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식을 생각하다.
《子息》 — 아이 자(子), 숨 쉴 식(息)
나는 두 딸이 있다.
큰딸은 열 살, 작은딸은 두 살.
저녁이면 아이들이 방에서 웃는 소리가 거실까지 흘러나온다.
그 소리를 들으면 나도 모르게 숨을 고른다.
살아 있다는 것이 고마운 순간들이다.
문득 오늘은 이 말을 오래 바라보았다.
‘자식(子息)’
1. 子 — 아이 자
子(아이 자)
금문에서는 머리가 크고 몸이 작은 어린아이의 형상이라 한다.
두 팔을 벌린 모습으로 보는 해석도 있다.
태어난 아이가 두 팔을 옆으로 벌리고 있는 형상.
나는 두 딸이 갓 태어났을 때를 잊지 못한다.
피부는 분홍빛이고 손가락은 여렸다.
그 작은 손가락이 내 손을 꼭 움켜쥐었다.
아이는 세상에 나오자마자 잡으려 든다.
연결되고자 하는 본능.
아이란 본디 내 품으로 들어오고자 하는 존재였다.
그러나 자라면서 품을 넓히고, 또 좁힌다.
큰딸은 가끔 방문을 잠근다. 작은딸은 졸졸 따라다니며 쉴 새 없이 품 안에 안긴다.
나는 문득 그런 걸 느낀다.
아이란 결국 점점 내 품에서 나가려는 존재라는 걸.
처음엔 품 안으로,
이윽고 품 밖으로.
2. 息 — 숨 쉴 식
息(숨 쉴 식) 은 自(스스로 자) + 心(마음 심)으로 이루어져 있다.
스스로 마음을 고요히 하고, 숨을 고르는 모습.
그래서 ‘숨 쉬다’, ‘쉬다’, ‘멈추다’는 뜻이 된다.
나는 아이들을 키우며 이 ‘息’이라는 글자의 깊이를 새삼 깨닫는다.
아이들이 아플 때, 숨이 거칠 때,
나는 본능적으로 귀를 기울인다.
아이의 숨소리를 듣는다.
빠른지, 느린지, 고르지 못한 지.
어느 날 밤, 작은딸이 고열로 숨이 가빠졌다.
나는 그 작은 가슴이 오르내리는 걸 보며 내 숨을 멈추었다.
부모가 된다는 건,
자식의 숨에 따라 내 숨이 오르내리는 일이라는 걸 그때 처음 알았다.
息 — 숨은 스스로 쉬는 것이지만, 부모에게는 그렇지 않다.
아이가 편히 숨 쉬는 날에야 부모도 숨을 고를 수 있다.
그게 부모라는 자리다.
3. 子息 — 아이와 숨
이제 子(아이)와 息(숨) 두 글자를 함께 놓아본다.
아이란 품에서 나와, 스스로 숨을 쉬게 되는 존재다.
처음에는 부모의 품 안에서 숨을 쉰다.
어머니의 숨, 아버지의 숨에 기대어 산다.
그러다 점점 자기만의 리듬으로 숨 쉬는 법을 배운다.
나는 두 딸을 보며 배운다.
아이들은 결국 자신의 숨으로 세상을 살아가야 한다는 것을.
《子息》
나는 이 두 글자를 오늘 이렇게 새로 쓴다:
자식이란 — 품에서 시작해, 제 숨으로 살아가는 존재.
나는 여전히 아이들의 숨에 귀를 기울인다.
그러나 조금씩 거리를 둔다.
스스로 숨 쉴 수 있도록,
나는 오늘도 문득 아이들 방 앞에서 숨을 고른다.
그 문이 닫혀 있어도,
그 방 안에서 두 아이가 웃고 있다는 것만으로,
숨이 놓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