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에 있는 재료로 다때에그마요
다때볶? 아니, 다때에그마요!
이야기 하나
금요일 퇴근길은 늘 설렌다.
월화수목금 바짝 긴장했던 눈꼬리랑 어깨가 자연스럽게 내려온다. 주중에 그리 힘이 들었던 것도 아닌데 금요일 오후가 되면 온몸 곤두선 털이 가라앉는 것을 느낀다. 나도 모르게 힘이 들었나 보다.
퇴근길 빵을 사 가기로 했다. 회사 근처 빵집에 치아바타를 잘 굽는 집이 있는데 나의 최애 빵이다. 주말 아침 직접 내린 커피랑 같이 손으로 찢어 먹어야지, 발사믹을 넣은 올리브유에 콕 찍어서...
빵집 매니저님이 반갑게 맞이해준다.
“안녕하세요!”
이야기 둘
금요일 저녁 뭐 먹지?
집으로 올라가는 엘리베이터 앞에 배달원이 치킨을 들고 있다. 금요일은 치킨이 진리다.
하지만 꾹 참는다.
올해 배달음식을 좀 줄이기로 했다. 아직 1월이 다 가지도 않았는데 벌써 이러면 안 될 것 같다.
내손에 들린 치아바타를 뚫어지게 바라본다.
마침 집에 계란, 마요네즈, 토마토, 시금치, 치즈가 있다. 요즘 오가며 서브웨이에서 에그마요 샌드위치 사진을 많이 봐서 그랬을까?
주말 아침 먹으려 했던 치아바타는 에그마요 샌드위치에 양보를 했다.
재료
- 치아바타 또는 식빵
- 계란 2~3개
- 마요네즈
- 토마토 1개
- 시금치 적당히(로메인이나 상추가 더 대중적인 재료이다, 집에 마침 시금치만 있었다)
- 치즈 1~2장
- 소금, 후추, 설탕
레시피
1. 삶은 계란은 으깨어서 준비한다.
2. 계란을 으깰 때 마땅한 도구가 없다면 계란을 볼에 넣고 가위로 마구 잘라주면 쉽게 할 수 있다.
3. 으깬 계란 위에 마요네즈, 후추, 소금, 설탕을 적당량 넣어준다.
- 에그마요의 익숙한 질감이 느껴지게 마요네즈를 넣고, 맛을 보며 조금씩 더 넣어준다.
- 맛있게 먹으려면 소금이랑 설탕으로 간을 해야 하는 데 나는 넣지 않았다.
맛이 밍밍해서 집에 있던 크랩도 넣었고, 냉장고에 굴러다니던 머스터드도 같이 넣었다.
의도치 않게 다 때려 넣은 에그마요가 됐다.
다때에그마요.
- 에그마요를 만들었다면 준비가 다 되었다.
4. 이제 빵을 자른다.
5. 치즈랑 시금치를 깔았다.
6. 그위에 토마토도 가지런히 얹어준다.
7. 에그마요를 꾹꾹 넣어주고, 그위에 시금치를 덮어 빵에 에그마요가 스미지 않게 해 준다.
치아바타 덕에 훌륭한 식사가 되었다.
아니, 어쩌면 다때에그마요가 큰 몫을 했는지도 모르겠다.
주말을 앞두고 아니면 주말에 기분이 좋아서 치킨을 배달시키곤 했는데 오늘 나 좀 잘했다.
계란과 마요네즈가 있다면 집에 있는 재료로 한번 시도해보시길 권한다.
다때볶? 아니, 다때에그마요!
(덧붙여 속닥속닥)
기대 안 하고 먹으면 더 맛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