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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sie Aug 11. 2017

그런 날이 있었다

오늘처럼

가슴이 너무 아픈데

경쾌하게 걸은 적이 있었다.


차라리 울고 싶은데

눈물도 나오지 않을 때가 있었다.


화가 날 일 같은데

태연한 듯 가만 있던 적 있었다.


*


이제 울고 싶지 않은데

눈물이 터져 나오던 날이 있었다.


눈물에 온 몸이 잠긴 채

지구에 홀로인 듯할 때가 있었다.


소리없이 눈물만 흘려도

마음은 절규와 몸부림인 적 있었다.


*


더는 생각지 않기로 했는데

더욱 생각이 난 적 있었다.


사랑해야 함에도 사랑할 수 없던 날들과

미워하고 싶으나 미워할 수 없던 날들이 있었다.


행복한 순간에도 슬픔이 전해져 오거나

슬픈 날들에도 행복을 느낄 때가 있었다.


*


이 모든 것들이

하루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면서도


너무나 아까워

소중히 가슴에 담은 날이 있었다.


오늘처럼.



Copyright ⓒ 2017. Essie. All Rights Reserve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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