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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제베 Jul 25. 2020

페트라르카의 탄식

주말 밤 자정의 길목에서

生은 유한하고 시간은 기다려주지 않는다는 르네상스의 詩人이자 인문학자인 페트라르카의 탄식이 생각나는 밤이다. 페트라르카도 아닌 내가 정체를 알 수 없는 탄식에 빠지고 마음은 일탈을 유혹한다.  


유한한 삶이라는 아쉬움 속에서도 “읽고 쓰는 즐거움”에 행복해했던 페트라르카. 고독한 귀양살이에도 학문의 즐거움과 여름이면 탁족의 즐거움을 만끽했던 정약용. 날이 갈수록 그게 무슨 재미와 기쁨인지 알 것도 같다. 내 친구도 최근 학창 시절엔 그토록 힘들었다던 ‘학문의 즐거움’을 전해왔다. 


굴원과 사마천도 생각나는 날이다. 자신은 틀리지 않았지만 세상이 그르다며 죽음을 택한 굴원. 치욕스러운 궁형을 받았지만 심기일전하여 위대한 역사서를 발간한 사마천. 세상은 그들을 힘들게 했어도 자신의 믿음으로 중심을 잃지 않고 살다 간 인물이다. 어디 굴원과 사마천뿐이겠는가. 


충성과 의리로 인덕은 쌓고 살았지만 굶어서 죽은 백이와 숙제. 착하고 바른 행실로 학문을 좋아했지만 요절한 공자의 애제자 안연도 생각나는 날이다. 이들은 세상과의 타협을 뿌리치고 무모하리만치 융통성 없이 살다 간 인물이다. 


어떻게 살아야 할까. 

이왕이면 사랑의 마음도 간직했으면 좋겠다. 베아트리아체와 두 번의 만남을 평생 아름다운 사랑으로 여겼던 단테처럼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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