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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달리 Mar 17. 2022

공부에 대한 생각

문장과 세계 #2


이전 글에서 배우는 일을 좋아한다고  뒤, 배움이란 내게 어떤 의미가 있고 왜 꾸준히 좋아하는지 다시 생각해 보기로 했다. 몇 해 전 강연에서 엄기호 작가는 공부란 '환경의 변화에서 살아남기 위한 필수 과정'이며 '자기를 알고, 자기를 배려하기 위한 것'이어야 한다고 말했다. 그리고 저자 서명에 "놀람이 있는 공부"라고 적어 주었다. 이 글과 이 날의 강연은 오랜 시간 동안 내게 배움에 대해 사유하게 다.



내 배움의 목표는 먼저 어제의 나로 머물지 않고 한 걸음 나아가는 것이다. 을 쓰는 이유와도 비슷한데,  머무르지 않겠다는 건 나라는 틀에 갇혀 있지 않으려는 몸부림이다. 나이 들면서 자신의 옮음만을 공고하게 다져가는 사람이 되고 싶지 않다.


사회는 빠르게 변할 것이고, 나이가 들수록 배워야 할  더 많아질 것이다. 받아들이지 않으면 외로워진다. 지금은 나보다 열 살 아래 선생님에게 우쿨렐레 레슨을 받고 있다. 배움을 통해 위계나 세대차이가 허물어지고, 나이에 관계없이 존경의 마음을 갖게 된다.


배움의 두 번째 목표는 누군가에게 알려줄 수 있을 만큼 배우는 것이다. 우쿨렐레 연주가 배운만큼 되지 않아 두 번쯤 포기하고 싶었을 때 이 목표를 떠올렸다. '그래, 내 연주가 감동을 줄 순 없겠지만 입문자에게 도움이 될 수는 있을 거야'라는 생각으로 마음을 다잡았다. 러던 어느 날 선생님은 내게 디자인 관련 질문을 했고, 나는 움이 되길 바라며 답해 주었다. 받기만 하다 줄 수 있으니 좋았다. 그래, 이런 교환괜찮지.



가장 중요한 목표는 배움의 과정을 즐기는 것이다. 배움은 젊음과 같다. 새로운 것을 배울 때면 가슴이 뛰고 생기가 돈다.  누가 시키지 않는다고, 나이가 들었다고 해서 공부 의지가 사그라지기는커녕 점점 더 재미있어지는 추세다. 무엇을 공부할지, 그만둘지를 내가 선택할 수 있고 나의 생활리듬에 맞춰 속도를 조절할 수 있어서 더 즐겁다.


배우는 사람은 자포자기하지 않는다.

김영민 교수가 쓴 책 《공부란 무엇인가》에서 본 문장이다. 같은 책에 인용된 예술가 페티 스미스가 한 말도 인상 깊다. 배우는 데 다른 이유가 필요하지 않다는 단호한 문장에 고개를 끄덕일 수밖에 없었다.


나는 왜 공부를 하는가?
그저 살기만 할 수가 없어서.




책 정보

1) 《공부 중독》 엄기호 · 하지현 글, 위고 펴냄

2) 《공부란 무엇인가》 김영민 글, 어크로스 펴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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