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도, 수영

# 수영을 하게 된 이유 3

by 메이 메이

나는 눈물이 많다. 눈물이 시시때때로 나온다. 그림책을 보다가도 울고, 뉴스를 보다가도, 다큐를 보다가도 운다. 친구와 대화를 하다가도 울컥 눈물이 흐른다. 그러니 소설이나 드라마, 영화는 어떠하랴.

인간 세상에서 잘 우는 사람은 환영받지 못한다. 대체 우는 능력은 어디에 써먹을 수 있을까. 어린 시절에는 아무 때나 시시때때로 흐르는 눈물 때문에 야단을 많이 맞았다. 그 시간들이 조금 억울하다. 나 역시 울고 싶지 않았다. 역경을 만났을 때 입을 앙 다물고 눈이 새빨개져도 꾹 참고 있는 사람의 단단함이란. 그 단단함을 나도 닮고 싶었다. 하지만 나는 수도꼭지처럼 아무 때나 우는 사람이다. 그래서 어느 순간, 눈물이 나올 때면 우는 모습을 감추기에 바빴다. 흐르는 눈물을 땀으로 포장하고, 잔뜩 울고 싶어서 일그러진 눈, 코, 입을 쭉쭉 펴내느라 바빴다.

불혹의 나이에도 나는 역시 잘 울었다. 나이가 드니 호르몬이 내 마음대로 되지 않는다. 가끔 나는 몸속의 70퍼센트나 차지하는 물들이 밖으로 나오지 못해 안달 난 것처럼 느껴질 때가 있다. 그 물들이 틈틈이 기회를 엿보다가 눈물로 흘러내리는 거겠지. 다른 곳으로도 나오겠지만.

다친 다리 덕분에 지상에서 운동을 잘하지 못하는 나는 수영을 하기로 마음을 먹었다. 때마침 가까운 센터에 강습이 있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다. 선착순 등록이었지만, 그걸 해냈다. 오랜만에 설레는 기분으로 장비를 하나하나 구입했다. 새로 산 가방을 품에 끼고는 의기양양하게 수영장에 갔다.

수영장 형광등에 반사되어 물들이 물결을 이루고 있었다. 그 모습은 신기하기도 하고 놀랍기도 했다. 바다에서 햇볕에 반사되는 바닷물과 파도가 만들어 내는 물결과 다를 바 없는 수영장 물. 그 물이 반갑고 기뻐서 천천히 다정하게 다가가고 싶었다. 흐르는 물 사이 엄지발가락을 담가 보았다. 그러고는 다리를 하나씩 담가본다. 시원하면서 차가웠다. 그 느낌이 좋아서 웃음이 나왔다. 내게 첫 수영장은 이런 느낌이었다. 말로 설명할 수 없지만 수영장 물들이 다글다글 숨어 있는 내 몸속의 물들을 반기는 것 같았다. 가만히 다가가서 퐁당 몸을 담갔다. "어서 와, 만나서 반가워. 널 환영해."라고 속삭이는 소리를 들은 것만 같았다. 마냥 기분이 좋았다.

떨리는 마음으로 첫 강습을 받았다. 첫 수업은 정신없이 지나간 것 같다. 강사는 30대 젊은 남자 선생님이었는데, 친절했다. 나를 포함한 20명의 회원들이 수영을 배우느라 레일이 비좁았다. 몸을 제대로 펴 보지는 못한 것 같다. 조금 가다 보면 부딪힐까 봐 일어나야 했으니까. 어- 푸 호흡을 하는 건 어렵게만 느껴졌다. 한 번도 배운 적 없는 호흡을 배우고 익혀야 했다. 첫 강습이 끝나고 젖은 머리를 흔들면서 집으로 갈 때는 웃음이 자꾸만 나왔다.

그렇게 수영에 대한 내 사랑은 시작되었다.


요 며칠 수영을 하게 된 이유에 대해 나름대로 생각을 정리해 보았다. 처음, 장거리 달리기에서 배운 협동 하며 운동하는 것에 대한 즐거움, 두 번째, 다친 다리 덕분에 지상 운동이 어려운 점, 세 번째 수영장 물속에서 감정이 씻겨 나가는 것에 대한 통쾌함과 상쾌함. 이런 이유로 나는 수영을 즐겁게 하는 것 같다. 꼭 저 이유뿐이랴. 무엇을 즐기고 사랑하는 데는 사실 별다른 이유가 없다. 행위를 통한 깊은 몰입은 사람으로 하여금 행복과 기쁨, 즐거움과 탄성을 주는 것 같다. 나는 모든 것들 중에서 수영이라는 하나의 것을 찾아낸 것뿐이리라. 그걸 찾게 되어서 몹시 기쁘다. 내 삶의 활력을 가져다준다.

그러므로 나는 오늘도 수영을 하러 간다.


( 사진 출처: 픽사베이 )

작가의 이전글오늘도, 수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