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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함께 하는 마법 Jun 04. 2019

"나"에게 붙어 있나요? 바람에 휩쓸려 다니고 있나요?

지난 주말 4살 배기 조카를 데리고 놀이터에 갔다.

길에 떨어진 나뭇잎을 보고 아이가 말한다.

어? 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나뭇잎이 아닌데?

후훗. 어린이집에서 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나뭇잎이 아니라고 배웠나? 그때는 마냥 귀여워하며 지나갔는데, 그 이후로도 4살 조카의 말이 계속 귓가를 맴돈다.


예수님께 달라붙어 있지 않으면, 크리스천의 모양을 하고 있더라도 크리스천이 아니듯, 나무에 붙어있지 않으면, 나뭇잎의 모양을 하고 있어도, 나뭇잎이 아닐지 모른다.

 

의 인생 역시 "나"에게 달라붙어있지 않으면, 나의 인생의 모양을 하고 있을 지라도, 나의 인생이 아닐지 모르겠다.


정신없이 청년의 시기를 살아오면서, 나는 "나"에게 달라붙어있지 못하고, "세상"의 바람에 휩쓸려 다니고 있는 것은 아니었을지. 그러나 바람에 휩쓸려 다니는 잎의 결말은 땅바닥행뿐이다.


중년의 시기는, 내가 "나"에게 잘 붙어있는지, 나답게 살고 있는지, 세상의 바람에 휩쓸려 나다움을 잃어버리고 살고 있는 건 아닌지, 나의 위치를 점검해보는 시기가 아닐까 싶다. 지금의 나는 마지막 잎새처럼 대롱대롱 매달린 느낌이다.


다행히도, 중년의 연륜은 세상의 바람에 맞설 지혜와 역량을 품고 있다. 자각과 약간의 노력으로도 많은 것이 바뀌리라. 나무에 굳건하게 매달려 나만의 색으로 단풍이 들고, 아름답고 찬란하게 저물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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