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서영화 논술반
여기에서는 학생들의 이야기를 다루지 않는다. 학생들의 이야기는 "중학교 방과후학교에서" 세 번째 글과 네 번째 글에서 다룰 예정이다. 이 글에서는 방과후학교에 대한 나의 전략적인 접근에 대해서 이야기를 하는 게 좋겠다.
논술반 이름 정하기
논술반의 이름은 "독서영화 논술반"으로 정했다. 독서 논술반으로 하는 것보다 영화를 추가하면 학생들이 좋아할 것 같았다. 『타이탄의 도구들』에서도 네이밍이 얼마나 중요한지 강조하고 있다. 패스트캠퍼스의 <브랜딩 강의>에서도 여러 강사님들이 네이밍에 대해서 꽤 많은 시간을 할애해서 강의한다. 그때에는 브랜딩이나 네이밍에 대한 개념이 없어서, 특별히 고민을 하지 않고 "독서영화 논술반"이라고 이름을 지었다. 처음 수업을 맡은 4기보다 그다음 해 1기에 더 많은 학생이 신청을 해 주었는데, 학생들이 많은 신청을 해 준 이유는 논술반의 이름 때문인 것 같다.
4기에는 "영화 논술반"이라고 했고, 그다음 해에는 "독서영화 논술반"이라고 했다. 앞에 "독서"라고 이름을 넣었다. 방과후학교 조교를 하면서 알게 된 것인데, "독서"를 넣은 이유는 학부모님 때문이었다. 방과후학교 강좌를 학생들이 선택할 수도 있고, 학부모님들이 로그인을 하셔서 수업을 신청할 수도 있다. 영화 논술반이라고 하면 즐기는 시간 같이 여겨지지지만, 독서라는 단어가 들어가면 달라진다. 학부모님들에게는 '독서'라는 단어가 더 중요하실 테니까.
2009년 4기부터 2010년 4기까지 수강 인원
앞에서 이야기했듯이 나는 중학교 방과후학교 조교로 근무하면서 수업을 함께 진행했기 때문에 방과후학교 시스템에 접근할 수 있는 권한이 있었다. 아래의 사진에서 내가 맡은 수업의 이름과 학생 인원을 확인할 수 있다. 사진은 2009년 4기부터 2010년 4기까지 순서대로 실는다.
처음 맡았던 2009년 4기
두 반을 맡았다. 처음 10명으로 시작했다. 방과후학교 부장님께서 도와주신 덕분이다.
2010년 1기
12명인 수강인원을 줄여서 3반으로 개설하고 싶다고 부장님께 말씀을 드렸다. 기본반 2반과 심화반 1반으로 꾸리고 싶다고 했다. 어차피 월요일부터 토요일까지 학교에서 근무를 하므로, 반을 늘리는 것은 나에게 부담이 없었다. 반을 하나 더 늘리는 대신에 내가 한 반에 수용할 수 있는 인원을 12명에서 8명으로 줄이겠다고 했다. 부장님께 이야기를 할 때에는 조금 적은 인원으로 수업을 하면 집중도를 높일 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12명 정원의 2반이면 24명이고, 8명 정원의 3반이면 24명이다. 정원은 같다. 그렇지만 내가 생각한 것은 학생의 숫자보다는 반의 개설이었다. 요일을 하나 더 추가하면 학생들의 선택에 도움이 될 것 같았다. 그리고 방과후조교의 계약은 2년으로 되어 있었기 때문에, 나에게는 초조한 것이나 급할 것이 없었다. 나는 1기를 준비하면서 2기를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2기에 더 많은 학생들이 수강할 수 있도록 반을 세 개로 늘리는 것이 중요했다.
정원은 8명이었는데, 대기자가 있어서 추가로 한 명씩, 두 명의 신청을 더 받을 수 있게 허락을 맡았다.
2010년 2기
2기에는 대기자가 꽤 많았다. 그래서 정원을 8명에서 12명으로 늘려달라고 요청했다. 12명으로 정원을 늘렸지만, 대기자가 20명 가까이 있었다.
2010년 3기
2010년 3기가 시작될 때에는 나는 반을 5개로 늘리고 싶다고 말씀을 드렸다. 2기에는 대기자가 19명이었지만, 3기에는 대기자가 24명으로 늘어났기 때문이다. 12명씩 두 반을 더 꾸리고 싶다고 말씀드렸다. 그렇지만 승인되지 않았다. 방과후부장님께서는 비교과 과목에서 내가 차지하는 비중이 너무 많아서 요청을 받아들일 수 없다고 이야기하셨다(방과후학교는 교과 과목과 비교과 과목으로 나누어져 있었는데, 논술은 비교과 과목이었다). 그때에 내가 원하는 것을 얻기 위해서 조심스럽게 이야기를 하지 않은 것에 후회가 된다. 내가 혼자 너무 잘난 줄 알았다. 그때에는.
2010년 4기
방과후학교 마지막 학기
3기에는 내가 기고만장해져서 수업을 좀 어렵게 했다. 나는 이 정도는 알아야 한다고 생각했고, 나와 같이 수업을 한 친구들의 수준이 올라갔다고 생각을 해서, 내가 하고 싶은 수업을 했다. 그게 제일 문제였다. 3기에는 셔우드 앤더슨의 「달걀」로 수업도 했었는데, 그때는 나도 그 소설이 무엇을 얘기하는지도 몰랐다. 내가 제일 좋아하는 작가여서 선택을 했는데, 아무리 읽어도 무슨 소리인지 몰랐는데 수업을 하다니. 지금 생각하면 너무나도 끔찍한 일이다. 뭔가 있어 보이는 거에 마음을 쓰면 안 된다. 내가 하고 싶은 것을 하는 것이 아니라, 학생에게 유익한 시간이 되는 수업을 해야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