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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aytowin Dec 04. 2022

아나 마리아 마뚜떼, 「태만의 죄」

사전적 의미와 문맥적 의미

스페인 문학은 영미 문학과 다른 부분들이 있습니다. 우선 등장인물의 이름이 정말 낯설죠. 아마도 우리나라는 영미문화의 영향이 큰 것 때문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이 소설로 수업을 할 때에는 등장인물들의 이름을 여러 차례 불러주고 설명을 한 다음 수업을 시작합니다. '로뻬'는 주인공, '로께 엘 메디아노'는 로뻬와 같이 일하는 사람, '에메떼리오 루이스 에레디아'는 로뻬를 거두어준 사람, '프란시스까'는 에메떼리오의 딸, '마누엘 엔리께스'는 로뻬의 친구, '돈 로렌소'는 로뻬의 선생님.



이번 글에서는 단어의 사전적 의미와 문맥적 의미에 대해서 다룹니다. 이 소설에서는 제목의 문맥적 의미를 살피는 것이 중요합니다. 제목의 뜻을 사전적인 의미로 접근하게 되면, 소설의 결말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을 수 있습니다.



태만

- 사전적 의미: 열심히 하려는 마음이 없고 게으름 (네이버 사전)

- 문맥적 의미: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지 않은 모든 것


- 사전적 의미: 1. 양심이나 도리에 벗어난 행위. 2. 잘못이나 허물로 인하여 벌을 받을 만한 일 (네이버 사전)

- 문맥적 의미: 책임을 다하지 않았을 때 치르어야 하는 잘못의 대가를 가져오는 것



「태만의 죄」 줄거리

로뻬는 꽤 명석한 아이였습니다. 학교를 그만둔 지 3년이 지났지만, 학교 선생님은 그를 매우 명석한 아이로 기억하고 있습니다. 로뻬는 고아가 된 이후로 기댈 곳이 없었고, 에메떼리오는 그를 거두어줍니다. 로뻬는 에메떼리오의 가축을 돌보는 일을 5년 동안 하게 됩니다. 5년이 지난 후 로뻬는 마누엘 엔리께스를 보게 되고, 격정적인 감정에 휩싸여 돌이킬 수 없는 일을 저지릅니다.



'태만'과 '죄'를 사전적인 의미로 접근했을 때에

이 소설의 제목을 사전적으로 접근한다면, 로뻬의 행동을 이해하는 데에 어려움을 겪게 됩니다. 왜냐하면 로뻬는 5년 동안 열심히 목동 일을 했기 때문입니다. 로뻬는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에메떼리오도 마찬가지였습니다. 그는 5년 동안 가족을 부양하기 위해서 애를 썼습니다. 에메떼리오도 게으르지 않았습니다. '태만'이라는 사전적 의미로는 소설의 주제를 파악하는 것이 어렵게 됩니다. 또한 태만의 결과 두 사람이 치루어야 하는 대가가 상당히 무거운데, 사전적인 의미로는 소설의 결말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태만'과 '죄'를 문맥적 의미로 접근한다면

로뻬와 에메떼리오는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습니다. 좋은 결과를 만들기 위해서 최선을 다하지 않았을 때의 결과가 정말 참혹한데, 그 상황을 받아들이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왜냐하면 정말 두 사람이 그 정도까지 잘못을 했던 것인지 물을 수 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소설의 문맥적 의미에서 접근한다면 그렇다고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철학적 해석학에 따른다면

해석은 실천입니다. 해석이란 텍스트를 읽고 그것을 자신의 것으로 만드는 과정입니다. 저는 앞의 글에서 그것을 '전유(appropriation)'이라고 이야기했습니다. 소설을 다룬 후에는 수업을 이렇게 마칩니다.


"가장 좋은 결과를 만들 수 있도록 노력하지 않은 모든 것(시간)의 대가는 ☐☐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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