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뭐 하나를 하려면 꼬리에 꼬리를 무는 고민과 생각들로 과도할 정도로 많은 것을 찾아본다.
여행을 한 군데 가려해도 가기 전에 이미 그곳을 백번은 가본 것과 같은 상태에 이르기까지 찾아보고
뭘 하나 먹으려 해도 가기 전에 주문을 무엇을 할지 계획해야 마음이 평안하다.
이런 나에게 제일 어려운 것은 '그냥 하는 것'이다.
간단한 것을 하는 데 있어서는 시간이 다소 걸리더라도 실행까지 옮겨지나 조금만 더 공이 들어가야 하거나 중요한 결정이나 실천에 있어서는 너무 많은 것을 계획하고, 준비하려다 보니 준비만 하다가 실행 자체가 시작되지 않을 때가 부지기수다. 겉보기만 파워 J이다. 표면만 파워 J.
올해 초 육아휴직을 시작하고 아이가 수영을 배우기 시작했다.
새 학기부터 할까, 그전부터 할까 이래저래 고민을 하다가 여건이 되는 달부터 그냥 시작하기로 했다.
내가 육아휴직을 시작했기 때문에 함께 가서 밖에서 지켜볼 수가 있어서 엄마가 지켜보며 응원해 주겠다고 어르고 달래 시작한 수업. 처음에는 행여나 물속에서 사고라도 있을까 노심초사하며 매의 눈으로 지켜보다가 주 2회씩 수업에 아이도 나도 익숙해져 금방 혼자 차량을 타고 다니면서 수영을 배웠다.
수영수업도 반복되는 일상의 일부가 되어 어영부영 5개월이 지나고 선생님이 보내주신 아이 수영영상은 신세계였다.
핸드폰 속의 아이는 부력 보조기의 도움 없이 맨몸으로 열심히 자유형과 배영을 하고 있었다. 처음엔 그렇게 안 가고 싶다고 징징대던 아이는 이제 수영을 즐기고 있었다. 아이가 너무나 기특했다. 작은 아이가 스스로의 두려움을 깨고 자유롭게 수영을 하는 모습이 대견했다.
동시에 나는 그 5개월 동안 무엇을 했나 하는 생각이 들었다. 아이가 이런 발전을 이루는 동안 나는 무엇을 했는가 하는 생각에 머쓱함을 느꼈다. 휴직하며 막연하게 세워놨던 하고 싶던 일들을 끼적끼적 이것 며칠 저것 며칠 시동을 걸듯 말 듯 흉내만 내다가 멈춰버린 게 수없이 많았다. 마음만 바쁘고 실제로 해낸 것이 없는 것 같아 부끄러웠다. 과도한 욕심으로 매일 하려고 하거나, 긴 시간을 할애하는 계획만 세우다 보니 실제 행해지는 날은 이삼일에 불과했다. 주 2회 40분씩만으로도 이렇게 멋진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 일의 종류에 따라 눈에 결과가 보이는 시간은 다르겠지만 나의 휴직기간의 미션을 대하는 태도에 많은 생각을 하게 했다.
처음부터 거창하게 생각하지 말고, 한 걸음 한 걸음 나아가자.
아주 작은 걸음일지라도 그게 쌓이면 저만치 가있다는 것을 알고 있다.
제일 중요하고 제일 어려운 것.
12월에 일취월장해 있을 아이의 수영실력만큼 뭔가 해내는 나의 모습도 기대해 보자.
너도.. 나도.. 무한한 성장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 JUST DO I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