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힐링독서 : 니체읽기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 4

by 에스더esther

"도덕적 감각의 역사를 위해서"

인간적인, 너무도 인간적인 것에 대한 사색은 다른 말로 표현하자면 결국, 심리학적 고찰이다. 깊숙한

사색의 심연으로 파고 들어가는 것. 결핍되기 쉬운.


니체는 심리학의 관점에서 도덕적 감각의 기원과

역사를 찾아 나가려 시도한다. 모든 사회학적인

문제를 제기하고 해결하려는 학문으로 본 것이다.


'의미치료' 공부를 하고 있는 나로서는 심리학에 대한 니체의 접근이 참으로 고맙다. 그러나 한편,

심리학적 고찰의 위험성에 대해서도 귀 기울인다.

심리학적 고찰의 경솔함이 인간의 판단과 추리에 가장 위험한 함정을 만들어 왔고,
잇달아 새로운 함정을 파게 될 것이 확실
하다면 지금으로서는 돌 위에 돌을, 자갈
위에 자갈을 쉬지 않고 쌓아 올리는 노동의
지구력이 필요하며, 이와 같은 하찮은 노동을
부끄러워하지 않고, 노동을 멸시하는 어떠한
것에도 저항할 만한 절제된 용기가 필요하다.
(p.52중에서)

노동이 분명하다. 심리학적인 접근을 하기 위한

과정은 지독하게 품이 들어가기 때문이다. 이제 조금씩 '의미치료'를 공부하는 소감이기도 하다.


니체는 '인간적인 너무나 인간적인'것에 대한 수많은 개개의 관찰이 심리학적 고찰의 기반위

에서 가장 진지한 성과가 나타난 것으로 본다.


이번 장에서는 선과 악에 대한 고찰이 꽤 많으

분량을 차지한다. 선함과 악함을 지배하는 힘과

계급의 위계로 보는 것이 흥미롭기도 하다.


"선과 악의 개념은 이중의 경위를 가지고 있다.

그 '하나'는 지배하는 종족과 계급의 영혼에

있어서다. 선에는 선으로, 악에는 악으로 보복

할 수 있는 힘을 가지고 있고, 실제로 보복한다.

즉 감사할 줄 알고 복수심 강한 사람을 선하다고 한다. 무력해서 보복할 수 없는 사람은 악으로

여긴다." (p.57)


특히, 니체가 우울증에 대하여 언급하는 부분은

명쾌한 논조를 띠고 있다. 타인에 대한 동감과

배려 때문에 생기는 병으로 단정하는 것이다.


가장 의미있게 다가온 니체의 견해중 하나는 그가

'호의'에 대하여 친절하게 설명해준 부분이다.

마치, 부드러운 티라미슈처럼 마음을 채운다.

호의 : 크고 드문 것보다 작지만 헤아릴 수 없을 만큼 빈번해서 아주 영향력 있는 것에,
학문은 더 많은 주의를 기울여야 하는데, 이런
것들 가운데는 호의도 포함되어야 한다.

내가 의미하는 바는 교제에 있어 친숙함을 나타내는 여러 표현들, 눈웃음이나 악수같은
일반적으로 거의 모든 인간 행위를 감싸고
따라 다니는 그 유쾌한 심정을 말한다.
(p.59중에서)

읽으면 읽을 수록 니체에 대한 생각이 보들보들

해진다. 강철 같기만 했던 그가 이렇게 부드러운

티라미슈가 될 줄이야. 오늘은 호의를 배운다.


눈 웃음이나 악수 같은 유쾌한 심정으로 호의를

베푸는 것이 무엇이 어렵겠는가. 만나는 이들마다

인갑답게 호의를 주고 받기로 다시한번 다짐한다.


니체의 말이 너무 좋아 이번 장의 마무리는 그저

'호의'에 대한 부분에서 잠깐 멈추고 만다. 따뜻한

표현 속에서 조금 더 머물고 싶기 때문이다.


"절친한 동료나 가족 속에서의 생활은 오로지 그

호의에 의해서만이 싱싱하게 피어난다. 선량함,

우정, 마음의 고결함은 끊임없이 솟아나는 비이기적인 충동의 드러남이며 동정과 자비와

헌신이라고 불리는 충동의 잘 알려진 표현보다도

훨씬 강력하게 문화를 건설해 온 것이다."

(p.59)


아, 참 따뜻하다.

모두들, 이 따뜻함으로

부디 무탈하시고, 평안하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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