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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kafka Jul 03. 2023

가르치는 일의 어려움

 차 안에서 아내와 이야기를 하다가 뜻밖의 이야기를 들었다. 아내의 친구인 A가 화병 때문에 약을 먹는다는 것이었다. A에게 병이날만큼 화날 일이 뭐가 있을까 싶어 심드렁하게 "왜?"라고 묻자 남자 아이 둘 키우는 것 때문이라는 대답이 돌아왔다. 그제서야 A의 남편인 B도 정신과 상담을 받고, 약도 먹는다는 이야기를 오래전에 들었던 기억이 떠올랐다. 아내의 말에 따르면 A와 B는 아이들이 말을 너무 안들어서 화가 나고, 화를 내고 나면 죄책감이 든다는 것이었다.

 

   잘 모르는 사람들이 A부부의 이야기를 들으면 이 부부가 유별나거나 특이한 사람들이라고 생각할지도 모르겠다. 그러나 아내의 대학교 동기이자 가장 친한 친구 가운데 하나인 A와 그 남편 B는 지극히 평범하고 착한 사람이다. 오히려 여러모로 대한민국 평균 부모 보다는 조금 나은 사람들일 것이다. 특이점이라면 학창시절 선생님 말씀 잘 듣는 모범생이었다는 것과 직업적으로 정신과 치료에 거부감이 없다는 것 정도. 

 

   A부부 이야기를 듣고서 교사가 학교에서 아이들을 가르치는게 얼마나 경이로운 일인지 다시 한 번 생각해봤다. 너무 익숙해져 잊고 있었지만 아이들을 가르치는 일은 보통 멘탈로는 하기 힘든 고강도 정신 노동이다. 2~30명이나 되는 아이들의 상태를 하나하나 살피고, 설득하고, 이해시키는 일 뿐만 아니라 화를 내고 혼내는 일조차 크나 큰 감정 소모를 가지고 오기 때문이다. 어쩌면 교사들은 매일 불가능에 가까운 일을 하면서도 부족하다고 스스로를 채찍질 하고 있는건 아닌지 모르겠다. 

 

   여러가지 일로 학교 현장에 혼란이 가중 되면서 모두가 마음에 여유가 없어지는 것 같다. 이런 때 일수록 서로를 향한 따뜻한 마음이 절실하다. 배움의 공동체보다 시급한게 위로의 공동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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