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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재이 Jan 08. 2024

독서

지금 시대에도 책을 읽어야 하는 이유



콘텐츠의 시대, 자리를 잃은 책


 20살 이후 지금까지 몇 권의 책을 읽었는가? 가장 감명 깊게 읽은 책은 무엇인가? 이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할 수 있는 사람은 많지 않다. 콘텐츠 범람의 시대, 즐길거리와 볼거리는 무한히 많아졌지만, 그중에서 책을 선택하는 이들은 많지 않다. 12시간짜리 넷플릭스 시리즈도 볼 시간이 아까워 유튜브에 있는 1시간짜리 요약본을 보는 시대에 시간을 들여 책을 읽을 사람이 얼마나 있겠는가. 그러나 책을 읽어야 할 이유는 무궁무진하다. 이 장에서는 내가 군대에서 시작한 독서습관과 책을 읽어야 할 이유에 대해 말하겠다.




독서의 이유


 '3권', 앞 단락에서 던진 질문에 대한 나의 답이다. 부끄러운 답이지만, 이보다도 적은 답을 내는 이들이 더 많을 것이다. 고등학교 시절엔 책을 많이 읽었지만, 생활기록부를 채우기 위해서 읽는다는 느낌이 강했다. 거기에 더해 대학 진학 후에는 전공책을 읽는 것도 독서의 일환이라는 핑계로 독서를 멀리했다. 운 좋게도 군대는 책을 접하기 아주 좋은 공간이다. 진중문고가 부대별로 배치되어 있으며, 스마트폰을 제출한 이후 생활관에서 간단히 볼 만한 것이 책이기 때문이다. 책으로 스마트폰을 대체할 수 있는 것이다.


 나 또한 훈련소에서 남는 시간에 책을 읽기 위해 입대 전 책 2권을 가져갔고, 격리기간 일주일 만에 다 읽어버려 다른 훈련병의 책을 빌려야 했다. 그렇게 조금씩 읽던 책이 속도가 붙어 어느덧 40권을 넘었고, 책도 잘 사지 않던 내가 휴가 때 서점을 들러 책을 사 모으고, 블로그에 독후감도 쓰게 되었다. 독서를 통해 독서가 단순히 시간을 보내는 것 외에 많은 효과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이를 통해 책을 읽어야 할 이유에 대해 몇 가지 이야기하겠다.




작가와의 대화


 글을 쓰면서 느끼는 점이지만, 책을 쓴다는 것은 엄청난 작업이다. 분량도 분량이지만 정리되어있지 않은 생각을 글로 정리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기에 책의 갈래를 불문하고 책에는 작가의 생각과 인생 전체가 고스란히 담겨 있다. 따라서 책을 통해 단방향이지만 그 책을 쓴 작가와 대화를 나눌 수 있다. 특정 분야에서 성공한 이들이 쓴 책이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생각한다. 짧은 시간의 인터뷰로는 알 수 없는 그 사람의 인생과 가치관, 삶의 자세를 자세히 엿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를 통해 우리는 작가의 삶을 간접적으로 경험하고 배울 점들을 모아 우리 삶에 적용해 볼 수 있다.




콘텐츠의 파도 속에서 빠져나오기


 혹자는 독서의 중요성을 강조하는 나에게 이런 의문을 제기할 수 있다. '유튜브만 봐도 필요한 정보는 다 알 수 있는데 요즘 시대에 시간을 들여 책을 읽어야 할 이유가 있는가?'


 반은 맞고 반은 틀린 말이다. 기술의 발전으로 영상 콘텐츠를 언제 어디서든 쉽게 만들 수 있게 되면서 정보를 제공하는 영상을 쉽게 접할 수 있게 되었다. 그러나 이러한 영상 콘텐츠는 조회수를 위해 정보를 쉽고 간결하게 전달하는 경우가 많기 때문에 집중은 잘 될 수 있지만 텍스트로 된 콘텐츠보다 그 깊이가 상대적으로 떨어지고 기억에 오래 남지 않는다.

 

 유튜브로 시청한 많은 정보 제공 영상들 중 기억에 오래 남는 영상이 있는가? 거의 없을 것이다. 있다 하더라도 영상에 담긴 내용 중 일부에 불과할 것이다. 자극 위주의 영상 콘텐츠의 한계이다. 더욱이 양질의 정보가 담긴 영상들이 많다고는 해도 그 주변에 더 많은 재미와 자극을 추구하는 영상의 유혹을 떨쳐내기는 힘들다. 앞에서 말한 도파민 중독을 치유하기 위해서도 영상이 아닌 글로 된 책에 집중하는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


 더불어 영상 콘텐츠는 다양한 음향과 시각효과가 사용하여 시청자들의 도파민을 충족시킬 수는 있지만, 자극에만 그쳐 시청 후 생각할 거리나 여운을 제공하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 반면 책은 내용을 이해하기 위해 내용을 곱씹어 보게 하여 독자들에게 생각할 거리를 제공한다. 생각하는 힘을 기르는 것이다.




다양한 책, 다양한 관점


 앞서 말했듯 책에는 작가의 가치관이 담겨있다. 그러나 사람마다 저마다의 가치관이 있고, 비슷한 주제의 책이라도 작가가 다르면 조금씩 다른 이야기를 하고, 같은 주제에 대해 정반대의 입장을 들어볼 수도 있다. 때문에 다양한 책을 통해 우리는 다양한 관점을 갖고 폭넓은 사고를 할 수 있다.




기록의 중요성


 꾸준한 독서를 하며 깨달은 점은 단순히 책을 읽는 것뿐만 아니라 책을 읽은 후에 조금씩이라도 내용과 감상을 기록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이다. 아쉽게도 나는 군생활동안 읽은 책 중 상당수를 기록하지 않았는데, 이러다 보니 일병 시절 읽었던 책들은 대부분 기억이 나지 않는다. 같은 책을 다시 펼쳐보면 기억이 나겠지만, 이보다 더 효과적인 방법은 책을 읽은 후 그 내용과 감상을 간단하게라도 기록하는 것이다.


 책을 읽은 후 그대로 책장을 덮어버리면 몇 시간 만에 그 내용은 망각된다. 그러나 기록을 하는 행위 자체만으로 책의 내용이 우리 기억 속에 더 오래 저장되며, 내용을 정리해 놓으면 필요할 때 다시 찾아볼 수 있다. 이를 느껴 몇 달 전부터는 책을 읽은 후에 짧게라도 블로그에 내용과 감상을 정리하고 있다. 책 내용을 다시 곱씹어 보면서 책을 여러 번 읽은 효과를 보고 있다.



비판적 사고


 끝으로 비판적 독서법에 대해 이야기하겠다. 책을 무조건 많이 읽는다고 좋은 것은 아니다. 앞서 말했듯이 읽기만 해서는 내용은 쉽게 망각되는 이유도 있지만, 더 큰 이유는 좋은 책들도 많지만, 안 좋은 책들도 너무 많다는 것이다.

 

 책도 일종의 상품이다. 유명한 연예인이나 인플루언서들이 자신의 생각을 담은 자전적 에세이를 쓰거나 자신의 전문분야에 대한 책을 쓰는 경우도 많다. 이 경우 책의 내용과는 무관하기 작가의 권위에 힘입어 단기간에 베스트셀러에 오르는 경우가 많이 있다. 작가에 대한 팬심으로 그 책을 구매하는 행위를 비판할 의도는 없지만, 우리가 경계해야 할 것은 그 작가를 잘 모르는 사람들이 작가의 권위에 힘입어 내용이 빈약한 책을 구매하는 것이다.


 특히 요즘 유행하는 자기 계발 서적이나 재테크 관련 서적에 안 좋은 책들이 많다고 생각한다. 자기 계발과 재테크에 관심을 갖는 것이 잘못된 것이 아니다. 나도 이러한 종류의 책을 최근에 많이 읽었다. 다만 독자들의 불안한 심리를 이용해서 계속해서 책을 구매하게 만드는 작가나 출판사들의 행태는 잘못되었다고 생각한다. 해당 종류의 책들에서 배울 수 있는 점들도 많이 있다. 그러나 특수한 상황에서 비롯 되어 범용적으로 적용될 수 없는 경우가 있으며 과학적 근거가 빈약한 개인적인 견해를 주장하는 경우도 있다.


 이러한 상황에서 필요한 것이 바로 비판적 독서이다. 책의 내용을 무비판적으로 받아들이지 않고 주장의 근거가 빈약하지 않은지, 결론이 허무맹랑하지 않은지 등 책의 내용에 지속적으로 의문을 제기하고 내 삶에 필요하다고 생각되는 부분을 찾아서 이를 실천하는 것이다.



 책이 곧 정답은 아니다. 정답으로 가는 길에 도움이 될 뿐이다. 그러나 우리 삶에서 책 이외에 참고할 만한 양질의 자료가 많지 않은 것 또한 실이다. 집중력을 빼앗긴 이 시대에 좋은 독서습관을 통해 생각하는 법을 길러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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