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비비안 광 Oct 13. 2021

#3 산 넘어 산

첫째가 9개월이 되었다.


형님은 아주버님 회사에서 부부동반으로 제주도 여행을 보내준다고 아침부터 자랑을 했다.


아들 셋은 어쩔 거냐고 물었다.

묵묵부답이다.

혹시 애들 봐줄 사람으로 나를 생각하고 있냐고 물었다.

또 묵묵부답이다.

그런 모양이다.

거절의 뉘앙스로 물었기에 더 이상 신경 쓰지 않았다.


형님네가 출발하기 전 날

돌 지난 딸을 데리고 작은 시누이가 왔다.

형님네 애들을 봐줄 사람이다.


형님은 떠났고

수 틀린 작은 시누이는 쥐도 새도 모르게 사라졌다.

(무엇때문에 사라졌는지 아직도 모른다.)


제기랄

졸지에 아들 넷이 되었다.

거기에 시부모님까지

혼자 2박 3일 독박 썼다.


형님이 돌아왔다.

내가 좋아하는 메이커의 바디로션을 사 왔다.

서랍 깊숙이 처박아두었다.

쓰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작년에 버렸다.







매거진의 이전글 #2 미역국은 눈물이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