좁은 우리
회사라는 곳에는 1평도 채 되지 않는 책상과 의자를 개인 공간으로 가진 사람들이 수없이 다닥다닥 붙어 있다. 그마저 오픈되어 있어 프라이버시라곤 존재하지 않는다. 또, 성과라는 제도로 경쟁을 부추겨 서로를 견제하게 만든다.
가족에 준하는 시간을 매일 보는 사람들이라 잘 지내야 하기에 서로 적당한 가면을 쓰고 사회생활을 한다. "우린 대학교처럼 분위기가 좋아요"하는 부서도 어느 순간 트러블이 생겨있더라. 누군가 없으면 그 사람 말이 나오기에, 내가 없으면 내 말이 나올 것이라는 것을 당연히 알면서도 그렇게 험담을 자연스럽게 한다.
회사라는 공간과 구조상 어쩔 수 없는 현상 같다. 개중에 진짜로 잘 맞아서 마음을 터놓을 수 있는 사람이 있다면 그는 사막에 오아시스 같은 귀한 존재이니라.
대한민국은 인구밀도가 높다. 어딜 가든 사람들로 북적인다. 특히나 출퇴근길 버스, 지하철, 도로의 혼잡은 가히 셀프 학대 수준이다. 평일의 힘든 삶을 보상받고자 주말에 나들이를 나가도 마찬가지다. 어딜 가던 사람들로 북적인다. 예약을 먼저 하지 않으면 자리가 없어서 그마저도 못한다.
"사람들이 사촌이 땅을 사면 배가 아프다", "남의 떡이 더 커 보인다"라는 속담이 괜히 생긴 게 아니다. 가뜩이나 좁은 땅덩어리인데 또, 대도시에 한정돼서 사람들이 몰려 있으니 서로 비교하고 견제하느라 인류애가 박살 날 수밖에 없는 구조인 것이다.
한정된 공간에서 내가 편하게 앉으면 남들이 불편하게 서있어야 한다. 반대로 남들이 편하면, 내가 불편하다. 내가 볕이 잘 드는 집을 가지면, 누군가 반대편 응달 집에서 산다. 자신보다 남을 위하는 사람이 몇이나 되겠는가.
공기도 밀도가 높아지면 입자 간 충돌이 많이 발생한다. 우리 사람도 마찬가지다. 인구밀도가 높아지면, 충돌이 발생할 확률이 높아지고, 그 충돌로 인해 열이 발생한다. 대한민국은 지금 뜨거운 여름인 것이다. 아무리 성품 좋은 사람도 한여름에 사람들로 둘러 쌓인 좁디좁은 공간에서 시비가 붙는다면 응당 싸울 것이다.
폭발직전의 대한민국에서 살아가기는 보통 일이 아니다. 긴 세월 살아오신 부모님들이 대단하게 느껴진다. "강하기 때문에 살아남은 것이 아니라, 살아남은 자가 강한 자다"라는 말이 떠오른다.
글이 길어져서 잠시 논점이 흐려졌다.
정리하자면 대한민국은 인구밀도가 높아 살기가 매우 팍팍하다.
이 문제를 어떻게 해결할 수 있을까?
서울 집중화를 없애면 좀 나을까,
산하제한을 하면, 또 고령화세화가 될 것이고,
아니면 내가 인적 드문 산으로 떠나면 될까.
정답은 모르겠지만,
현재로선 살기 위해 회사는 가야 하니, 그 이외에 시간은 최대한 사람 많은 곳은 피해서 다닌다.
회사에 출근하지 않는 직업을 선택했어야 했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그래도 험한 세상에 따박따박 월급 나오는 회사라도 다니고 있어서 참 다행히 다며,
오늘도 애울음소리가 들리는 북적이는 주말 카페에서,
정신승리를 해본다.
행복하자 대한민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