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에스더esther Jan 20. 2024

              설경의 학습

                               녹지 않은 기억들


순백의 한 주간


<경회루의 설경_photo by esther>


이번 주, 온통 세상이 순백으로 쏟아져 내렸다.

눈 오는 경복궁을 쏘다닌 그날, 우산을 받쳤어도

소용 없었으니 함박눈과 싸락눈, 눈깨비까지

온통 변덕이 죽 끓듯 했다. 그래도 마냥 신이 났다.

선배들과 빨간 우산, 파란 우산, 핑크와 초록으로

궁궐 내부를 샅샅이 살피며 열심히 걸어 다녔다.


한 직장에서 거의 사십년을 봐온 선배님들이다.

작년 말, 정년퇴직한 선배  관광가이드

새로운 앙코르 커리어를 쌓아 가고 있는 중이다.

오늘의 궁궐 가이드를 자청해서 순백의 기쁨을

선물한 선배, 인생 제2막 멋 장식하면서

한발 앞서 걸어가는 귀한  잡이의 모습이다.


<우산 셋이 나란히_photo by esther>


경복궁을 그렇게 많이 들락거렸으면서도 그저

경회루만 갔다 하고 말았다는 걸 본격적인

선배의 가이드 투어를 하면서 비로소 깨닫는다.

궁궐 안쪽 마당으로 한참을 걸어 들어가

건청궁이 있고, 향기로움이 온 세상에 퍼진다는

향원정도 있다. 눈 속에서 더욱 더 빛나는 공간.


지금도 손에 잡힐 듯, 향원정의 품격이 고스란히

기억된다. 잠시 잠깐 내리던 눈발조차 멈추

다정한 고요함으로 취했던 시간, 사각이는 주변

풍경들마다 많은 것을  있다. 선배의 가이드

투어로 술, 술 엮어져 나오  속에 경복궁이

지니고 있는 수다한 역사의 퍼즐들이 맞춰졌다.



<향원정_photo by esther>


p.s. 오늘은 수업 전에 함박눈과 싸락눈을 번갈아

맞아가며 걷던 경복궁을 떠 올렸다. 행복한 기억이

생생한 감동의 순간을 재소환한다. 아직도 나리던

눈이 안 녹고 남아 있으니, 설경의 학습이다. 좋다.

흰 눈 속의 경회루와 설경에 둘러 쌓인 향원정에

속해 있는 느낌이다. 그러니 열심히 누릴 일이다.


 



수업 start~


숨숨코치 에스더 ♡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