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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유달리 Apr 21. 2022

음악적 감각 깨우기와 상상력 발휘하기

우쿨렐레 입문기 #12


언젠가부터 머릿속에서 연습곡이 무한 재생되는 신기한 경험을 하고 있다. 블루투스 이어폰을 끼지 않아도, 뮤직 앱 플레이 버튼을 누르지 않아도 음악을 들을 수 있게 된 것이다. (마음대로 제어는 안 되지만) 연주를 잘하려면 많이 들어야 하는데 듣는 시간을 따로 내기 어려운 상황에서 음악 재생 기능이 탑재된 것은 반길 만한 일이다.


그러고 보니 얼마 전에 읽었던 책을 통해 운동하는 장면을 상상하는 것으로 근력을 키울 수 있다는 놀라운 사실을 알게 되었다. 근사한 이론이었고, 정말인지 검증해보고 싶은 생각도 들어서 운동하는 나를 상상해 보기도 했다.


인간은 참으로 게으르고 멋진 존재다. 언제나 방법을 찾는다는 점이 가장 멋지다. 멋진 인류는 단 1센티미터도 움직이지 않고 근력을 늘리는 방법을 찾아냈다. 근거도 명확하고 관련 연구는 계속해서 나오고 있다.

 방법은 간단하다. 눈을 감고 구체적으로 자신이 운동하는 장면을 반복해서 상상하면 된다. 상상만으로도 운동할 수 있다. 이를 스포츠심리학에서는 '심상 훈련'이라고 한다.   

- 박정은,  《바쁜 사람은 단순하게 운동합니다》


그렇다면 악기 연습도 가능하지 않을까 하고 잠시 꼼수를 떠올렸지만, 그 경지에 이르기는커녕 아직 기본도 숙지가 되지 않은 나에겐 어림없는 일이었다. 선생님은 노래를 듣고 그중에서 기타나 우쿨렐레를 어떤 주법으로 쳤는지 들을 수 있어야 하고, ‘단 다단 읏따다단’처럼 주법을 입으로 소리 낼 수 있어야 칠 수 있다고 했다. 그런데 난 아무리 들어도 보컬이나 주악기 소리에 청각을 빼앗겨서 듣고자 하는 악기의 연주 소리를 뽑아낼 수 없었다.



음악을 여러 번 함께 듣고 난 뒤, 들었냐는 선생님의 물음에 안 들린다, 못 들었다를 연발하기도 민망한 일이었다. 들은 척할 수는 없고 말이다. 난 너무 오랫동안 음악의 소비자였지 생산자가 아니었던 탓일까. 또 조급해진다. 깊은 곳으로 숨어버린 음악적 감각을 빨리 깨워서 심상 훈련을 시켜야 될 터인데.


음악은 우리에게 '그냥 듣는 것'과
'주의 깊게 듣는 것'을 구분하도록 한다.


사실 나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생각의 탄생》에서 본 작곡가 이고르 스트라빈스키가 한 이 말에서 찾을 수 있다. 같은 책에서 "생산적인 사고는 내적 상상과 외적 경험이 일치할 때 이루어진다"라고 했다. 글을 쓸 때나 음악을 연주할 때, 운동을 할 때에도 경험과 함께 상상력이 필요하다는 것을 되새겨 본다. 자, 를 집어들었다면 주의를 집중하고, 감각을 세우고, 상상을 시작해 보자!




Photo : pixabay.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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