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별글이 Apr 10. 2023

글벗들에게

100일 치유의 글쓰기를 마치며

100일 치유글쓰기/100일 차/4.10(월)


글쓰기는 두려움에 용감히 맞서는 방법입니다. 우리가 인문학을 공부하는 이유도 나 자신을 알고, 내 안의 두려움을 이해하기 위해서입니다. 저에게 글쓰기는 인문학을 공부하는 것과 다름없습니다. 무지에 대한 두려움, 관계에 대한 두려움, 미래에 대한 두려움 이 모두를 글쓰기로 이겨낸다면 그것만큼 의미 있는 인문학 공부도 없습니다.-숭례문학당 <일상인문학습관> 중




신청할 때만 해도 세상이 어두컴컴한 겨울 속에 잠겨 봄이 올 것 같지 않았다. 아득한 100일의 시간도 끝은 영원히 없을 줄 알았다.


하지만 그토록 기세 등등 하던 겨울도 세월에 항복하고 봄에게 자리를 내어 주었다. 겨울은 간간이 불어오는 찬바람 끝에 자신의 그림자를 늘어뜨려보지만 이미 매화와 진달래를 선두로 목련 벚꽃 이팝 꽃이 피고 졌다. 사월의 신록과 함께 향을 피우는 라일락이 자신의 시절을 선포했고 계절은 여왕을 맞을 준비를 하고 있다. 우리의 100일도 봄을 맞았고 끝을 맺는다.


100일이란 시간 동안 모르는 누군가와 함께 글을 쓴다는 그 생경함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우리는 얼굴도 이름도 제대로 모른다. 옷깃 스치는 인연이 닿아도 서로의 삶에 발 한 번 담가보지 못 한 채 흘러가겠지. 그래도 감사하다. 소리 없이 보내준 지지와 응원 그리고 공감, 그것만으로 우리들 사이사이 영겁의 시간이 껴있음을 알았으니까.


잘 쓴 글인지 아닌지 검열하지 말라던 김민영작가님의 말씀을 잘 새기며 앞으로도 글쓰기를 놓지 않으시길 바란다. 행복이 없다고 느껴질 땐 행복을 만나러 나서 보시길 바란다. 그렇게 매 순간 아름다운 삶을 글로 남기며 그 한가운데서 우리의 100일을 가끔 기억해 주셨으면 좋겠다.


2023년 1월 1일부터 오늘까지.

100일의 여정을 마치다.


매거진의 이전글 늦은 때란 없어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