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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은 사람을 눈부시게 만들었다

무얼 해도 좋은 너랑 사이. 사랑하는 사이.

by 단짠

Monday


"거기 가고 싶어."

"그래? 그럼 가자."


너의 마음이 내 마음이 되는 사이가 좋다.


우리 마음이 삶의 무게를 줄여 줄 순 없지만,

숨 쉴 수 있는 창문이 되어 주고

마른 나날에 수분이 되어 주니

우리 이대로 두 손 꼭 잡고 가고 싶은 곳으로 가자.


날마다 소풍 가듯이

같이 가자.



Tuesday


골라 담을 수 있는 건 뭐지?

내가 좋아하거나

내게 필요한 것들을 골라 담아 온 게

장바구니뿐이라면 소름 돋잖아.

시간 마트에 왔다면 어떤 날을 담고 싶어?

인생 마트에 왔다면 무엇으로 장바구니를 채울 거야?

골라 담을 수 있다면

담지 않을 수 있다면


상자 하나 줄게 여기엔 네가 좋아하는 것만

골라 담는 거야. 오늘은 그래도 돼.

너의 날들이 그래도 되는 날이길.

Wednesday


사랑을 시작하게 되는 이유를 알 수가 없다.

사랑이 지나가버리는 이유도 알 수 없다.

다만 찬란했으면 된 것이다.





사랑할 수 있는 날마다 찬란하다.

살아있는 날마다 사랑할 수 있다면 찬란하다



Thursday


단짠 해.


그게 사는 거지.

빛나서 흐르고

어두워서 밝아지고

넘쳐서 줄이고

모자라서 채우는 거.


*단짠 : 달달하고 짠하다.

달달하다(달다의 방언), 짠하다(가엾다의 전라도 사투리)



Friday


사람이

사랑이 되어가면

눈부시게 빛나더라.



Saturday


뒤돌아보지 않아도

뒤 그림자가 날 집어삼키던 그날.

비로소 알게 되었다.

놓치고 지나온 것들과

쥐어선 안 되는 것들이

뒤엉켜 괴물이 되어버렸다는 걸.


그러나 괜찮다.

안엔 아직 살아 숨 쉬는 그것이 있으니까.

그건 말이야...


살아온 결이 만들어 낸 인생과

마주하기 위해

어두울 땐 먼저, 불을 밝히고 그것을 찾아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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