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에 대한 생각

문장과 세계 #2

by 유달리


이전 글에서 배우는 일을 좋아한다고 쓴 뒤, 배움이란 내게 어떤 의미가 있고 왜 꾸준히 좋아하는지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다. 몇 해 전 강연에서 엄기호 작가는 공부란 '환경의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과정'이며 '자기를 알고, 자기를 배려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저자 서명에 "놀람이 있는 공부"라고 적어 주었다. 이 글과 이 날의 강연은 오랜 시간 동안 내게 배움에 대해 사유하게 했다.



내 배움의 목표는 먼저 어제의 나로 머물지 않고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다. 을 쓰는 이유와도 비슷한데, 머무르지 않겠다는 건 나라는 틀에 갇혀 있지 않으려는 몸부림이다. 나이 들면서 자신의 옮음만을 공고하게 다져가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사회는 빠르게 변할 것이고, 나이가 들수록 배워야 할 것은 더 많아질 것이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외로워진다. 지금은 나보다 열 살 아래 선생님에게 우쿨렐레 레슨을 받고 있다. 배움을 통해 위계나 세대차이가 허물어지고, 나이에 관계없이 존경의 마음을 갖게 된다.


배움의 두 번째 목표는 누군가에게 알려줄 수 있을 만큼 배우는 것이다. 우쿨렐레 연주가 배운만큼 되지 않아 두 번쯤 포기하고 싶었을 때 이 목표를 떠올렸다. '그래, 내 연주가 감동을 줄 순 없겠지만 입문자에게 도움이 될 수는 있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러던 어느 날 선생님은 내게 디자인 관련 질문을 했고, 나는 움이 되길 바라며 답해 주었다. 받기만 하다 줄 수 있으니 좋았다. 그래, 이런 교환도 괜찮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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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장 중요한 목표는 배움의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배움은 젊음과 같다.로운 것을 배울 때면 가슴이 뛰고 생기가 돈다. 누가 시키지 않는다고,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공부 의지가 사그라지기는커녕 점점 더 재미있어지는 추세다. 무엇을 공부할지, 그만둘지를 내가 선택할 수 있고 나의 생활리듬에 맞춰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서 더 즐겁다.


배우는 사람은 자포자기하지 않는다.

김영민 교수가 쓴 책 《공부란 무엇인가》에서 본 문장이다. 같은 책에 인용된 예술가 페티 스미스가 한 말도 인상 깊다. 배우는 데 다른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는 단호한 문장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나는 왜 공부를 하는가?
그저 살기만 할 수가 없어서.




책 정보

1) 《공부 중독》 엄기호 · 하지현 글, 위고 펴냄

2) 《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 글, 어크로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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