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단짠 Mar 20. 2021

사랑은 사람을 눈부시게 만들었다

무얼 해도 좋은 너랑 사이. 사랑하는 사이.

Monday


"거기 가고 싶어."

"그래? 그럼 가자."


너의 마음이 내 마음이 되는 사이가 좋다.


우리 마음이 삶의 무게를 줄여 줄 순 없지만,

숨 쉴 수 있는 창문이 되어 주고

마른 나날에 수분이 되어 주니

우리 이대로 두 손 꼭 잡고 가고 싶은 곳으로 가자.


날마다 소풍 가듯이

같이 가자.



Tuesday


골라 담을 수 있는 건 뭐지?

내가 좋아하거나

내게 필요한 것들을 골라 담아 온 게

장바구니뿐이라면 소름 돋잖아.

시간 마트에 왔다면 어떤 날을 담고 싶어?

인생 마트에 왔다면 무엇으로 장바구니를 채울 거야?

골라 담을 수 있다면

담지 않을 수 있다면


상자 하나 줄게 여기엔 네가 좋아하는 것만

골라 담는 거야. 오늘은 그래도 돼.

너의 날들이 그래도 되는 날이길.

Wednesday


사랑을 시작하게 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사랑이 지나가버리는 이유도 알 수 없다.

다만 찬란했으면 된 것이다.





사랑할 수 있는 날마다 찬란하다.

살아있는 날마다 사랑할 수 있다면 찬란하다



Thursday


단짠 해.


그게 사는 거지.

빛나서 흐르고

어두워서 밝아지고

넘쳐서 줄이고

모자라서 채우는 거.


*단짠 : 달달하고 짠하다.

달달하다(달다의 방언), 짠하다(가엾다의 전라도 사투리)



Friday


사람이

사랑이 되어가면

눈부시게 빛나더라.



Saturday


뒤돌아보지 않아도

뒤 그림자가 날 집어삼키던 그날.

비로소 알게 되었다.

놓치고 지나온 것들과

쥐어선 안 되는 것들이

뒤엉켜 괴물이 되어버렸다는 걸.


그러나 괜찮다.

안엔 아직 살아 숨 쉬는 그것이 있으니까.

그건 말이야...


살아온 결이 만들어 낸 인생과

마주하기 위해

어두울 땐 먼저, 불을 밝히고 그것을 찾아간다.


이전 05화 나한테 너무 매운 너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