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치조 미사키 작가의 '오늘 밤, 세계에서 이 사랑이 사라진다 해도'는 가볍게 읽을 수 있지만, 읽고 난 후의 마음은 결코 가볍지 않은 소설이라고 할 수 있겠다.
사랑의 가장 비극적인 결말은 무엇일까. 나는 갇혀있는 사랑이 가장 슬프다고 생각한다. 사랑이 계속되거나 어떤 결실을 맺지 못하고 자신의 의지와는 상관없이 이별을 맞이하여 그저 기억 속에만 존재하게 되는, 그래서 더더욱 찬란하고 아름답게 기억되는, 점차 희미해져 가는 사랑 말이다.
마오리의 흐릿한 기억 속에 유한하게 존재할 그때 그 시절의 도루처럼.
부디 시간이 빠르게 흘러가지 않길 기도했다. 언젠가 이 세상에서 도루가, 그리고 도루의 사랑이 영원히 사라지게 된다는 것이 두려웠다.
사랑의 잔향은 생각보다 짙고 강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그리고 아무리 짙은 향이라 해도, 시간이 지나면 점점 옅어진다는 것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