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과장님 지금 하고 있는 일이 물 경력이 되는 거 같아요..."
어느 날 부하 직원이 물어 왔다.
“ 과장님 지금 제가 하고 있는 일이 나중에 저를 계속 더 높은 연봉에 더 좋은 곳으로 가지 못할 거 같아요.”
이 직원은 고민이 참 많았다. 무슨 일을 하고 실수가 있어서 부품 하나를 새로 만들면 엄청 자책을 하고 하루 종일 어쩔 줄 몰라한다. 나는 이것이 나쁘다고는 생각하지 않는다. 그만큼 책임감이 크다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 직원은 뭘 하나를 하더라도 물어본다. 무작정 물어보는 것이 아니고 이런저런 생각을 가지고 설계를 해온다. 그럼 나는 그것에 대해서 다른 방법이 어떤 것이 있으며, 이 방법으로 했을 경우 더 좋은 점 나쁜 점을 설명을 해주었다. 그러면 꼼꼼히 적어서 다시 한번 검토를 한다. 판금 기구 설계에서 부품은 그렇게 많이 들어가지 않는다. 한 제품에 많아야 수백 가지이다. 하지만 볼트는 수천 개가 된다. 많은 제품을 붙여야 하기 때문이다. 그 볼트 하나 안 맞아서 끙끙 앓고 있는 모습이란.. 예전의 나를 보는 것 같았다.
“ 김 사원 왜 그런 생각을 가지고 있어? 열심히 하고 있고 잘하고 있는데? “
솔직히 무슨 생각을 가지고 그런 말을 했는지는 조금은 알 것 같았다. 나도 그 시기에 내가 이렇게 일하려고 비싼 등록금을 내고 대학을 나왔나? 이거 가지고 5~6년 뒤 더 나은 직장으로 갈 수 있나? 많은 고민을 했었던 적이 있다.
“ 과장님은 지금 오래 해오셨는데 다른 직장으로 더 높은 연봉에 더 나은 조건으로 갈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저는 지금 이 일이 물 경력이 될 것 같아서 고민이에요..”
무슨 말을 어떻게 해줘야 할까?
회사에서 기구설계 팀이라고 해서 기구 설계만 잘하면 될까? 다른 부서와 어떻게 협업을 하는지 협업을 할 때 어떤 식으로 이끌어 가야 할지.. 등등.. 회사 생활에 필요한 것들을 배웠으면 하는데 오로지 기구 설계에 한정으로 생각을 하고 있는 것 같았다.
“ 김 사원.. 나도 그런 생각을 안 해 본 것은 아니야 그래도 아직 하고 있고.. 앞으로 설계를 안 하더라도 회사에서 어떻게 생활을 해야 하는지 사람을 대할 때 어떻게 해야 할지 그런 것을 배우는 게 좋을 것 같아 내가 예전에 말했듯이 설계는 거기서 거기야 다른 설계를 하다가 와도 기본 적인 지식만 있다면 가서 할 수 있어 조금은 고생은 하겠지만 못할 건 없어 하지만 회사 생활은 계속 알아 가야 다른 곳에 가서도 처신을 잘할 수 있지 않을까? 나만 봐도 다른 곳에서 조금 다른 설계를 하다가 여기에 중간 관리 자로 왔지? 하지만 설계하는 것보다 검토해주고 다른 방법이 있는지 확인을 해주고 있지 물론 지식이 없다면 검토를 못해 주겠지만 나는 그래도 공부도 따로 하고 있고 경험이라는 게 있어 이건 너도 앞으로 설계를 계속한다면 최소한으로 나처럼은 해야 할 것이라고 생각해.. 그러니 직무로써는 물 경력이라고 할지라도 3년 5년 지나면 너도 나만큼은 무조건 알 거야 나도 하나라도 더 가르쳐 두도록 노력할게 “
어느 회사를 가던 그 일은 물 경력이 될 것이다. 물론 자기가 노력을 하지 않는다면 말이다. 하지만 김 사원은 노력을 한다. 노력을 하는데 몰랐던 부분을 바로 알기란 쉽지 않다. 그래서 많이 안쓰러웠다. 대기업처럼 중소기업도 교육제도와 일단 팔고 보자의 영업방식을 조금 바꿨다면 사회 초년생들에게 이런 상담을 받게 되었을까? 하는 생각을 해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