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김치가 너무 짜서 웃었다
가지과인 고추가루를 끊었다. 자주 나오는 두드러기 피부 때문이다. 뭔가를 마음 먹으면 결심하고 실행하는데 시간이 얼마나 오래걸리는지, 시어머님이 정성스럽게 담궈준 김치는 더이상 매워 먹을 수 없고..
그런데 김치가 너무 먹고 싶었다.
미루고 미뤘던 백김치를 드디어 오늘 담았다. 배추 2포기, 무 1개.
배추를 씻고, 절이고, 무를 나박 썰고, 정성껏 만들었다.
목욕을 하고, 주방을 정리하고, "이제 간이 맞는지 맛만 보면 되겠다" 하고 한 숟갈 떠먹었다.
이런~ 이렇게 짤수가..소금을 너무 많이 넣었다. 어찌나 너무 짠지 슬픈 웃음이 나왔다.
배추를 절이고 난 물.
"버리기 아깝고 배추랑 무에서 나온 물인데 버릴수 없지. 간도 다 배어있는데."
그래서 그 물을 그대로 백김치 국물로 사용하기로 했다.
실수였다.
절임물은 이미 배추 속 수분과 소금이 녹아있어서 염도가 매우 높았다.
그걸 그대로 쓰면 백김치는 바로 과염 상태가 된다는걸 왜 나는 경험을 통해 배우는가?
절임용 소금과 국물 간.
이 둘은 다르다.
절임물을 재사용하려면 처음부터 소금을 절반만 넣어야 한다.
왜냐하면:
절임 단계에서 한 번
국물 단계에서 또 한 번
두 번 간을 하기 때문이다.
간을 봤을 때 "맛있다" 싶으면 이미 짠 것이다.
백김치 국물은 "어? 이게 간이 맞나?" 싶을 정도로 약간 싱거워야 한다.
왜냐하면:
배추가 국물 간을 빨아먹는다
무도 국물 간을 빨아먹는다
하루만 지나도 간이 확 달라진다
처음에 "딱 맞네!" 하면 다음날엔 "너무 짜..."가 된다.
물을 넣었다.
원래 김치통을 뒤집어 물을 거의 다 빼고 다시 새롭게 물을 넉넉히 넣었다.
그리고 하루가 지났다.
운이 좋은 덕분인지 지금은 맛있게 먹고 있다.
백김치 국물이 시원하고, 아삭한 배추와 물의 식감이 참 좋다.
나처럼 정성스럽게 담근 김치가 짜면 물을 넣으면 된다.
배를 갈아 체에 바쳐서 국물을 넣어도 된다.
설탕을 조금 넣어도 된다.
물은 언제든 다시 붓을 수 있다.
김치는 정성도 중요하지만, 구조를 알면 실패가 줄어든다.
⭐ 절임물 재사용할 생각이라면 소금은 반만
⭐ 국물 간은 싱겁게
⭐ 짜면 물 추가
이것만 기억하면 된다.
다음에는 제대로 된 레시피를 공유하려고 한다.
배추 2포기, 무 1개로 만드는 실패하지 않는 백김치.
기대해주시길.
힐링키친 이스타..라는 이름이 부끄러운 오늘이다.
하지만 실수는 늘 사람을 성장 시키니깐 감사하며 오늘도 마무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