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깝고 소중한 , 그래서

당연한 것들 by 이적

by 오정연

이적님의 노래를 좋아한다.

그의 곡 `거짓말 거짓말 거짓말`처럼 뭉클함이 끓어오르게 하는, `하늘 달리다` 같은 씩씩함이 있어서 좋다,

대중에게도,여러 노래경연 프로그램에서 참가자들이 선호하는 아티스트로, 그의 이름은 이미 익숙하다.

그의 곡 `다행이다`는 자신의 부인을 위해 만들었지만 결혼식 축하곡으로도 자주 리는데 신혼의 첫 걸음에 참 어울리는 곡이다.

나는 이분의 솔로 곡도 좋지만 듀엣으로 함께 한 카니발의 `거위의 꿈`, 패닉시절의 `달팽이`를 더 많이 좋아했었다.


이적님의 노래엔 다채로운 색깔과 깊이 있는 메시지 그리고 그가 지닌 특별한 음악성으로 인해 `그래서 어떤 노래가 좋아요?`라고 물어온다면 하나를 꼭 집어 추천하기가 어렵다.

그의 가창은 바리톤과 테너를 모두 아우를 것 같은 음색이라 더할 나위 없이 매력적이지만, 두세 번을 곱씹어 볼 만한 가사 또한 그의 삶을 대하는 태도가 고스란히 진해져 한층 더 깊이가 있다. 딸아이가 별에 대한 그림책을 만들어 달라 주문하니 `별과 혜성 이야기`를 지어주고 출판한 뒤 `어느 날`, 기다릴 께 기다려 줘` 등의 후속작까지 꾸준히 출간해 온 그는 순간순간의 와닿는 경험을, 말로 그리고 행동으로, 살아 숨 쉬게 들어내는 사람이구나 싶었다.

2020년 백상예술 대상을 우연히 시청하다 특별무대에 선 아역배우들을 보았다. 그들의 맑고 순수한 목소리로 부른 `당연한 것들`을 보며 나도 모르게 눈시울이 붉어져 있었다. 곡 안에 담은 많은 의미들을 어린 친구들의 진솔함으로 전해 들으니 가사 하나하나가 마음안에 콕~콕~ 들어왔다.

[56회 백상] 특별무대 - 김강훈, 정현준, 김규리, 최유리, 김준│당연한 것들♬ (원곡 : 이적) - YouTube 장면


`우리가 살아왔던 평범한 나날들이 다

얼마나 소중한지 알아버렸죠.

당연히 끌어안고 당연히 사랑하던 날

다시 돌아올 때까지 우리 힘껏 웃어요.` (당연할 것들 가사 일부)


코로나 팬데믹 시절을 거치며 이전에는 깊이 생각해 보지 못했을 소중함을 떠올리게 되었다. 주변에 항상 존재했거나 매일 볼 수 있어서 몰랐지만 사라지거나 당연해지지 않을 수도 있는 것들, 아직은 일상에서 쉽게 접하는 것들 하나하나에 대해 새삼 감사함이 느껴졌다.


https://youtu.be/2QRfYuTZ4Iw?si=ueSv3ik8z4a-mwlb

이적 - 당연한 것들 [유희열의 스케치북/You Heeyeol’s Sketchbook] | KBS 201113 방송

그 당연했던 대상은 자연이고 물건이고 사람이기도 했다. 우리가 매일매일 숨 쉬는 공기도, 목마를 때 쪼르르 따라 마실 수 있는 물도, 늘 그 자리에서 그 계절의 색감을 보여주며 서 있는 나무도, 단단하게 자리해 믿고 건널 수 있게 해주는 철제 다리도, 낮과 밤을 알려주는 태양과 달도 항상 곁에 있으니 당연하다 여겼다. 내 어린 시절 엄마가 갖 지어준 밥과 반찬이 담겼던 도시락도, 깔끔하게 서랍에 담겼던 옷들도, 잘 정돈된 보금자리도 늘 아무 생각 없이 누렸다.


지금 내 곁에 있는 가족이나 친구들도 언제나 부르면 만날 수 있고 집에 가서 볼 수 있는 사이라 여겼다. 어찌 보면 없어서는 안 될 소중한 대상들인데, 우리는 사소함으로 가벼이 여기며 살아오지는 않았는지 이 노래가 찬찬히 나에게 일깨워주는 듯하다.


그리고 당연했지만 잃어버리고 나서야 후회하는 것들을 생각하게 되었다. 현생에 사는 우리는 `갓생`을 부르짖으며 안정된 미래를 위해, 더 많은 소유를 위해 학벌, 경제력, 인맥을 늘려가지만, 정작 내가 존재하기 위해서 반드시 필요하고 중요했던 가치들은 대수롭지 않게 지나쳤거나 별거 아닌 취급을 하고 살아오진 않았는지를 노래는 또 묻는 것 같았다.


누구에게나 공평한 자연의 혜택도, 사랑과 배려와 돌봄의 근원인 가족과 친구들의 존재도, 생각해 보면 소중히 여겨야 오래 함께할 수 있음을 팬데믹 시절을 지나며 더욱 느끼게 되었던 것 같다. `있을 때 잘해`라는 즐거운 농담 같은 말이 생각하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일까.


하늘과 땅 그리고 자연이 주는 선물 같은 공기, 물, 흙들도, 나를 존재하고 하고 단단한 뿌리로 있게 하는 가족과 친구들도 만나는 순간순간을 귀하게 여기며 살아야겠다 다짐해 본다.


`더 늦기 전에`

지금이라도 애써볼 의무가 나에게 있으니

재활용이나 분리수거,

1회용 물품 사용 줄이기 등 환경을 위한 실천부터,

늘 곁에 있어 잠시 소중함을 놓쳤던

가족과 친구들에게

오늘 나는 또 한 번 안부를 전해보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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