없다. 타박타박 걷는 걸음소리마저 사랑하고야 마는 여행자에게는 유치함도 사랑스러워지기 마련이니까.


<Cafe ERTIKAVA>가 특별한 이유는 맛. 있. 는. 커피에 있다. 조지아에서는 맛있는 커피를 찾기가 힘든 편이다. 터키 옆 나라라 그런지 커피 가루 가득 남는 터키식 커피가 난무한다. 그 조지아 커피가 이 조지아 커피가 아니었던 것이다. 우리나라에서 맛보는 흔한 카페라테는 보기 힘들었지만 이곳에서는 그리움 한 조각이 충족된다.


따뜻한 카페라떼와 바닐라 라떼 / 바리스타와 한 컷


커피 러버(Coffee Lover)가 아닌 나 같은 사람도 오랜 시간 맛있는 커피를 마시지 못하면 그리움이 짙어지더라. 다른 카페에 비해 확연히 높은 가격이었지만 그게 보통 우리가 마시곤 하던 커피 가격이었다. 메스티아 Seti 광장에서 가까운 이 곳은 장기 여행자들에게도 인기 코스. 여행 중 호사를 누려보고 싶은 날 들러보길 추천한다.


· Cafe ERTIKAVA 매일 오전 8시~오후 9시







밥을 먹을 때 그 사람과 함께여서 맛이 두 배가 되는 사람이면 좋겠다. 별 음식도 아닌데 그 사람하고 함께 먹으면 맛있는, 그런 사람이 옆에 있으면 좋겠다. 슬픔을 아는 사람이면 좋겠다. 슬픔을 알더라도 드러나지는 않지만, 또 어딘가에는 슬쩍이라도 칠칠맞지 못하게 슬픔을 묻힌 사람이면 좋겠다.

#혼자가혼자에게 #이병률

**

조지아 여행기 매거진에 다 담지 못한 여행기는 다음 온라인 서점에서 책으로 만나보세요 :-)

예스24 : 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

알라딘 : 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

교보문고 : 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

인터파크 : 대체 조지아에 뭐가 있는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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