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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스더esther Oct 28. 2023

휴강을 틈탄 알짜배기 가을소풍

  윤동주 문학관,  그리고 시인의 언덕

 

창의문 지나 윤동주 문학관


마침, 오후 수업 한 과목이 휴강이다. 야호!!!!!틈새를

노린 가을소풍이다. 학교에서 부암동으로 동기들끼리

삼삼오오 움직인다. 일단, 식후경으로 '자하 손만두'의

만둣국을 즐긴다. 미각을 만족시키는 미슐랭 맛집이다.


든든히 배를 채우고 나선 길의 첫 관문은 창의문이다.

조선 1623년 당시 인조반정이 일어나면서 능양군을

비롯한 의군들이 이 문을 도끼로 부수고 궁에 들어가

반정에 성공한 곳이다. 능양군은 인조로 즉위하였다.


<창의문_photo by esther>


유서깊은 역사를 지니고 있는 창의문을 지나니 바로

윤동주 문학관이다. '자화상'이라는 시를 읽다 보면

나오는 우물이 있다. 문학관을 들어서자 '자화상'의

구절이 새겨진 유리관이 있고, 그 속에 우물이 있다.


우물을 지나니, 이번에는 열린 우물이다. 하늘 빛을

온통 받아 내는 우물. 너도 나도 열린 우물 길을 거친

후에 또 다른 우물을 만난다. 사방이 막혀 닫힌 우물,

시인 윤동주의 일생이 스크린에 펼쳐지는 공간이다.


<윤동주 문학관_photo by esther>


단풍이 곱게 물드는 길, '시인의 언덕'으로 향한다.

비탈길에는 윤동주 시화 공모전 출품작들이 길게

줄 서 있다. 낭만에 취해서 '우물 안에 비친 사나이'

(시,<자화상>에 나오는 구절)와도 인사를 나눈다.


'시인의 언덕', 조망지점에서 한 숨 쉬어가는 동안

검은 돌에 새겨진 '서시'를 읽는다. 언제 읊어봐도

질리지 않는 시, "죽는 날까지 하늘을 우러러 한 점

부끄러움이 없기를..." 윤동주의 진심이 느껴진다.


<시인의 언덕_photo by esther>


시인 윤동주의 언덕길을 구비구비 넘어서니 명불허전,

유명한 초소책방이 모습을 나타낸다. 평소에도 와보고

싶었던 카페다. 인왕산의 넉넉한 분위기 만큼이나 만원

세례를 맞이하고 있는 책방 카페에서 동기들과 노닌다.


어느 덧, 단꿈 꾸듯 행복한 가을소풍이 마무리 시간을

맞이한다. 이제는 왔던 길로 되 돌아가 학교로 향한다.

남은 수업을 무사히 마치고 학교 문을 나서니 주위가

캄캄해 졌다. 눈을 들어 바라보 달이 엄청 둥글다.


<초소책방_photo by esther>
<보름달_photo by esther>


p.s. 살다보면 뜻밖의 행운이 찾아올 때가 있는데,

오늘 같은 날이다. 중간에 낀 수업이 휴강 

누린 '가을소풍'의 짜릿함이 바로 그 행운이니까.


단풍이 곱게 물들 듯, 우리의 마음도 물이 든다.

윤동주의 작품 속, "별 하나에 추억과, 별 하나에

사랑"이 고스란히 단풍에 새겨진 오늘, 참 좋다.


감동이 사라지기 전, 숨숨코치 에스더 drea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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