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말의 불면증을 극복하는 방법
직장인들에게 야근만큼이나 견디기 힘든 건 일요일 밤의 끝자락이다. 오늘과 내일, 밤과 새벽 사이에서의 방황. 몇 시간 후면 시작될 출근 전쟁을 앞둔 폭풍전야와도 같은 시간에 깨어있는 일은 심히 끔찍하다. 지각이라는 재앙을 맞닥뜨리는 동시에 불성실한 직원으로 낙인찍히는 불상사를 피하고 싶기 때문이다.
좋은 습관은 몸에 배기 힘든 법이라는데 주말을 하얗게 불태운 습관은 어찌 몸이 쉬이 기억하는지 도무지 잠이 오질 않는다. 평소 같으면 Honne의 3:00am을 들으며 남은 취기와 여흥으로 몸을 들썩이고 있을 새벽 세시, 깨어 있는 것만으로도 죄책감이 드는 시간의 늪에서 허우적댄다. 혹시 이 시간에 나처럼 깨어있는 사람은 없는지 SNS을 켜보다 결국 피드 한 장으로 불면증을 인증해버린다. 재빠른 친구의 반응은 이 순간을 함께 깨어있다는 동질감만으로도 조금이나마 불안을 덜어준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불안의 파도는 더 커질 뿐이다.
이럴 땐 오히려 전자기기를 내려놓자. 그리고 어서 빨리 잠들어야 한다는 의무감도 함께 내려놓자. 침대가 날 거부한다면 의자에 몸을 맡겨보는 것도 방법이다. 반드시 값비싼 르 코르뷔지에의 리클라이너일 필요는 없다. 나에게 가장 친숙한 의자에 앉아 등을 뒤로 기대고 월광 아래 고요함을 음미해보자. 애리조나 대학의 앤드류 웨일 박사는 불면증을 극복하는 방법으로 ‘4-7-8 호흡법’을 제시했다. 4초간 코로 숨을 들이마시고, 7초간 숨을 참다가, 마지막으로 배를 당겨서 집어넣으며 8초간 입으로 숨을 내뱉는 순서다. 이 호흡법은 폐에 충분한 산소를 공급해 부교감신경계통을 안정시켜 숙면을 취할 수 있게 한다고 한다. 효과가 있다면 어느새 의자와 한 몸이 되어 잠의 달콤함에 취해 있을지도 모른다.
에디터 정진욱 Chung Jinwook
사진 David Di Verol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