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2악장 `아다지오`
KISTI(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에서 발간하는 간행물 ``과학향기` 2014년 12월 칼럼 `멍 때려야 뇌가 쌩쌩해진다?!` 편에서는 뉴튼의 사과나 아르키메데스의 유레카를 예로 들어 한 이론을 소개 했다.
미국의 뇌과학자 마커스 라이클 박사는 지난 2001년 뇌영상 장비를 통해 사람이 아무런 인지 활동을 하지 않을 때 활성화되는 뇌의 특정 부위를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 DMN)’라고 그의 논문을 통해 명명했다. 마치 컴퓨터를 리셋하게 되면 초기 설정(default)으로 돌아가는 것처럼 아무런 생각을 하지 않고 휴식을 취할 때 바로 뇌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가 활성화된다는 의미다. (멍 때려야 뇌가 쌩쌩해진다?! (KISTI의 과학향기 칼럼 중 일부 요약)
바쁜 일상에서 특히나 이동하는 지하철이나 버스 그리고 잠자리에서 조차 스마트폰 화면을 들여다 보거나 잡다한 생각들로 가득 채워 마치 뇌가 쉼 없이 돌아가는 공회전 상태가 되어지는 경험을 필자도 종종 하게 된다. `스트레스 & 두뇌건강 측정기`에 나의 두뇌를 맡겨보니 뇌파에서 두뇌활동 정도와 두뇌 스트레스가 `과부하`, `매우 높음`을 알려왔다.
소개한 앞의 칼럼에서는 `멍해 있는 것은 뇌에 휴식을 줄 뿐 아니라 자기의식을 다듬는 활동을 하는 기회가 되며 평소에는 미처 생각하지 못한 영감이나 문제 해결 능력을 준다.`는 메세지를 통해 지금을 살아가는 우리에게 `멍 때리기`의 중요성을 전하고 있었고, 필자 역시도 `뇌의 휴식`이 절실한 상황이다.
가끔 마음이 힘들어지거나 꽉 들어찬 기분이 느껴질 때 마다 필자는 하나씩 꺼내어 시도해 보는 것들이 있다. 아무런 잡념없이 그냥 집이나 직장 근처 공원이나 산책로 걷기, 공용 밴치에 앉거나 창 넓은 카페에서 바깥풍경 구경하기, 물결 잔잔한 한강 바라보기, 그리고 지금은 종영된 EBS `가만히 멍 TV 보기`를 유튜브에서 만나기, 정말 아무것도 안하고 쇼파에 앉아 아주 조금 보이는 하늘의 구름 바라보기, 그리고 또 하나가 눈 감고 클래식 음악 듣기다.
그중 오후에 주로 선택하게 되는 곡이 `Mozart Adagio Form Clarinet Concerto: 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중 2악장 아다지오`다. 영화 `아웃 오브 아프리카`의 ost로도 실렸던 아름답고 잔잔한 곡이다.
`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A장조 K.622 중 2악장 아다지오`. 이곡은 모차르트가 생전 마지막으로 남긴 작품들 중의 하나인 것도 의미있게 다가온다.
https://www.youtube.com/watch?v=3y0esQe2BnI&list=RD3y0esQe2BnI&start_radio=1
몇백 세기를 거슬러 대중을 사로잡고, 작품성이나 모든 면에서 최고의 경지에 도달한 음악가인 모차르트. 그가 너무 이른 나이인 35세에 요절하게 된 배경에는 인지도가 높아진 시기에 오페라 <마술피리>의 작곡을 맡아 진행하는 가운데 진혼곡을 작곡해달라는 주문을 추가로 받고, 어쩔수 없이 황제의 대관식에 맞춰 상연할 오페라 주문을 겹쳐 받았던 꽉 들어찬 그의 일과가 있었다. 격무로 인한 고열과 부종에 시달리다가 급기야 설사와 구토로 쓰러진 후 다시는 일어날 수 없었다는 안타까운 사연이다.
그가 휴식과 `멍 때리기`의 시간을 확보할 여유가 있었더라면 우리는 더 많은 주옥같은 그의 곡을 만날 수 있었을까 싶어진다.
상담을 진행하다 보면 번 아웃을 호소하는 이들을 의외로 자주 접한다. 무리하게 일을 쌓는 과정에서는
`거절하지 못해서`,
`무리인 것은 알지만 분담해 줄 사람이 없어서`,
` 일이 많고 힘들다고 호소해 봐도 바뀌지 않아서`,
`미래가 불안정해서 뭔가 계속 붙잡고 가야 한다는 절박함으로 인해`,
`그렇게 살아야 되는 것으로만 알고 살았다`. 등 다양한 마음 속 소리들을 접할 수 있었다.
모차르트는 어린 시절부터 천재성이 발현되어 부모에 의해 채워지는 삶을 일찌감치 경험했고, 가족과의 여행마저도 연주 여행, 작곡 여행으로 불려지는 것을 보니, 생애 자체가 늘 정해진 일정을 도장 찍듯 소화하기 바빴나 싶어 안타까움과 깊은 연민이 느껴진다.
모짜르트 클라리넷 협주곡 `아다지오`는 그래서 그가 빼곡한 일정 중에서 잘 하는 음악을 통해서 간간히 쉬어가는 사람이였고, 자신이 작곡한 이 곡을 들으며 잠시의 휴식을 취했을 것이라는 상상을 하게 된다. 뼈 속 깊이 음악가인 그가 휴식조차 음악을 통해서 얻었을 것이라는 추측인 것이다. 작가는 글로 스트레스를 받지만 또 글을 통해 위안도 얻고, 화가 역시 창작의 고통은 있으나 자신의 그림을 가만히 바라보며 정적의 시간을 즐길 테니까 말이다. 하지만 그럼에도 일을 통해서 쉼을 얻는 것에는 한계가 있을 것이다.
채워지는 빡빡한 삶에 지쳐있는 누군가에게 권하고 싶은 `멍 때리기`와 비슷한 상담기법이 있다. 바로 `*마음챙김 명상`이다. 앞서 말했던 디폴트 모드 네트워크(default mode network ; DMN가 활성화되는 것이 과학적으로도 증명된 `명상`은 시중에 다양한 형태로 소개되고 있다.
그중에서 가볍게 실천할 수 있는 마음챙김 명상 중 하나인 `감각 명상`을 소개한다. 시도해 보는 어떤 것에도 정답은 없다. 그냥 그 순간 자신이 자연스럽게 느껴지는 데로 마음을 따라가 본다. 아래는 필자가 이 글을 쓰고 있는 순간 그 자리에 서 진행해 본 감각명상이니 참고해 보면 좋겠다.
아무런 생각 없이 멍 때리듯 내 주위에 펼쳐진 시각적인 것들을 먼저 주목해본다.
`시계가 보이고, 투명한 병에 담긴 보라색 꽃이 보인다`
`온도계가 보이고 부채도 보인다, 그리고 핸드폰도`.
그 다음은 청각적인 것들에게 마음을 향해 본다.
`자판 두드리는 소리, 시계의 째깍 거리는 소리`,
`컴퓨터 냉각팬 돌아가는 소리`,
`외부에서 들리는 자동차 소리`,
`복도에서 들리는 행인의 발걸음 소리`.
이번에는 후각으로 가 본다.
`계절감을 전해오는 꽃 향기`,
`머그잔의 커피 향`,
`손등의 핸드크림 향기`가 은은하게 퍼진다.
다음은 촉각의 차례다. 일단 바깥으로부터 오는 감각에 집중해 본다.
`실내화와 양말이 겹치는 부분에서 올라오는 습기`,
`목덜미에 닿는 옷깃의 빳빳함`,
`이마에 닿는 앞머리의 간질거림`,
그리고 몸 안에서 느껴지는 감각도 느껴본다.
`눈물 약이 간절해 지는 건조하고 뻑뻑한 눈가`,
`자꾸 긁고 싶은 갈망이 오는 코 안의 간지러움`,
`아직은 소화가 더 필요한 더부룩함이 감지되는 위장`.
마지막으로는 가벼운 차 한 잔이나, 간단한 견과류에 집중해 미각을 느낀다.
이때는 후각으로 향을 즐기고, 촉각으로 목 넘김이나 씹히는 과정에서 오는 질감도 알아차려 본다.
그런 후에 달고 고소하고, 시원하고, 살짝 시고, 약간은 쓰거나 아니면 여러 맛이 블렌딩된 오묘함을 느껴본다. 미각으로 감각 명상을 더 깊이 체험하고 싶다면 `*건포도 명상`을 참고해 봐도 좋겠다.
고민과 생각으로부터 벗어나 오롯이 나만을 위한 시간이다.
잘 볼 수 있는 나의 시력에 감사하고,
주변의 무언가를 놓치지 않고 들을 수 있는 나의 청력에 감사한 마음을 보낸다.
다양한 맛의 향연을 즐길 수 있는 미각에도,
향기나 냄새를 알아차릴 수 있는 후각에도,
주변의 대상들을 느낄 수 있거나 내 안의 작은 움직임들도 감지해 낼 수 있는 몸의 청진기인 촉각이 있어
감사함을 느낄 수 있는 순간이다.
그리고 내가 살아 있음을 자각할 수 있는 호흡 또한 감사하며 집중해 보자.
심리학과 명상을 접목시켜 오래 활동해 오신 덕성여대 김정호 교수님의 `열숨 명상`을 활용해 보면 따라 하기가 훨씬 수월할 것이다.
들숨에 ‘하나-’ 라고 속으로 말한다.
날숨에 ‘미소-’ 라고 속으로 말한다.
들숨에 ‘둘-’ 이라고 속으로 말한다.
날숨에 ‘미소-’ 이라고 속으로 말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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들숨에 ‘열-’ 이라고 속으로 말한다.
날숨에 ‘미소-’ 이라고 속으로 말한다.
이와 같이 ‘미소-’를 사용하면 얼굴이 이완되면서 편안해진다. ‘미소-’ 말고도 ‘감사-’, ‘사랑-’, ‘자비-’ ‘평화-’ 등 자신의 마음에 드는 단어를 사용해도 좋다. 이렇게 하면 순수한 명상이라기보다 긍정심리적 요소가 포함된 ‘하이브리드 명상’인데 마음을 편안하고 긍정적으로 만들어주는 효과가 있다. 즉, 명상으로 마음을 비우고 긍정심리의 요소로 마음을 채운다.
[출처] [MPPT: 호흡 명상] <나를 안아주는 열숨 명상>: https://m.blog.naver.com/peace_2011/221472577914
멍때리고 비우라고 하더니 뭘 또 하라는 거냐는 의문이 들 수도 있다. 너무 채워져 있을때는 의도적으로 비워내려 해도 습관적으로 무언가가 들어차기 마련이다. 그래서 복잡한 상념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건강한 채움으로, 역설적이지만 `뇌의 쉼`을 얻는 것이다. `감각 명상`이나 `열숨 명상`하는 동안은 오롯이 내가 초점이 되고 나 자신을 위해 에너지를 집중하게 되는 것이다.
오후의 짧은 휴식 시간에 나는 오늘도 모차르트의 `아다지오`를 듣는다. 이글을 읽고 있는 지금 이 순간, 당신의 오늘에 `쉼표`가 있고 `즐거운 멍 때리기`가 함께 하기를 바라는 바이다.
*마음챙김 명상: 마음 챙김[mindfulness] 출처 심리학용어사전
불교 수행 전통에서 기원한 심리학적 구성 개념으로 현재 순간을 있는 그대로 수용적인 태도로 자각하는 것을 말한다.
*건포도명상: 건포도 먹기 과정을 통하여 변화되는 신체적 감각을 알아차리는 마음챙김을 바탕으로 한 명상치료기법의 하나
상담학 사전 편 참조
https://terms.naver.com/entry.naver?docId=5673225&cid=62841&categoryId=62841