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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에스더esther Apr 13. 2024

선유동 계곡의 봄 예습

   벚꽃에 취해 과거보러 가던 길


문경새재에서 예습을 하다


<문경새재 옛길보존기념비>


하루 휴가를 내고 문경을 다녀왔다. 사실,

토요일 수업을 위해서는 최대한 컨디션을

유지해야 되는걸 알면서도 쿨하게 발길을

옮겼다. 문경에서 수업 예습을 한 셈이다.


문경의 자랑인 선유동 계곡을 먼저 찾았다.

정말 신선들이 노닐기에 충분하도록 멋진

계곡이었다. 구비구비 휘감아 돌아가는 길,

벚꽃은 천지에 마냥 화사하게 피어 있었다.


<선유동 계곡>


이번 문경 선유동 계곡에서 가장 압권이었던 경험은

세심대에서의 세족이었다. 벚꽃 흩뿌려진 계곡물에

발을 담구고 세상도 잊고 나도 잊을뻔 했던 건 비밀,

한참을 시리게 발 담구고 있다가 현실로 돌아왔다.


계곡을 굽어 돌아드니 다시 마을이었다. 잠시 잠깐

신선이라도 되었던 듯 아삼 무사한 황홀경에 빠져

마음껏 누린 시간. 이제 문경새재 과거보러 떠나던

길을 찾아 나선다. 세상을 공부하러 가는 기분이다.


<선유동 제4곡_세심대>


참, 문경새재 과거보러 가던 길을 가기 전, 중간에

오미나라 양조장에 먼저 들른 것을 빠트릴뻔 했다.

그 곳에서 무려 6단계에 걸쳐  양조 시음을 했다.

8도의 스파클링 와인으로 시작해서 12도, 40도,

52도까지의 취기 달달한 순례의 시음이었다.


오미자로 와인을 만들어 세계시장에서 당당하게

자리잡은 오미나라의 기적이 놀랍다. 문경에서

유명한 특산물인 사과로도 술을 빚는다는 설명도

듣고, 직접 오미자 와인과 사과주를 시음했다.


<오미나라 시음>


조금씩의 시음이었어도 충분히 기분좋게 취한

오미나라에서 나와 이제 정말 과거를 보러 간다.

문경새재를 건너가는 수련의 길이 한층 정답다.

삼삼오오 가족 단위의 일행들도 모두 그렇다.


문경새재 아리랑비 앞에서 한참을 서 있었다.

공부를 하고 또 하고, 드디어 어느 경지엔가

이르러야 과거를 보러 길을 떠났을 사람들이

바로 이 길을 걸었을테니 자못 숙연해진다.


<문경새재와 옛길 박물관>


힘들고 뻐근한 하루치기 당일 문경여행, 정말

의미가 있는 시간이었다. 이제 지금은 수업을

위해 강의실에 들어와 잠시 숨고르기를 하고

있지만 아직 문경새재 옛길에 서있는듯 싶다.


드디어 나도 책을 펼친다. 예전 공부하던 이들에

비해 지금의 나는 얼마나 편안한가를 떠올린다.

잠시 힘들었던 뻐근함이 기분좋은 성장통으로

느껴진다. 고맙고 감사한 만학의 날들이 좋다.


<수업 start>


p.s. 벚꽃 흩날리던 문경에서의 꽃비 맞던 시간들이

참으로 잊지못할 가슴 속 풍경이 되었다. 아스라히

휘돌아 감기던 선유동 계곡길과  문경새재 구비길,

돌아보고 또 돌아봐도 좋을 귀한 예습의 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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