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희의 사진소설
헤어진 모든 것들은 사랑한 것들이고,
사랑한 모든 것들은 낯선 것들이다.
우리는 낯선 것들과 만나서 사랑하고,
낯선 것들과 이별한다.
방랑 역시 낯선 것들과의 조우이다.
조우는 고통이고, 고통은 신음한다.
그래서 방랑은 신음이다.
그러나 고통을 두려워 하지 않는 신음이다.
(p.4중에서)
떠돌아 보면 세계는 어디나 같습니다.
그리고 자신은 자신 이전의 온전한 자신으로
이미 존재했다는 것을 어렴풋이 느끼게 되었
습니다. 그것은 형상도 없고 질량도 없으며,
무색무취하여 오감으로 만질 수도 느낄 수도
없습니다.
그래서 그 어렴풋하던 경험을 쉽게 잊어 버렸습니다. 자신을 만나고도 자신을
잃어버린 것입니다.
('영원한 방랑'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