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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아제베 Jan 23. 2024

기행수필가의 꿈이 다가온다

독서를 좋아하고 글쓰기를 좋아하는 사람의 로망은 무엇일까. 나의 경우는 은퇴 후 작은 책방을 가지는 것이었다. 책방을 운영하기 위해서는 가게가 필요한데, 임대료를 걱정하지 않는 나의 가게에 책방을 갖고 싶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가게를 장만할 정도까지 경제 활동을 해야만 했다. 결국 일상의 경제적 자유 기반은 어느 정도 갖췄지만, 가게는 장만하지 못했다. 작은 책방의 꿈은 백지화되었다.     


차선으로 생각했던 게 해외여행을 다니며 기행수필을 쓰는 것이었다. 그러기 위해서는 외국어 능력이 필요했다. 코로나가 시작되던 해부터 오늘까지 유튜브를 통해 영어회화 공부를 시작했다. 그 결과 학창 시절 영포자였던 나는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지고 있다. 외국인을 만나면 비록 더듬기는 하겠지만 시선을 피하지 않을 것이다. 아직 회화라고 하기엔 다소 민망한 왕초보 회화 수준이지만, 영어에 대한 두려움이 사라졌다는 게 나로서는 크나큰 위안이고 소득이다.     



이제 팬데믹에서 엔데믹으로 바뀌고 해외여행이 어느 정도 자유로워졌다. 직접 영어권에 나가 왕초보 회화가 어느 정도 통하는지 시험해 보고픈 마음이 간절하다. 하지만 노모를 케어해야 하는 나로서는 당분간 동네를 떠날 수 없다. 하지만 언젠가는 기행수필을 위해 떠날 날을 기약하며 오늘도 왕초보 여행영어 탈피를 위해 애를 쓰는 중이다. 그러나 2024년이 되고서 영어공부가 시들해졌다. 휴대폰에 AI 실시간 회화 기능이 탑재되었기 때문이다.     


휴대폰에 AI 실시간 회화의 기능이 기존의 영어 회화의 영역을 대체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하지만 통역이나 번역이 아닌, 비즈니스 영어가 아닌, 일상 여행 회화 정도는 어느 정도 해소되지 않을까 싶다. 시연된 홍보영상은 다소 과장이 있을 수 있겠지만, 나의 왕초보 회화 수준을 충분히 대체할 수 있겠다는 생각이다.      


팬데믹 기간에 공부했던 왕초보 회화와 휴대폰의 AI 실시간 회화 가능과 함께라면, 해외여행에 걸림돌이었던 회화의 울렁증 걱정은 안 해도 될 전망이다. 작은 책방의 꿈은 멀어졌지만 기행수필의 꿈은 한결 더 가까워진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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