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일 마시면서도 몰랐던 물에 관한 이야기
세계적인 베스트셀러 «심플하게 산다»에서 도미니크 로로는 "목이 마를 때 마셔야 할 음료는 물, 오직 물밖에 없다."라고 말했습니다. 무결한 생수야말로 어쩌면 이 세상에서 가장 미니멀한 물질이 아닐까요? 매일 마시면서도 잘 몰랐던 물에 관한 흥미로운 이야기를 소개합니다.
"물의 기원은 몰라도 생수의 기원은 알 수 있지 않을까? 아마도 세계 최초로 물을 상품화한 브랜드는 프랑스의 ‘에비앙(evian)’일 것이다."
물의 기원은 몰라도 생수의 기원은 알 수 있지 않을까? 아마도 세계 최초로 물을 상품화한 브랜드는 프랑스의 ‘에비앙(evian)’일 것이다. 물을 돈 주고 먹는다는 것이 유럽인들에게도 생소하던 시절, 에비앙은 ‘신비의 약수’라는 고급스러운 별명을 달고 불티나게 팔려나갔다. 거기에는 기가 막힌 스토리가 있다.
사실 에비앙은 알프스의 마을 이름이다. 1789년 신장결석을 앓고 있었던 프랑스의 귀족 레쎄르가 이 작은 마을에서 요양하면서, 이곳의 물을 꾸준히 마시고 병이 나았다는 것이다. 믿을 수 있을까? 그 비결은 바로 알프스산맥에 있었다고 한다. 눈과 비가 알프스산맥의 점토층 사이를 15년간 내려오면서, 어떠한 오염에도 노출되지 않고 자연 정수가 되었던 것이다. 실제로 전문가들이 그 물의 성분을 분석해 보니, 건강에 좋은 미네랄이 다량으로 함유된 것을 밝혀냈다.
우리나라의 경우 생수의 법적인 이름은 ‘먹는 샘물’인데, 흔히 우리가 사 마시는 페트병에 담긴 생수가 이에 속한다. 최근 생수 시장의 규모가 커지고 음용 인구가 급속도로 늘면서, 생수에 대한 품질 관리 및 환경 오염 방지의 필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정부에서는 일찍이 생수를 관리하기 위한 법을 제정하였다. 일명 ‘먹는 물 관리법’이라는 다소 직설적인 이름의 이 법은 말 그대로 먹는 물에 대한 관리를 위하여 1995년 1월 제정되었으며 먹는 물의 수질관리 기준, 제조와 영업활동, 환경영향 조사 등에 대한 기준을 정하여 관리하고 있다. 소비자로서 우리는 안전한 생수를 마시기 위해 어떻게 해야할까? 가장 간편한 방법은 생수를 구입할 때 먹는 샘물 증명 표지를 확인하는 것이다. 그것은 일반적으로 병뚜껑 및 라벨에 표기되어 있다.
물에도 맛이 있다면 믿겠는가. 엄밀히 말하면 물의 맛이라기보다 물에 함유된 미네랄의 맛이라고 하는 것이 맞을 것이다. 그 물맛을 감별하는 것을 조금 거창하게 말하면 워터 테이스팅(water tasting)이라 하며, 심지어 그것을 업으로 삼은 워터 소믈리에(watersommelier)라는 직업도 있다. 일본의 하시모토 쓰쓰무 교수는 물맛 지수로서 OI(O. Index)를 제시하였는데, 맛있는 물의 평균 값은 2라고 한다. 한편 서울시는 이러한 사실과 상반된 흥미로운 결과를 발표했다. 서울광장에서는 시민 831명을 대상으로 대대적인 블라인드 테스트를 벌였다. 테스트 결과 시민들은 아리수와 생수 그리고 정수기 통과수 사이에 커다란 맛의 차이를 느끼지 못했던 것이다. 당신은 이러한 결과에 대하여 어떻게 생각하는가.
이 세상엔 정말로 수많은 기념일이 있다. 과자를 기념하는 날도 있는데, 하물며 우리에게 없어서는 안될 물도 기념해야 하지 않을까? 사실 꽤 오래전에 세계 물의 날이 제정되었다. 1993년부터 기념되었다고 하니 벌써 그 역사가 20년을 넘었다. UN은 인구와 경제활동의 증가로 인하여 수질이 오염되고 전 세계적으로 먹는 물이 부족해지자 경각심을 일깨우기 위하여 ‘세계 물의 날’을 정했다고 한다. 국제적으로 협력하여 물을 보호하며 환경오염을 해결하자는 좋은 취지를 가지고 있다. 사실 환경오염으로 인해 지구상에서 우리가 먹을 수 있는 물이 점차 줄어들고 있다고 한다. 우리가 아무렇지도 않게 마시는 이 생수도 구하기 힘든 시대가 도래할 것이다. 물이 얼마나 소중한지 한 번쯤은 되새겨 보자. 참고로 세계 물의 날은 3월 22일이다.
"어쩌면 소비자들은 물병에 담긴 물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그 이미지를 마시는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매력을 지닌 우리나라의 브랜드들도 각자 스토리를 가지고 정체성을 구축해야만, 다가올 물의 전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1998년에 출시된 삼다수는 제주특별자치도개발공사에서 제조하는 우리나라 대표 생수 중 하나이다. 15년 동안 농심이 위탁판매권을 쥐고 있었고, 현재는 광동제약이 판매하고 있다. 삼다수는 2012년 농심과 결별 후 위기설이 돌았지만, 흔들리지 않고 국내 생수 시장에서 1위 자리를 굳건히 지키고 있다. 2015년 말에는 2l 제주삼다수 6개가 들어 있는 패키지를 5개 가격에 판매하는 대규모 프로모션이 있었다. 창립 20주년과 삼다수 판매 61억 병 돌파를 기념이라는 문구가 쓰여 있었지만, 후발주자들의 치열한 마케팅 공세에 대한 위기의식이 느껴지기도 한다. 그야말로 생수의 전쟁을 보여주는 한 단면이다.
한편, 광동제약에 삼다수 위탁판매권을 넘겨준 농심은 2012년 자체 생수 브랜드 ‘백산수’를 출시하고 대대적인 물량 공세에 펼쳐왔다. 백산수가 강조하는 건 바로 백두산의 물줄기인 내두천이 그 수원지라는 것이다. 사실 다양한 수원지를 보유한 우리나라에는 그 밖에도 많은 생수 브랜드들이 있다. 삼다수가 그렇듯 지역마다 고유의 생수 브랜드가 있으며, 각각 서로 다른 특징과 매력을 지니고 있다. 사실 물 본연의 맛으로만 험난한 생수 시장에서 살아남기는 힘들 것이다. 앞서 언급한 ‘에비앙’의 경우, 월드스타인 마돈나가 에비앙으로 목욕을 했다는 이야기로 마케팅을 펼친 바 있다. 어쩌면 소비자들은 물병에 담긴 물을 마시는 것이 아니라, 그 이미지를 마시는지도 모르겠다. 다양한 매력을 지닌 우리나라의 브랜드들도 각자 스토리를 가지고 정체성을 구축해야만, 다가올 물의 전쟁 속에서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이다.
글 정진욱 Chung Jinwook
사진 심규호 Shim Kyuho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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