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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이 Jan 05. 2024

운동

운동이 내게 알려준 교훈


운동을 통한 변화


 나는 운동을 좋아하는 사람은 아니었다. 고등학교 체육시간이나 학교 끝나고 친구들과 어쩌다 한 번 농구를 하거나 운동장을 뛰는 것이 전부였다. 대부분의 시간은 책상에 앉아서 생활하였고, 이는 성인이 되어 대학에 진학한 후에도 이어졌다. 체육시간이 없으니 운동은 더욱 하지 않았고, 불규칙한 생활습관과 과도한 음주까지 더해져 건강이 계속 악화되었다. 그러다가 우연히 기숙사 룸메이트에게 끌려가 학교 앞 헬스장에서 PT를 등록하여 헬스를 접하게 되었고, 그것이 군대에 온 지금까지 이어졌다.


 입대 전에는 일주일에 3-4번 정도 운동을 하였지만, 지금은 주 7일 운동을 한다. 운동을 하지 않은 날이면 뭔가 허전한 기분이 들 정도이다. 그렇게 매일 운동에 식단도 조금씩 조절하다 보니, 성인 이후 혹처럼 불어났던 턱살과 볼살이 줄어들었고, 뱃살은 아직 남아있지만 근육도 많이 성장하였다. 체력과 건강도 입대 전에 비해 크게 향상되었다.


 운동으로 체감한 가장 큰 변화는 쉽게 피로해지지 않는다는 것이다. 입대 전 운동과 담을 쌓았던 시절에는 일이 많거나 시험기간이 되면 피곤한 날이 많았다. 이는 카페인에 의존한 생활습관과 함께 만성 피로로 인한 집중력 저하로 이어졌다. 그러나 지금은 밤낮 없는 3교대 근무가 이어져도 잠깐 피곤해할 뿐 조금만 휴식을 하고 나면 금세 집중력을 되찾는다. 고된 작업이 있는 날에도 몸은 피곤하지만 정신은 또렷하고, 작업이 끝나면 몸이 저절로 운동을 하러 간다. 저녁에도 힘이 남아 독서나 공부 등 다른 생산적인 활동을 찾아서 하게 되었다.

 

 어떤 일을 하더라도 체력이 뒷받침되지 않는다면 그 사람의 능력에 관계없이 어느 순간 활동에 제약이 찾아온다. 문명 발전을 이끈 위대한 사상가들 중에서도 연구에 너무 깊게 몰입한 나머지 자신의 몸을 신경 쓰지 못해 단명한 이들이 많다. 체력은 모든 활동의 기반이다. 이를 신경 쓰지 못하면 결국 어떠한 일도 제대로 수행할 수 없을 것이다.


체력만큼 중요한 것


"자신의 몸이 가질 수 있는 아름다움과 강함을 보지 못하고 늙는 것은 부끄러운 일이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 소크라테스가 남긴 말이다. 고대 철학자인 소크라테스가 운동과 관련된 명언을 했다는 사실은 사뭇 놀랍다. 실제로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은 학문 수양뿐만 아니라 신체 단련에도 엄청난 노력을 기울였다. 고대 그리스 철학자들의 조각상이 탄탄한 근육을 가진 것으로 묘사된 것도 그러한 이유이다. '건강한 신체에 건강한 정신이 깃든다'는 격언을 몸소 실천한 것이다. 그들이 운동으로 얻은 것은 비단 건강한 신체만이 아니다. 앞서 말한 격언처럼 건강한 정신과 함께 중요한 삶의 태도를 배울 수 있다.


규율, 나 자신과의 약속


 나는 매일 운동을 한다. 컨디션이 너무 안 좋아 운동을 하면 더 나빠지겠다고 생각한 날을 제외하면 올해 2월부터는 거의 매일 운동을 했다. 휴가를 나가서도 일일권을 끊고 헬스장을 가거나 집 앞 철봉이나 평행봉에서 맨몸운동을 하였다. 그렇다면 나를 비롯해서 매일 운동을 하는 이들은 운동이 좋아서 매일 할 수 있는 것일까? 물론 운동에 재미가 들리면 그럴 수 있겠지만, 그렇다고 해서 운동을 하고 싶은 생각이 매일 드는 사람은 없다. 어떤 날은 유난히 몸이 피곤해서 운동을 하기 싫고, 기분이 안 좋아서 누워서 쉬고 싶은 날도 있다. 업무가 평소보다 늦게 끝난 직장인이라면 평소보다 운동이 더 가기 싫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매일 운동을 한다. 스스로 세운 '규율'을 지키기 위해서다.


 처음 운동을 시작했을 때는 근육통 때문에 다음날 운동을 하기가 너무 싫었다. 격하게 운동을 한 날에는 다음날 아침에 일어나는 것조차 힘들었다. 때문에 지금처럼 운동을 매일 하지는 않았다. 그러나 매주 꾸준히 해나갔다. 그것이 지금에서는 매일 같이 운동을 하는 습관이 되었다. 나 자신과의 약속, '규율'을 만들어낸 것이다.


 우리는 때로 남들과의 경쟁이나 비교를 통해 동기를 부여받는다. 다른 이들에 비해 뒤처지지 않고 더 나은 삶을 살기 위해서다. 이는 확실한 동기부여가 될 수 있지만 비교는 또 다른 비교를 낳기 때문에 만족감을 얻기 힘들다. 규율을 지키는 것은 비교할 대상을 필요로 하지 않는다. 나와의 약속을 지키는, 오직 나와의 싸움이기 때문이다. 어제의 나와 경쟁하면서 오롯이 나를 위한 발전을 거듭할 수 있다.


꾸준함의 무서움


 그렇다고 해서 운동을 매일 해야 한다는 말은 아니다. 중요한 것은 꾸준함이다. 매일 1개월을 격하게 운동하고 지쳐서 그만둔 사람과 1주일에 3번씩 1년간 꾸준히 운동하는 사람의 차이는 굉장할 것이다. 즉각적인 결과를 기대하는 것은 욕심이다. 쉽게 얻은 것은 쉽게 잃기 마련이다. 꾸준함이 진정한 성과를 만들어낸다.


 내 후임의 이야기를 통해 꾸준함의 성과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이제는 병장이 된 내 후임 J는 입대 시절 100kg이 넘었다. 그러다가 체중 감량을 결심하고 수십kg을 감량하였다. 어떻게 그것이 하루아침에 이루어졌겠는가. 운동을 결심한 상병 시절부터 나에게 거의 매일같이 운동 방법과 식단 정보 등을 물어보고 살을 빼기 위한 일념으로 체중 감량에 필요한 정보라면 종류를 불문하고 공부한 뒤 나와 이야기했다. 그리고 반년 간 옥상에서 사이클을 타고 식단을 조절했다. 하루도 거른 날이 없다. 그 꾸준함의 결과가 지금의 그의 모습이다.


 그러나 꾸준함을 실천하는 것은 쉽지 않다. 당장 지금 하고 있는 노력의 결과가 내 눈에 보이지 않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과정에 집중하라. 과정에서 배울 수 있는 점이 있다.


과정의 소중함


 운동을 하다 보면 어느 순간 한계지점에 도달할 때가 있다. 매일 눈에 띄게 운동기록이 증가하다가 더 이상 증가하지 않는 지점이 찾아오기도 하고 꾸준히 운동을 해도 몸이 잘 변하지 않는 시점이 온다. 이전과 비슷한 무게를 들어 올리는 데 이전보다 더 힘이 들기도 하다. 이 시기에 운동의 재미를 잃고 그만두는 사람들이 많다. 그러나 그 고통을 견뎌내야 우리는 한계지점을 돌파할 수 있다.


"나를 죽이지 못하는 고통은 나를 더욱 강하게 만든다."


 독일의 철학자 니체의 명언이다. 니체는 우리의 삶은 고통이라고 말했다. 인생의 다음 단계로 나아가기 위해서는 그 고통을 감내하고 고난을 마주해야 한다.


 꾸준함을 실천하는 것 또한 고통의 연속이다.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에게는 매일 예측 불가능한 상황이 발생한다. 계획한 일이 뜻대로 이루어지지 않기도 하고, 뜻밖의 사고를 겪기도 한다. 이러한 상황에서 매일 꾸준함을 실천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일이다. 그러나 앞에서 말했듯 우리의 삶은 고통의 연속이다. 그러니 고통을 감내하고 고난을 마주하라. 이것이 운동이 나에게 알려준 가장 큰 교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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