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슴이 너무 아픈데
경쾌하게 걸은 적이 있었다.
차라리 울고 싶은데
눈물도 나오지 않을 때가 있었다.
화가 날 일 같은데
태연한 듯 가만 있던 적 있었다.
*
이제 울고 싶지 않은데
눈물이 터져 나오던 날이 있었다.
눈물에 온 몸이 잠긴 채
지구에 홀로인 듯할 때가 있었다.
소리없이 눈물만 흘려도
마음은 절규와 몸부림인 적 있었다.
*
더는 생각지 않기로 했는데
더욱 생각이 난 적 있었다.
사랑해야 함에도 사랑할 수 없던 날들과
미워하고 싶으나 미워할 수 없던 날들이 있었다.
행복한 순간에도 슬픔이 전해져 오거나
슬픈 날들에도 행복을 느낄 때가 있었다.
*
이 모든 것들이
하루빨리 지나가기를 바라면서도
너무나 아까워
소중히 가슴에 담은 날이 있었다.
오늘처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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