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0화▲
빛의 방향으로
빛의 뿌리 #03 희망을 싣고 빛의 방향으로 달린다
루돌프 사슴코는 매우 반짝이는 코~딱지~♬
만일 내가 봤다면 불붙는다 했겠지~렁이~♬
크리스마스가 되면 이 정체 모를 노래를 부르는 아이들이 많았다. 특히 아이들은 코딱지와 지렁이 부분에서 웃었다. 코딱지든, 지렁이든 중요치 않다. 루돌프는 어떤 방법으로든 아이들을 즐겁게 할 생각을 하는 듯하다. 중요한 건, 희망이란 선물을 빛나는 아이들에게 건네주기 위해 하루하루 나아가는 듯하다.
그리고 결국엔 아이들을 만난다.
2주 차 루돌프와 썰매
착한 일도 했고, 선물도 생각했다. 이제 2주 차 수업, 선물을 가져다줄 루돌프와 썰매를 만든다.
아이들은 루돌프가 가져다준 희망에 본인들의 빛나는 상상력을 더한다. 아이들이 내 마음에 그려 준 네 장의 명작을 소개한다.
1. 세심함과 보살핌
아이는 산타할아버지가 비 맞을까 봐 걱정돼서, 썰매에 우산을 달아준다. 이 따뜻한 마음에 어린 시절이 떠오른다. 비 오는 날, 교문에서 우산을 들고 나를 기다리던 어머니가 생각난다.
2. 사랑
산타할아버지가 춥지 말라고 블록하나를 썰매에 넣어준다. 손난로이다. 추운 겨울, 아랫목 이불속으로 내 두 손을 꼭 쥐고 데려가던 할머니가 생각난다.
3. 존중
아이는 루돌프가 어두운 밤길 조심하길 바라며, 썰매 앞에 헤드라이트를 표현한다. 내가 만난 몇몇 아이들은 도로에서 죽은 동물을 크게 안타까워했다. 이 아이는 그런 아이들 중 하나였다. 아이는 루돌프를 소중한 생명으로 여기는 모습이었다. 루돌프가 지나가는 자리엔 희망이 싹튼다. 아이는 그 희망을 밝혀주려 했다.
세상은 마음의 창이다. 이 말이 참이라면, 이 아이는 자신을 소중하게 여기기 때문에 다른 생명을 소중하게 여긴다. 돌아보면, 이 아이뿐 아니라 만났던 많은 아이들이 이랬다. 더 돌아보면, 나도 이 시절을 지나왔다. 이미 난 나를 세상 누구보다 아끼고 사랑했다. 이미 난 세상을 존중하고 있었다. 내가 이미 했었다. 그리고 우리 모두가 했었다. 언제든지 할 수 있다. 자신감을 갖고 용기를 내자.
①자신감
수업을 하다 보면 작품이 무너지고, 부서지는 일이 종종 일어난다. 좌절하고 실망스러워하는 꼬맹이 신사, 숙녀분들께 항상 하던 말이 있다. "네가 만들었던 것은 언제든지 다시 만들 수 있어. 네 맘 속에 만들었던 조립도가 이미 새겨져 있어. 다시 해볼까."
② 용기
난 초 집중 상태가 된다. 이 순간 아이가 내는 용기의 불빛은 그 어떤 것보다도 빛난다. 그 불빛을 꺼뜨리지 않으려면 작은 불씨 다루듯 정성을 다해야 한다.
잠시 후, 아이는 더 근사한 작품을 만들어낸다. 불빛이 활활 타오르는 이 작품을 난 기적이라 부른다. 아이의 용기가 기적을 만들어낸 것이다. "오호! 짝짝짝! 봐! 할 수 있잖아. 네가 했던 것은 언제든지 할 수 있어. 오히려 더 멋있어졌는데. 와우! 어떻게 하면 안 되는지도 알게 됐고, 다시 만드는 방법도 알았네."
손바닥을 펴고 하이파이브한다. 부딪히는 아이의 손바닥을 통해 전달받은 기적의 선물이 지금에서야 보인다. 아이는 내가 지금 용기 없는 부분을 어떻게 알았는지, 앞으로 가져가야 할 용기가 무엇인지를 그려놓았다.
4. 감사
썰매에 사탕으로 비유한 블록을 넣는다. 이유를 물어보니 아이의 대답은 "아빠, 엄마 선물"이라고 한다. 선물을 받을 생각이 아니라 선물을 준다고 한다. 이유가 궁금해 물어보니, 이 아이는 아빠, 엄마가 산타인 걸 알고 있다. 사탕은 엄마, 아빠에 대한 감사의 표시였다.
난 머리를 빠르게 회전시켜 이왕이면 편지도 넣자고 제안한다. 블록을 들고, 글씨를 쓰고, 봉투를 동봉하는 과정에서 연기의 합이 척척 맞는다. 이 순간 아이의 손엔 안 보이는 색연필이 생기고, 블록엔 '사랑해요'라는 아름다운 글씨가 떠오른다. 아이는 마술사가 되어 입으로 "쪼옥" 효과음을 낸다. 입술에서 나온 사랑은 봉투로 날아가 하트 스티커가 되어 붙는다. 아이는 블록하나에 사랑을 담은 예술을 만들어낸다. 난 아이가 펼치는 환상의 마술쇼를 코 앞에서 관람했다.
▲11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