역대 최장기간 이어진 산불로 기록된 동해안 산불이 마침내 꺼졌습니다. 2022년 03월 04일 오전 11시쯤 지인으로부터 경북 울진의 한수원 사원 근처에서 발생한 사진을 보내주었을 때는 금방 진화할 것이라 생각했습니다. 하지만 강원도 동해안 남부를 공포로 몰고 간 산불이 될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 했습니다. 최초 화재가 발생한 지 213시간여 정도 약 9일 정도에 결국 지난 2000년 ‘동해안 산불’ 당시 191시간을 뛰어넘은 최장 기록으로 기록되었던 잔인 순간을 필자가 살면서 다시금 맞이 하게 되었습니다.
무섭게 타오르던 22년 전 그때를 생각하며 [출처 Pixabay]
필자가 초등학생 때를 집 앞까지 다가왔었던 그 공포를 잘 알고 있기에 다시는 일어나지 않았으면 하는 바람에서 고민을 해본 적도 있었습니다. 언론사를 통해 알게 된 강릉 옥계·동해 산불과 삼척·울진 등의 산불에 대한 통계를 보았습니다. 동해안 산불의 전체 산림 피해 면적은 2만 4940㏊로 역대 최대 규모라고 합니다. 서울시의 면적 중 무려 41.2% 수준이라고 하네요. 투입된 누적 장비만 헬기 1212대, 인력 6만 9698명이라고 합니다. 3월 14일 자 강원도민일보에 보도된 바로는 강원도의 경우 삼척 2369㏊, 강릉 옥계 1900㏊, 동해 2100㏊, 영월 80㏊, 성산 20㏊ 등 총 6469㏊의 산림이 잿더미로 변했다. 약 9060개의 축구장(0.714㏊)이 불에 탄 셈이라고 합니다. 봄비가 내리면서 가장 급한 불을 껐지만 아직도 잔불은 남아 있어서 긴장을 늦출 수가 없다고 합니다.
다음은 지인들이 틈틈이 보내주는 실시간 영상들입니다.
오래간만에 내린 봄비가 정말 반가웠어요 [출처 : Pixabay]
이번에 내린 반가운 봄비 덕분에 화마의 지옥에서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이 지옥을 함께 극복하고자 하는 노력을 묶음으로 처리하여 같이 공유합니다. 공유해 주신 분은 유대균(강원도교육감 예비 후보)님이십니다.
이렇게 많은 분들이 동해안 산불 진화를 위해 애써 주심에 진심으로 감사를 드립니다. 이 지옥을 경험하고 나니 저를 비롯해 몇몇 전문가들의 의견들을 모아보았었는데 약간의 차이는 있었지만 크게 이런 형태로 나타나게 되었습니다. 동해안 산불을 비롯해 산불이 발생할 경우 피해복구 및 지원 계획을 빠르게 실행해야 합니다. 이에 다섯 가지 근본대책이 주요 대책으로 나왔습니다.
첫째, 대응조직의 유연성
산불 발생 시 산림청이 1순위로 긴급 파견되고, 민간 화재 발생 시 소방청이 1순위로 긴급 파견됩니다. 이후 산불대응 및 피해복구에는 행정안전부, 교육부, 국방부 등 여러 정부조직이 임시 TF를 통해 산불 문제가 완전히 해결될 때까지 상시적 국가조직으로 가는 체계가 꾸려져야 합니다.
사실 이 부분은 어떤 부처만 따로 한다기보다는 민생의 삶에 복합적으로 얽힌 점이 있기에 공직자만 우선적으로 한다기보다는 함께 모여서 대처 가능한 정책을 좀 더 고민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둘째, 야간 화재진압 헬기 등 특수장비 도입
고압선과 높은 바람으로 인해 야간 진압이 매우 어렵습니다. 헬기 및 특수장비를 국가의 R&D 예산 투입을 통해 우리나라의 지형과 기후에 맞는 장비들을 도입하는 것이 좋다고 생각합니다.
셋째, 민물 저장탱크를 이용한 진화 시스템
번화가가 아닌 산림 인접 마을에는 소화전을 비롯해 비상소화장치가 없기 때문에 산불피해를 입기가 쉽습니다. 이에 해수를 소화용 수로 사용할 수 있는 방안도 필요하다고 하며, 해수를 사용함에 있어 생태계에 피해가 없도록 국가 R&D를 통한 명확한 연구가 필요하다고 합니다.
하지만 해수 자체가 진화 후 생태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에 대한 연구 및 결과는 명확지 않으므로 이번 산불을 계기로 좀 더 고민했으면 합니다.
넷째, 민간조직 의용소방대원 지원
산불 발생 시 진화 작업을 위해 가장 먼저 명령을 받고 불길 속으로 뛰어드는 분들이 바로 의용 소방대원입니다. 또한 마지막까지 남아 잔불 정리를 하는 것까지 의용소방대원의 몫이기에 이에 대한 인건비용, 인권 등에 대해 국가에서 소홀 히 하여서는 안된다고 하는 것입니다.
다섯째, 드론 연구
산불 진화를 위한 드론을 비롯해 무인항공기는 4차 산업 혁명의 수혜 기술 중 하나입니다. 소방작전에 필요한 드론을 국가 R&D를 통해 연구해야 합니다. 수소를 장착한 드론의 경우 최대 10시간을 비행할 수 있도록 설계되었습니다. (물론 실제 투입되면 다르겠지만 앞으로 더 많은 발전이 있을 것이라 생각합니다.) 드론을 활용한 상시감시와 야간산불 예방으로 1년 365일 24시간 소방안전 시스템을 구축해야 합니다.
위 아이디어들은 이미 전문가나 필자나 공감하고 이미 환경부, 산림청, 각 지방자치단체 등 저는 여기에서 몇 가지 아이디어를 더 제안하겠습니다.
첫째, 산불을 비롯한 재난 관련 R&D 및 사고 후 수습을 위한 예산 마련
사실 필자도 위의 다섯 가지 이상 수십 가지의 산불 및 국가적 재난 대책 관련된 아이디어를 정부·기관·기업 등에 제공을 하지만 결국은 예산이 없다는 것으로 귀결됩니다. 이에 재난 시 사고 수습을 위한 예산을 좀 더 증액하여 평상시에 이러한 사건 사고 발생 시 미리 대처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둘째, 산간 오지 및 농가를 위한 임시 저수조 신설
대형 산불은 대개 야산을 비롯한 산에서 발생하는 경우가 많고, 산간 오지나 농가에 직접적인 타격을 줍니다. 이에 산간 오지나 농가에 임시 저수조를 신설하고 평시에 관리를 한다면 대형 산불 발생 시 조금이나마 안전하게 대피할 시간을 확보할 것이며, 평상시에는 산이나 야생 생태계에 수분을 공급해 준다면 더더욱 산불을 막을 수 있는 좋은 시설이 될 것이라 생각합니다.
셋째, 민간 관계자들 간의 분양 MOU
기업·기관·시민단체·자원봉사자 단체 등 산불 이슈나 산불과 관련되어 있는 지역에 위치한 민간 관계자들 간에 분양 MOU를 통해 자신이 소속된 지역을 좀 더 사랑하고 평상시 관리를 해줌으로써 기업 입장에서는 사회 공헌과 ESG 이미지 향상을 제고할 수 있고, 어릴 적 학생들과의 연계로 환경감수성도 자연스럽게 향상할 수 있어 좋은 MOU가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넷째, 산불 발생 시 복구를 위한 정확한 봉사 및 기부 체계
산불을 비롯한 재난 발생 시 필자도 봉사활동이나 기부를 수차례 진행했었지만, 상대적으로 필요하지 않은 물품이 한꺼번에 쏟아져 나와 나중에는 폐기 처분해야 할 수준까지 도달하는 경우를 자주 봤습니다. 서로 돕는다는 것은 우리나라 고유의 미풍양속이거늘 이것이 과하면 서로에게 독이 될 수 있습니다. 필요한 물품이나 금액의 바로미터를 지정해 놓고 필요 이상하게 되면 다시 돌려드리는 기부 시스템 체계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미 기부해 주신 분들이나 봉사해 주신 분들을 위해 정부나 기업에서도 신경을 쓰고 이들을 위한 지원 체계를 구축해 준다면 더욱 신이 나고 힘이 나서 도와줄 것이라 생각합니다.
기타 이외에도 유전자 분석을 통해 타지 않는 식물 연구라던가 산불이 상대적으로 덜 발생하는 기후 조건 및 식생 조건 맞춤 방식에 대한 정책제안들도 있지만 아직은 먼 나라 이야기 인지라 여기까지 하겠습니다.
산불이 휩쓸고 간 자리는 너무나도 잔인하고 잔혹했습니다. 이에 필자를 비롯한 많은 사람들의 도움의 손길이 동해안 산불로 인해 힘들어 지신 분들과 앞으로 복원되어야 할 생태계를 위해 정직하게 쓰여졌으면 합니다.
이번 산불 복구를 위해 작게는 1,000원부터 100,000원 이상의 기부도 여러 번 진행했습니다. 2019년 산불 사건 때에는 100만 원 이상도 기부하였고, 2020년에는 코로나 관련으로도 100만 원 이상 기부하였습니다. 사실 이런 것들은 어디 떠벌리고 다니기도 부끄럽습니다. 다만 다른 분들께 알려서 함께 동참하도록 하는 것이 목적이기에 양해해주셨으면 합니다.
필자의 지극히 개인적인 의견이므로 다양한 의견에 일방적으로 한 가지만 옳다 혹은 그르다를 정리한 것이 아님을 말씀드립니다. 이 브런치를 방문하는 독자님들의 다양한 의견에 저는 경청하고 다양한 사람의 다양한 의견도 듣고 나눌 수 있음을 말씀드립니다.
생각보다 예쁜 디자인에 마음이 놓여요 ~ [출처 : 더로드 출판사]
오늘 소개한 내용은 저의 따끈따끈한 신간 「ESG 스퀘어」의 내용 중 알고 가면 좋을 사전 내용을 담았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ESG 스퀘어」에서 만나실 수 있습니다.
오늘 하루도 바쁜 일상을 보내시느라 수고 많으셨습니다.「오늘도 우리는 ESG를 애쓰지」는 ESG 작가 오병호의 좌충우돌 ESG 일상을 적는 매거진입니다. 여러분들의 따뜻한 관심은 저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D