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랜서 요가강사의 현실
세상에는 많은 직업이 있다.
그리고 풀타임, 파트타임 등 시간에 따라
다양한 업무시간이 있을 것이다.
워라밸을 꿈꾸면서
사람들은 회사에 매이지 않고
재택을 하거나 프리랜서를 꿈꾸기도 한다.
이른 나이에 파이어족이 되기도 한다.
투자를 잘해서 여생을 걱정 없이 살 수도 있다.
오늘은 내가 해본 요가강사에 대해서만 다루기로 한다.
다른 세계에 대해선 잘 알지 못하고,
모르는 것에 대해 쓸 수는 없는 노릇이다.
내가 요가지도자 과정을 시작한 때는 9년 전.
마흔이 넘은 나이에 새롭게 무언가를 시작한다는 것은 쉽지 않은 일이었다.
되든 안 되든 시작했고,
요가지도자 3급, 2급 그리고 1급과 매트필라테스 지도자까지 1여 년간
지도자 과정에 매진하였다.
내가 궁금한 것은 왜 요가지도자 과정은 국가자격증이 아닌가 하는 것이다.
여기저기 우후죽순 생긴 협회에서 민간지도자 자격증을 남발한다.
한 두 달 과정이면 3급 정도의 자격증을 딸 수 있다.
대학교에 요가학과가 있기도 하다.
대학교 내 평생교육원에 있기도 하고,
일반 요가센터인데 지도자자격증을 발급하기도 한다.
한 달에 10~15만 원의 비용으로 요가센터를 주 2~3회 정도 다닐 수 있다.
그리고 복지관과 동사무소에서 요가과정이 전국적으로 개설이 되면서,
요가강사가 필요해졌고, 우후죽순 생겨난 요가자격증 기관에서는 요가강사를
배출하였다. 잘 맞아떨어졌다고 할 수 있다.
일반인 입장에서는 저렴한 비용에 요가에 접근할 수 있었다.
내가 아는 것이 요가업계의 모든 것이 아니라 조심스럽다만,
내가 보고 느낀 바에 의하면 말이다.
요가센터에서 요가지도자과정을 개설한 이유는
수익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라고 본다.
왜냐하면 요가지도자 과정은 1~2달에 100~200만 원의 비용이 발생하기 때문이다.
일반수강생을 받는 것보다 요가지도자 과정에 수강자를 받는 것이
훨씬 유리하다.
내가 아는 요가지도자 중에는 한국이 아니라 인도에서 혹은
미국에서 자격증을 취득한 사람들도 있다. 그리고 독학한 사람도 제법 있는 것으로 안다.
내가 왜 이 문제를 짚고 싶냐면,
요가자격증을 발급받아봐야 무용지물인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우선 민각자격증이라 검증이 안된다.
결국 공신력 있는 기관이던가,
그 기관의 추천, 혹은 지인 추천 혹은 몇 년의 경력 없이는
취직자체가 불가하다.
내가 3급일 때 6명, 2급일 때 8명, 1급일 때 열 명 정도의
동급생이 있었는데,
그중에 1~2명 이외에는 현재 요가강사인 사람이 없다.
큰 비용을 들여 취직도 되지 않는다는 것은 슬픈 일이다.
물론 취직이 아니라도 요가의 역사나 철학,
깊은 아사나의 세계에 대해 배우고,
집중적으로 훈련을 한다는 것이 본인에게
만족스럽고 보람된 시간일 수는 있다.
그러나 처음 요가지도자 과정을 듣기에 앞서
취직기회 제공이라던가 지속적인 관리 등은
그저 수강생을 모집하기 위한
허울 좋은 홍보에 지나지 않았다는 것은
자격증을 발급받고 빈둥거릴 때 뼈저리게 깨닫게 되는 것이다.
나처럼 아파트 커뮤니티 센터에서 요가수업을 개설하여 강사가 되었다 하더라도
그 지위는 프리랜서, 그리고 언제나 을의 위치이다.
복지관이나 동사무소의 경우에도 한 시간 수업료가 35.000~40.000원 정도이다.
최저시급제에 비하면 많이 받는다고 생각할 수도 있겠다.
그런데 오가는 시간 한 시간을 제외하고,
품위유지비와 여러 가지 등을 감안할 때 결코 많지 않은 수업료이다.
일단 새벽 시간을 제외하고
선호하는 시간이 딱 정해져 있다.
오전 9~11시 정도, 오후 6~9시 정도.
한 곳에서 수업이 서너 개 이어지면 좋지만
그런 경우는 흔하지 않다. 2개만 되어도 아주 고마운 상황이다.
그리고 4대 보험이 안 된다. 프리랜서라 실업급여도 없다.
코로나 시기에 전국적으로 쉬게 된 많은 요가강사들이 약간의 지원을 받았다.
요가강사를 떠올리면 적당히 늘씬하고 예쁘고
말도 잘하고 마음도 따뜻하고 등등 좋은 이미지가 제각각 있을 것이다.
그래서 오늘 내가 빛 좋은 개살구, 요가강사로 제목을 지은 것이다.
딱 보기 좋고 듣기 좋은 이름, 요가강사.
젊은 나이에 요가를 진짜 사랑해서 평생 요가를 하며
유유자적, 경제적 보상 없이 가난하게 살 각오가 된 사람이 요가를 하기 바란다.
4대 보험은 기본이고, 퇴직금까지 나오는 회사로 들어가길 바란다.
요가센터를 차린다면 차별화된 무언가가 있지 않는 한
참 어려워 보인다. 저렴하게 배울 수 있는데, 굳이 비싼 센터에 갈 이유가 없기 때문이다.
내 생각엔 그런데 또 다를 수 있다는 것도 감안한다.
그리고 이건 정말 조심스럽지만,
모 대학의 체육과 교수이면서 요가필라테스 센터의 원장을 맡은
그분을 봤을 때,
전혀 요가와 닮지 않았음을 밝힌다.
겉으로 아름답고 품위 있어 보였지만,
자기의 안위 외에는 관심도 없고
조그만 것으로도 삐치고,
돈 벌 궁리에 혈안이 된 그분은 더 이상 보고 싶지 않다.
특히 요가지도자 과정을 밟고 나서
그분을 좋게 보는 사람을 보지 못했다.
예를 들면, 본인의 센터에서
수업을 맡기면서 3개월간은 인턴이라며 시급 일만 원을 주었다.
요가강사 입장에서 그 센터에서 강사로 일을 하기만 해도
포트폴리오에 올릴 수 있다는 걸 알고 이용하는 것이다.
모 요가복 브랜드와 협업하여 본인이 40% 할인해서 들여온 요가복을
지도가 과정의 수강생들에게 20% 할인해서 되팔았다. 그럴 수 있다.
문제는 새로운 급수 시험을 치를 때마다 단체복을 맞추게 하여,
본인의 수익을 올렸다는 거다. 현금영수증이나 카드결제도 안 되었고,
무조건 현금이었다.
다시 9년 젼으로 돌아간다면 인도나 미국에서 국제공인 자격증을 취득하겠다.
아니면 요가는 취미로 하고 돈 잘버는 다른 일을 택하겠다.
거기 들인 비용으로 차라리 대학원에 가서 다른 자격증 과정을 공부하겠다.
지금 내가 이런 글을 쓰는 이유는
어제 관리소장과 대판 싸웠기 때문이다.
여기는 요가필라테스동호회가 주민들의 발의와 동의로 만들어져서
나를 요가강사로 쓰는 구조이다.
그런데 에어컨이 고장나거나, 전단지를 붙이거나 할 때
요가강사로서 설움을 느낄 때가 많았다.
아침마다 요가교실 열쇠를 가지러 들어갈 때마다
달갑지 않은 눈빛, 마치 나에게 돈버는 큰 특혜나 준 것처럼
갑질을 당하였다.
이번에 에어컨이 고장난 것도 당일 내가 알고 전화를 해보니
며칠 전 고장이 났다고 했다.
그 어떤 조치도 없었다.
급히 놀이방 좁은 곳에서 수업을 진행하였다.
당일 요가회원들에게 사무실로 전화해서
민원을 넣어달라고 부탁하였고 조치를 취해준다고 했다.
그런데 어제 또 조치가 취해지지 않아,
급한대로 탁구장에서 진행을 하였다.
청소이모님이 난리가 났다며, 빨리 관리소장한테 가보라는 것이었다.
갔더니 소리를 지르며,
왜 마음대로 탁구장을 썼냐며
미리 사무실로 와서 의논을 하지 않았냐며
그랬다.
나는 9년 간 을의 입장에서 입을 꾹 다물고
고분고분 지내왔다.
어제는 이야기했다.
저는 그런 취급받을 사람이 아니라고.
당신은 요가강사와 말하기 싫다하였고,
그래서 요가회원들을 통해 알렸고,
직원은 전화를 받고 조치를 취해주기로 했다고.
내가 여길 왜 찾아와야 하냐고.
이제 더이상 요가수업을 당신의 갑질 때문에 할 수가 없다고 했다.
그랬더니 꼬리를 내리고 급 반전모드로 바꾸어
왜 그러냐며 그러는 것이었다.
나는 요가를 좋아하지만,
우리나라에서 이런 상황에서 요가강사인 것은 전혀 메리트가 없다고 생각한다.
오늘은 왠지 감정이 조금 격앙되었다.
현실이 그렇다는 것이다.
진짜 요가강사는 빛 좋은 개살구일 뿐이다.
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