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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제베 Apr 19. 2020

비의 풍경을 담은 그림 그리고  노래

카유보트의 그림에서는 따스함이 인다.

雨요일.

바람 부는 저녁에는 길을 나서지 않는다고 했던가. 비가 내리는 휴일에도 집을 나서고 싶지 않다. 그러나 이내 발길은 어느새 우산을 들어 비에 젖은 길섶에 서있다. 동그라미 파문이 그려지는 수면 위를 한참이나 바라보고 있다. 마음의 고요가 찾아든다.


손끝에 찬바람이 인다. 온기를 찾아 들어 선 카페에는 따스한 커피 향이 가득하다. 창가는 비의 낭만을 즐기는 로맨티스트들이 차지하고 있다. 커피를 받아 들고 구석진 자리에 앉아 비 오는 풍경을 그린 카유보트의 그림들을 검색한다. 빗방울의 파문을 잘 표현한 <비>를 감상한다.


카유보트의 (좌) 비  (우) 파리의 거리, 비오는 날

 

카유보트는 마음이 따뜻한 화가였다. 금수저였던 카유보트는 예술인의 노블레스 오블리주라고 일컫는다. 부유했던 가정에서 태어난 그는 부드러운 마음씨를 지녔다. 동료 화가들의 그림을 자주 사들임으로써 가난한 예술인들을 간접으로 후원 했다.


한때 모네가 극심한 경제난을 겪으며 카미유와 함께 셋방살이에서 쫓겨났다. 이 소식을 접한 카유보트는 모네 가족을 생 라자르 근방으로 이사 시켜주기도 했다. 고마움을 간직한 모네는 카유보트에게 선물하기 위한 그림을 그리기 시작했는데 유명한 생 라자르 역을 그린 연작의 탄생이었다.


비가 내리는 날에는 주로 카유보트의 그림이 생각나고, 소월의 詩 ‘ 왕십리’가 읊조려지지만, 언제부터인가 비가 내리면 자주 듣게 되는 노래가 있다. BZN의 노래 Drowing in the rain 이다. 직역하면 '비에 젖어' 가 되겠지만 좀 더 멋진 표현을 찾고 있다.


https://www.youtube.com/watch?v=4VLismaqw9Q&app=desktop



유튜브에서 찾은 Drowing in the rain에는 매디슨 카운티의 다리가 배경으로 나온다. 사랑의 도피를 위한 빗속의 장면은 이 영화의 압권일 정도로 숨 막히는 순간이다. 비에 젖은 킨케이드의 애틋한 기다림과 자동차 문을 잡고 갈등하는 프란체스카의 망설임. 욕망과 도덕이 부딪히는 이성과 감정의 현실을 느끼게 해 준 장면이었다.


'딱 그만큼의 감정' 을 지닌 채 현실로 돌아서는 킨케이트의 쓸쓸함. 프란체스카의 한 마디가 여운을 남겼다.   

'흰 나방들이 날갯짓할 때

식사하러 오세요~‘


아제베의 일상에세이는

[딜레탕트 오디세이]에서 계속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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