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 배신 배반은 하지 말자
맞아서 아픈 한 방이 있고, 맞아서 득이 되는 한 방도 있다. 당신의 결정적인 한 방은 통증만 남겼을까? 삶을 다음 스텝으로 이끌어 준 결정타 됐을까? 모든 펀치가 결정타는 아니기에, 결정타를 맞은 순간은 특별하다. 나는 그 한방을 우연을 가장한 운명의 친절이라 부르고 싶다. 운명의 친절.
Q. 당신의 삶에 가장 큰 영향을 준 한 문장(한 마디)은 무엇인가요?
‘그럴 수 있어?’ 하는 일이 나에게 일어났다. 그 일은 한 사람의 인터뷰 기사가 다른 한 사람의 인생을 바꾸는 우연한 순간을 가리킨다. 내 삶이 갑자기 백 퍼센트 바뀐 건 아니고, 기사를 읽고 어떤 태도로 살아야 할지 즉, 삶의 태도를 깨닫게 된 일이다. 이런 걸 인생을 바꾸는 좋은 계기라고 하나 보다.
그 위대한 순간을 선물한 기사는 누구를 인터뷰한 것일까? 바로 김연아 선수이다! 김연아 선수는 우리나라를 비롯한 전 세계에서 사랑을 받고 있다. 그러기에, 충분한 아름다움을 내적 외적으로 갖춘 사람이고, 나도 물론 김연아 선수를 좋아하는 사람 중 하나다. 그런데 좋아한다고 해서 인터뷰 기사를 읽은 후 삶의 태도를 바꿀 수 있을까? 그런 일은 흔하지 않다. 그래서 그날 읽은 기사를 ‘내 인생을 바꾼 한 문장’이라고 할만하다. 도대체 그 문장이 뭐였을까?
그건 다름 아닌 ‘아파도 해야 하니까요.’ 였다. 김연아 선수가 트리플 악셀을 연습할 때, 자주 실패하고 다쳐서 감정적, 육체적으로 상처가 컸다고 한다. 그래서 피하고 싶을 때도 많았지만 그럴 때마다 ‘그냥 하자’가 그녀를 이끌었고 ‘그냥 하자. 아파도 해야 하니까.’란 말은 그녀가 위대한 삶을 살 수 있게 해 준 탁월한 태도의 압축이다. 한 사람의 삶을 위대하다고 할 수 있는 것은 그녀는 정신과 육체 모든 면에서 꿈을 향한 도전을 실천해 왔기 때문이다. 꿈을 이루기 위해 무료하고 고통스럽기까지 한 훈련을 반복했고, 훈련과 시합은 성공과 실패의 반복이었으니 얼마나 힘들었을까. 반면에 나는 감정적, 육체적으로 힘들 때 마다 '오늘은 컨디션이 안 좋아.' 또는 '오늘은 그럴 기분 아니야.'라고 핑계 대며 미처 해내지 못 한 일이 많았었다. 그 기사를 읽을 당시는 유독 무기력했다. 아무리 삶을 위해 좋은 행동을 해보려 해도 무기력함을 떨칠 수가 없는 시기였다. 물에 젖은 솜처럼 무기력했다. 안에서는 문을 두드리며 ‘나도 잘살고 싶어.’라고 외치는데 내가 그 문을 열 힘이 없었다. 업무에 지쳐서 집에 오면 쉬는 것밖엔 할 수가 없고, 업무도 겨우 해낼 뿐이었다. 그런데 미용실에 파마하러 간 날 여성잡지 책에 실린 김연아 선수의 인터뷰 기사를 읽고 머리를 한 대 맞은 것 같았다. 쎄게! 무기력하다는 말은 핑계도 아닌 인생에 대한 배신 배반이었다. 무기력하면 영양제를 먹어서라도 삶을 위해 더 노력했어야 했다. 그녀가 매일 피겨스케이트를 타듯 나도 내 인생의 빙상 위에 있는데, 나는 훌륭한 경기를 위해 아니, 공연을 위해 무엇을 준비했나? 하고 싶은 일, 살고 싶은 삶을 위해서 나는 무엇을 했나? 한 것보다 안 한 게 더 많았다. 하지 않으면 좋았을 것들은 오히려 더 많이 했다. 그날 나는 나 자신에게 사과했다. ‘미안해, 너를 위해 한 일이 없어. 해야 할 게 100가지였다면 난 기본적인 것만 겨우 했어. 이제 매일 공연 준비를 위한 유일한 연습이라고 생각하고 정성을 다해 살아갈게.’
지금 그 다짐을 잘 지키고 있을까? 40대 60이다. 아직도 연습을 흐지부지하곤 하지만 그날 이후 나는 분명 달라졌다. 게을러질 때마다 자주 김연아 선수의 삶을 되새긴다. 온몸이 울어대는 통증을 이겨내고 오늘의 연습에 충실했던 그녀를 존경한다. 오늘도 나는 나에게 주문을 건다. ‘그냥 하자. 아파도 해야 하니까.' 감정에 양보하기엔 내 삶은 너무 소중하다. 자, 일어나서 읽고 쓰고 걷고 사랑하는 하루를 살자.’ 점점 승률이 50% 80%로 상승하다가 100%가 되어 살고 싶은 삶을 살아갈 것이다.
사진 © Farmgirlmiriam, 출처 Pixabay