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생에는 연습이 필요하다

되도록이면 빨리

by CMOONS

인생을 실전이다.

연습이 없다는 말이다.

하지만 방향을 잡고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연습이 꼭 필요했다. 실전인 삶에서 '연습의 시간'을 억지로라도 만들어 나아갈 방향을 찾아야만 했다.

나는 이 같은 사실을 잘 몰랐고, 연습 없이 무언갈 잘 해낼 수 있을 것이란 착각 속에 살았다. 그 결과 내 삶의 반경을 '확장'하지 못했고, '삶의 방향성'을 오랫동안 정하지 못했다.

그 결과, 다른 사람들의 시선, 자존심 때문에 호기심에 있었음에도 시도하지 않았고, 하더라도 소극적으로 행동하다 그만두곤 했다.

기억나는 것 중 첫 번째는 '옷'이다. 대학교에 입학하니 이전과 달리 교복이 아닌 옷을 사서 입어야 했다. 그런데 도무지 뭘 사야 할지 몰라 곤혹스러웠다. 애초에 패션 센스도 없었지만 제대로 사봤던 경험이 없었기 때문이다. 잘 입고 다니는 친구들을 보니 멋져 보였다. 나도 그렇게 입고 싶었다. 그런 마음이었으면 그 친구들에게 도움을 청하거나 옷 가게를 돌아다니며 이런저런 옷을 사봤으면 됐을 텐데 이상한 자존심이 힘을 쓰기 시작했다. '난 원래 이런 거 신경 안 써, 저런 쓸모없는 것보단 더 중요한 것에 신경을 쓸 거야.'라며 본심과는 다른 행동이 이어졌다. 그 결과 나의 패션 센스는 아주 오랫동안 제자리걸음을 해야 했다.

두 번째는 직업 선택이었다. 대학교 3학년이 됐을 무렵, 너무 빠르게 공무원을 준비하는 친구들이나 선배들 따라 취업을 준비하는 주변인들을 보며 '아니 대학까지 와서 왜 저렇게 수동적인 행동을 하는 거야?'라는 생각을 했다. 자신이 좋아하는 것에 대한 고민 없이 남들 가는 대로 따라간다는 생각에 ' 저러다 후회하지...'라며 혀를 찼다.

그러는 나는 뭘 했냐고? 정작 아무것도 하지 않았다. 당시 나는 완벽하게 잘 익은 감이 내 입에 알아서 떨어질 것이란 이상한 생각에 사로잡혀 있었다. 그렇게 시간이 흘렀다. 자신이 원하는 것은 잘 몰랐지만 이것저것 시도했던 친구들은 적어도 직장을 얻었다. 몇몇은 자신이 준비하던 길이 자신이 원하는 방향이 아니라는 판단했다. 하지만 그 판단의 시기가 빨랐기에 여유 있게 항로를 바꿀 수 있었다. 이전의 경험을 통해 더 넓어진 시야는 덤이었다.

감 떨어지길 기다리며 아무것도 하지 않았던 나는 어땠냐고? 앞의 친구들이 긴 시간 동안 경험했던 것들을 압축해서 받아내느라 혼이 났다. 미약한 경험치 탓에 잘못된 선택을 많이도 했다. 하지만 앞의 친구들과 달리 판단의 시기가 늦었기에 항로를 바꿀 수 있는 여유 따윈 없었다. 직장을 가지고 살아가는 지금 선택의 여유는 갈수록 줄어만 간다.

이렇듯 실전인 인생을 잘 살아가기 위해서는 '연습'이 필요하다. 자신의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 넣어 얻은 경험을 토대로 자신이 어떤 인간인지를 입체적으로 인식할 수 있다. 그것을 토대로 방향을 설정하고 행동하고 피드백함으로써 비로소 '나다운 삶'을 살아갈 수 있는 것이다.

안타깝게도 나는 그 이치를 알지 못했고 꽤나 긴 시간 동안 제자리걸음 했다. 빠르고 편하게 갈 수 있는 지름길만 찾다가 오히려 뒤처져버린 것이다.

이런 뼈아픈 교훈 때문일까? 관심분야나 원하는 것이 생겼을 때 일단 거기에 시간과 에너지를 쏟아본다. '똥인지 된장인지 찍어 먹어봐야 아냐?'라고 뭐라 하는 사람이 있다. 그럴 때면 똥맛을 봐야 내게 맞는 것인지 아닌지 느낄 수 있는 사람이라 어쩔 수 없다고 답하곤 한다.

주말인 오늘, 엄마, 와이프와 함께 옷 가게를 돌며 이런저런 옷을 입어본다. 아직도 패션 감각은 젬병인 나지만, 오래전 이상한 오기를 부리던 나와 옷 가게 이곳저곳을 돌며 경험치를 쌓아온 나는 엄연히 다른 레벨의 사람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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