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근데.. 통계는 좀 할 줄 아세요?”
논문 작성을 시작할 때, 통계 분석은 피하고 싶었다. 자신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래서 양적 연구와 질적 연구 중 고를 수 있다면, 가능하면 질적 연구를 선택하는 것이 좋겠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연구 방법은 내가 편한 대로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었다. 연구 주제와 방향에 맞게 지도 교수님과 상의하여 결정해 나가야 했다.
연구 방향을 설정해 나가던 초반에 지도 교수님께서 나에게 이렇게 물어보셨다. “근데.. 통계는 좀 할 줄 아세요?” 나는 “배워서라도 하겠습니다.”라고 대답했다. ‘아.. 이런.. 이렇게 내가 말해버리다니’라고 생각했지만 이미 입 밖으로 나온 말이다. 어쩔 수 없다. 통계를 배워야만 했다.
처음에는 책으로 독학해 보려고 했다. 통계 프로그램은 STATA로 정해졌기에(교수님이 사용하시는 프로그램), 관련된 책을 구매하여 쭉 읽어보았다. 근데 도저히 머리에 들어오지 않았다. 통계 프로그램도 구매해두었지만 뭐 어디서부터 어떻게 작업해야 할지 너무 막막했다.
포털을 열고 논문 통계, 논문 통계 과외 등 열심히 검색해 보았다. 그중 크몽을 추천하는 글이 눈에 띄었다. 그래, 일단 누가 어떤 방식으로 가르치는지 한번 보기나 하자.라고 생각하며 앱을 깔고 검색해 보았다. 생각보다 많은 논문 통계 전문가들이 있었고, STATA 프로그램을 사용하는 분도 꽤 있었다. 1회당 비용은 10~50만 원, 그 내용과 수업 방식에 따라 조금 상이했다.
나는 통계를 통으로 돌려서 작업을 대신해 주는 것을 원한 것이 아니라, 통계하는 방법을 배우기 원했다. 그래야 논문 작성이 끝날 때까지 내가 원하는 작업을 할 수 있다고 생각했기 때문이었다. 또한, 당장 돌아오는 주말에 너무 멀지 않은 곳에서 대면으로 과외를 받고 싶었다. 내 조건에 맞는 고수를 몇 명 추려서 컨택했다.
그중 한 분이 맘에 쏙 들었다. 일단 내가 원하는 방식을 상세하게 물어보기도 했고 내가 원하는 시간과 장소에 맞춰주신다 했기 때문이었다. 후기가 많지는 않았지만 다 좋은 내용이었다.
'그래. 혼자 헤매며 시간을 낭비하느니 돈을 지불하더라도 제대로 대면 과외를 받으면 훨씬 도움이 될 거야.'라고 생각했고, 그 생각은 적중했다.
처음에 과외비를 지불하며 시작된 관계이지만, 그분은 어느새 나의 논문 통계 멘토님이 되었다. 운이 좋게 인성도 훌륭하고 통계에 대한 열정도 가득한 분을 만나게 되어, 내가 끈질기게 모르는 것을 물어봐도 귀찮은 내색 없이 전부 답해주셨다.
첫 만남 이후 거의 5개월 정도 연락을 지속했다. 줌(ZOOM)으로 3~4번 정도 원격으로 코딩을 수정하는 것을 도와주시기도 했고, 수시로 카톡도 주고받았다.(지금 생각해 보니 내가 엄청 귀찮게 한 것 같기도 하다.)
너무 고마운 마음에 작은 선물을 계속 보내드렸다. 과외비도 추가로 지불하겠다고 했는데, 마다하셨다. 본인도 이런 학생은 처음 본다며,, 오히려 나의 열정을 칭찬해 주시기까지 했다.
물론, 과외라는 것이 누구를 만나냐에 따라 그 결과가 천차만별이 될 수 있겠지만, 일단은 과외를 받아보자. 본인이 어떻게 하느냐도 결과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 나 또한 혼자 했으면 최종 결과물이 완전히 달라졌을 것이다. 논문 본심사 때도 통계 분석 부분에 대한 칭찬을 많이 듣기도 했다.
논문에 대한 열정이 있고 시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고자 한다면, 그리고 통계 결과물만 받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직접 참여하여 마무리하고 싶다면, 통계 과외를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