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
새벽이면 걷다 오는 물가에 버드나무들이
심어져 있다. <나를 위해 울어주는 버드나무>
라는 시집도 있지만, 버드나무들의 모습을
보면 식물에게도 감정이 있으리라는 생각이
실감이 난다. 특히 그중 한 그루를 볼 때마다
이상하게 마음이 움직이는데, 뭔가 나에게
말을 하고 있는것 같아서다. 뭘까. 뭐라고
하는걸까. 그걸 들으려고 한참 서 있을 때가
있다. 언어로 하지 않는 말이니 설령 들었다
해도 옮겨 적기는 어렵다. 굳이, 억지로 옮겨
적자면........하루는 이렇게 말하더랬다.
울지 마라고. 그럴 거 없다고.
그 말이 맞다.
그럴 거 없다.
(p.5 '인사'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