앞으로는 조금 더 현명하게 살아가길
너무 많은 목표는 인간을 지치게 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연말과 새해의 공기는 우리의 마음을 부풀게 만들어 자꾸만 한 해 목표를 뚱뚱하게 만들어버리곤 한다.
하지만 내 나이 35. 지난 34년간의 지난한 삶을 통해 그런 막연한 목표가 연말의 나를 얼마나 비참하게 만드는지 정도는 깨닫게 되었다. 들떠있는 세상의 분위기에 잠깐 취했다가 이내 정신을 가다듬고 폐에 가득 찬 공기를 빼냈다. 그리고 침착하게 '23년의 목표를 적어가기 시작했다.
<23년 목표>
1. 인바디 체지방 평균 이하, 근육 평균 이상
2. 유튜브 12개 업로드
3. 자산 목표 달성
4. '박회계사의 재무제표 분석법' 책 독파
지난 34년과는 달리 무난하고 평범한 목표다. 세부적으로 보면
1. 살 빼고('22년 말 체지방이 위험 수준에 도달했다.)
2. 남들은 일주일에 하나씩 올린다는 유튜브를 달에 하나 정도 올리고
3. 월급을 아껴 원하는 자산 목표에 도달하고
4. '22년 시작했지만 페이지에 압도되어 지지부진했던 책 독파
였다.
적고 나니 약간 슬픈 마음도 들었다. 평범하디 평범한 삶을 살아왔음에도 마음속 한구석에는 내게 특별한 '잠재력'이 있지 않을까라는 생각을 항상 품어왔다. 그랬기에 지난날의 새해 목표들은 터질 듯이 뚱뚱했고, 그 목표들은 연초의 내 마음을 흥분되게 만들었다.
"그래, 이번 연도에 진짜 다른 사람이 돼보는 거야. 내 잠재력을 펼치는 거야"
안타깝게도 20대 초반, 군대에서 읽었던 말콤 글래드웰의 책 「아웃 라이어」의 교훈이 이때까지도 내게 스며들지 못했던 것이다.
10년이 넘어서야 나는 그 의미를 몸소 이해했다.
인간이 자신의 잠재력을 키워 '전문가'의 반열에 오르기까지 얼마나 많은 시간이 필요한지, 그 과정이 얼마나 지루하고 고통스러운지에 대해 말이다. 그간 나는 그 과실만을 생각하며 목표를 잡았고, 예상치 못한 쓴맛에 깜짝 놀라 낑낑거리다 자연스럽게 목표와는 거리가 있는 삶을 택해왔던 것이다.
그 결과 나는 지극히 평범한 사람이 됐다. 하지만 그 경험은 나를 약간이나마 현명하게 만들어 주었다. '얼마 안 가 포기할 목표'가 아닌 '한 발짝 나아갈 수 있는 현실적인 목표'를 설정할 수 있는 사람으로 거듭나게 해 주었으니 말이다.
누군가는 '겨우?'라고 할만한 그 결과가 위의 목표이며, 아래가 달성률이다.
<23년 목표 달성률>
1.인바디 체지방 평균 이하, 근육 평균 이상
-> 연말까지 유지 시 아슬아슬하게 달성 예정
22.12.9. 기준 인바디
23.10.17. 기준 인바디
2.유튜브 12개 업로드 -> 11.12. 기준 9개 업로드
3.자산 목표 달성 -> 23. 10월 말 기준 62.2%로 미달성 확률 높음
4.'박회계사의 재무제표 분석법' 책 독파 -> 8.18. 완독
인바디, 유튜브, 책 독파는 내가 어찌할 수 있는 것이라 금년도에 달성할 것으로 예상되나, 자산 목표는 시장의 영향을 받는 터라 금년도에는 솔직히 달성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한다.
아쉬운 부분이 있음에도 내가 직접 정한 목표를 연말까지 꾸준히 체크하며 해왔다는 것에 스스로를 칭찬해 주고 싶다. 가슴이 부풀 정도의 목표는 아니지만, 목표지점을 설정하고 그곳을 향해 멈추지 않고 뚜벅뚜벅 걸어왔다는 것. 이런 뚜벅뚜벅이 두 해, 새해를 넘어 10년이 된다면 '변화'라는 것을 경험할 것이라 생각한다.
그렇기에 '24년의 목표도 '지극히 평범한' 수준이 되지 않을까 예상해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