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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Estella Apr 17. 2022

얼레벌레 한 걸음은 걸은 것 같다

2022.04.04 - 2022.04.17



지지난주에 분명 음식이 들어가기 시작해서 괜찮아질 것 같다고 했었는데,

그러고 나서 2주 동안이나 못 돌아온 이유.


괜찮은 게 괜찮은 게 아니었다.






4월 4일 월요일


이때까진 좋았다.


컨디션도 나아졌 다고 생각 했 고, 앞으로 교육코치로 어떻게 해야 할지 싱크 맞추고 달리는 일만 남았었다.


그런 줄 알았다.



4월 5일 화요일


1차 (이게 1차일 줄은 꿈에도 몰랐다) 대 전쟁 시작.


어마어마한 이슈 (라고 쓰고 에러라고 읽는다) 가 터지는 바람에 모든 업무 올 스탑 후 상담 투입.


다행히 이날 오전에 수액을 세게 맞고 가서 마무리까지 잘 버틸 수 있었다.



4월 6일 수요일


불행인지 다행인지 휴무.


드디어 수영 수업을 갔고, 다시 원점으로 돌아간 몸뚱이를 만날 수 있었다.


다음날 이른 출근 스케줄이라 낮잠을 자면 밤에 일찍 못 잘 것 같아 카페에 갔고,

데이터리안 데이터 분석 실전반 1주 차 진도를 나갔다.


이 날 처음으로 solvesql 어려움 난이도 문제를 하나 해결했고, 너무 신나서 늦게 잤다.



4월 7일 목요일


화요일에 발생한 이슈가 나름 좀 수습되어, 이날은 교육코치 업무 진행.


우리 팀에 첫 교육코치인 나에게 어떤 걸 바라는지 팀원들 의견도 들어보고, 앞으로 내가 어떤 일을 할 건지 공유도 하는 티타임도 진행하고 팀원들과 얼라인 맞추는 시간을 가졌다.


그리고 교육팀 리더님과의 첫 미팅.

최근 몇 달간 일복이 없어졌다고 했었는데, 집 나간 일 복이 돌아왔다.


나름 초대형 프로젝트의 전담팀 담당자로 앞으로 업무를 진행하게 되었고,

원래 목표였던 학교 무사 졸업의 시한을 2년에서 한 3년 정도로 늘려야겠다고 생각했다.



4월 8일 금요일


가장 접점이 많은 협력팀 담당자 두 분과 짧게 미팅.


평온하고 따뜻한 금요일이었고, 이때 야근을 할 게 아니라 병원을 갔어야 했다.



4월 9일 토요일


엄마랑 벚꽃놀이.


이 날 벚꽃 안 봤으면 이번 봄에 영영 벚꽃놀이 못 했을 거다.


이때까지도 제대로 먹지를 못해 컨디션이 회복되기 전이라 걷다가 쉬다가를 반복했는데,

그래도 엄마랑 걷는 시간이라 나름 좋았다.



4월 10일 일요일


한 달에 두어 번 돌아오는 주말 근무.


평온했다. 퇴근 전 까지는.


퇴근길 지하철에서부터 속이 뒤집히더니 집에 도착함과 동시에 구역질이 멈추지 않아

밤새 화장실에서 변기통 부여잡고 선잠을 잤다.



4월 11일 월요일


아침까지도 회복이 되지 않아 회사에 양해를 구하고 출근을 미뤘다.


다 비워냈는지 좀 괜찮아진 것 같아 택시를 타고 출근을 했는데, 잘못된 선택이었던 것 같다.


택시에서도 내내 올라오는 구역질을 참느라 고생하고,

도착해서 두 시간 가까이 화장실에서 나오질 못해서 결국 조퇴.


회사 근처 다니던 병원에 가서 수액 처방을 받고 다시 택시로 귀가.


계속 이러는 이유가 뭘까 했는데, 원인은 생각보다 단순했다.


코로나 이후 체력이 떨어져서 소화력도 떨어지니 먹으면 체하고, 토하고.

토하느라 또 체력이 떨어지고 제대로 먹지를 못 했으니 체력이 더 떨어지고.

안 먹다 보니 위랑 장이 멈춰버리고.


해결방법은 더 단순한데, 그냥 먹기.


토해도 먹고, 울렁거려도 먹고, 어떻게든 다 먹기.


이게 무슨 무식한 치료법인가 싶었는데, 이게 맞더라.



4월 12일 화요일


급하게 휴무를 내고 원래 금요일에 잡혀 있던 건강검진을 당겨서 다녀왔다.


계속 토하는데 괜찮은가 싶어 위 내시경을 했는데 다행히 위랑 식도는 멀쩡하다고 했다.

그래도 코로나 후유증 + 원래 가지고 있던 질환 때문에 CT 촬영까지 마치고 귀가.


건강검진 식권으로 시래깃국과 샌드위치 중 선택해서 먹을 수 있었는데,

그래도 차가운 샌드위치보다는 따뜻한 국이 나을 것 같아 시래깃국으로 선택해서 도전.


생각보다 맛있게 잘 먹었고, 그다음에 속이 안 좋긴 했지만 계속 먹었다.



4월 13일 수요일


없던 사이 화요일에 또 2차 대 전쟁이 발발했더라.


이때까지만 해도 속이 가라앉질 않아서 재택으로 근무했는데,

하루에 쉬는 시간도 없이 채팅상담 100개 넘게 달리고 내일부터는 출근하기로.


너무 정신없이 일 해서 기억에 남는 게 딱히 없다.



4월 14일 목요일


교육코치 온보딩 과정으로 다른 교육코치의 교육 참관 일정 진행.

어떻게 교육해야 하는지 오래간만에 교육받는 입장으로 들어보니 새로운 시야가 트이는 기분이었다.


교육자료도 만들고 상담도 하다 보니 하루도 금방 지나가고, 이것저것 하다 보니 새벽이더라.


다음날도 휴무라 오전 8시에 수영 수업이 있었는데 집 도착해서 누우니 새벽 세시라

앞으로 체력관리를 어떻게 해야 하나 또 고민이 되는 순간이었다.



4월 15일 금요일


오전 8시에 수영을 다녀오고, 엄마가 진달래 보러 가고 싶다고 해서 부천의 진달래 동산에 다녀왔다.


날씨도 선선하고 햇살도 좋고 평일이라 생각보다 사람도 적어서 엄마랑 산책하며 한 시간 넘게 수다 떨고 놀면서 꽃구경하고 왔다.


집 가는 길에 갑자기 영화나 볼까? 싶어 신비한 동물들과 덤블도어의 비밀도 보고,


여유 있고 행복하고, 완벽한 휴일이었다.




4월 16일 토요일


회사의 친한 분들과 두 번째로 다녀온 등산 모임.

이번엔 인원이 한 명 늘고, 더 쉬운 코스인 아차산으로 다녀왔다.

등산이라고 쓰고 산책이라고 읽는 코스였지만 나름 힘들고 재밌었다.


등산의 목적이 먹방인 모임이라 산에서 내려오자마자 한 시간 웨이팅 후 신토불이 떡볶이를 순식간에 먹어 치우고,

2차로 천호동 순두부 골목에서 두부와 막걸리 먹방.


몸살에 끙끙 앓으며 다음 등산은 없다고 다짐했지만 언제 또 정신 차리면 산을 타고 있을지 모른다.



4월 17일 일요일


오전 10시에 통계 과외 듣고, 멘붕이 왔다가 얼레벌레 수습하고

데이터리안 데이터 분석 실전반 2주 차 진도 끝!


내일은 제발 실시간 강의를 들을 수 있길 바라며 solvesql 문제 몇 개만 풀고 자야지 결심했는데,

월요일 이른 출근이 예정되어 있어 적당히 마무리하고 자야겠다.


 




방통대만 등록하면 일복이 터지는 이상한 일이 세 번째 일어나고 있어서 이번 학기 교양과목 과제는 일찌감치 놔버렸다.

그래도 전공과목은 수료하고 싶은데, 이 체력에 이 스케줄로 가능할지 심각하게 고민 중이다.


SQL이나 R 다루는 건 너무 재밌는데 통계학은 너무 어렵고... 데이터 분석... 할 수 있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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