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미숙한 사장이었다.
업무를 주는 것도,
공기를 읽는 것도
내겐 늘 조심스럽고 낯설었다.
사람을 채용했을 때
나는 그들을 ‘직원’이 아니라
‘동료’라 불렀다.
가족 같은 분위기라며,
점심값을 내주고
기분 나쁜 말은 삼키고
무거운 마음도 웃으며 넘겼다.
하지만 웃는다고
공기가 좋아지는 건 아니었다.
조용한 불만이 삭고,
잘못 던진 농담이 금이 되고,
그렇게 균열은
내가 모르는 사이, 마음마다 번져갔다.
그들이 변한 건
내가 부족했기 때문이라는 걸
지금은 안다.
일을 명확히 주지 못했고,
경계도 애매했다.
선의와 책임 사이에서
나는 늘 무릎을 굽혔고,
그 틈에서 모든 것이 흐릿해졌다.
그래서 두렵다.
사람을 다시 뽑는다는 것.
그 시작이
또 다른 끝을 부를까봐.
나는 일을 하고 싶지 않은 게 아니다.
나는 함께 일하고 싶은 마음이 있다.
다만, 그 '함께'가
내 마음을 부서뜨리지 않았으면 좋겠다는
이기적인 바람이 있다.
그래서 이제는
혼자 일하려 한다.
정확히 말하면
‘1인 사업 + 협업’이라는
적당한 거리두기의 관계 안에서.
의무 없이,
관계에 짓눌리지 않으며
각자의 책임을 지는 형태로.
그래야
상처도 안 주고,
상처도 덜 받는다.
누군가는 말한다.
“사장이 왜 그렇게 눈치를 봐?”
하지만 나는 안다.
작은 회사의 사장은
누군가의 꿈을 감당해야 하는 자리이기도 하다는 걸.
나는 이제
누구의 꿈을 대신 책임지는 일을
잠시 멈추기로 했다.
그게
내가 나를 보호하는 방식이라는 걸
배우는 데
몇 년이 걸렸다.
그리고 그 시간만큼
나는 단단해졌고,
이제는 조금 더 솔직하게 말할 수 있다.
“나는 혼자여도 괜찮습니다.
단, 외롭지는 않게—
서로 조심할 줄 아는 협업으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