겸재 정선, 그림 속으로 들어가다 7

소악후월(小岳候月), 소악루(小岳樓)

by 빨간사과

- 소악후월(小岳候月)


소악루에서 보면 멀리 남산 위로 보름달이 떠올랐다. 달 아래로는 잠두봉이 있고 그림 오른쪽으로 선유봉, 맨 아래쪽으로 탑산이 보인다. 강물 위에 달빛처럼 드러난 건 빗살무늬 모래톱이다. 왼쪽 강가의 집은 소악루다. 큰 숲으로 둘러싸여 있어 소나무가 우거지고 버드나무가 늘어진 모습이 장관이다.

17 소악후월.jpg ( 소악후월29.2×23㎝ 간송미술관 소장 )

다음은 소악후월에 부친 사천 이병연의 시다.


巴陵明月出(파릉명월출) 파릉에 밝은 달이 뜨면

先照此欄頭(선조차난두) 먼저 이 난간에 비추니

杜甫無題句(두보무제구) 두보의 시구에는 없으나

終爲小岳樓(종위소악루) 마침내 소악루가 되었구나



- 소악후월, 달을 기다리다


사천, 어젯밤 보름달을 기다리며 소악루에 올랐는지요. 적막한 숲 속 산자락을 쉬엄쉬엄 가는 길 둘레길을 걷다 보면 발자국 소리에 놀란 고라니가 달아나고 두꺼비 울음소리가 그치고 밤이슬이 발끝에 떨어지고 옷깃을 서늘하게 적신 둥근 달빛이 비친 사천의 환한 얼굴이 떠오르오


바람결에 떡갈나무잎이 흔들리던가요. 나루터를 넘어온 뱃사공이 강을 건너 배를 밀고 가고 여울져 흐르는 물결 소리 노를 저으면 물고기 떼가 달빛처럼 튀어 오르던가요


사천, 보름달이 지나간 마당에 나와서 달빛에 스미는 바람으로 부서지는 어깨의 그림자로 여뀌꽃에 맺힌 달빛을 엮으면 달빛을 얹은 시가 사천의 옷깃에 묻은 달빛이 시가 아니겠는지요



- 소악루

KakaoTalk_20251023_170002555_11.jpg ( 소악루 )
소악루(小岳樓)1.jpg ( 소악루24.7×33.3㎝, 개인 소장 )

강가에는 두 척의 배가 돛을 내린 채 정박해 있고 사람을 태운 한 척의 배는 마을로 들어오는 중일까 나가는 중일까. 뱃사공은 노랫소리에 맞춰 노를 쥐었다 놓았다 당겼다 풀었다 한다. 노랫소리에 흥을 맞추면 굳이 말이 오가지 않더라도 눈빛을 바라보기만 해도 즐거운 뱃놀이다. 물살 깊은 강은 출렁출렁한다. 햇살이 눈부시게 환한 대낮 버들잎이 조용히 흘러가고 있다.



- 소악루에서


뱃전에 부딪히는 물결과 오랫동안 동쪽에서 흘러 내려온 물소리가 있다. 물결은 색깔별로 계절마다 바꾸고, 바위를 만지면서 모래톱을 스친다. 내가 버리지 못한 물속 깊이 내려앉는 갈매기, 당신과 내 안에 반짝이는 햇살과 버드나무 잎처럼 흔들리며 출렁이게 하는 것이 있다.


아직 가야 할 길이 있다고 서쪽으로 흐르는 강물이 있다.



소악루와 관련된 번암 채제공(1720~1799)의 시를 보면 당시 소악루는 문인들에게 인기 있는 명소임을 시에서 알 수 있고 궁산 주변의 행주성, 공암, 양화나루 등의 지명을 찾을 수 있다.


아침에 소악루를 올랐는데 주인이 비첩에게 거문고를 타고 노래를 부르게 하였다. 잠시 뒤에 행주로 출발한 뒤 회를 떠서 상을 차렸다

( 朝登小岳樓 主人命婢作琴歌 少頃發向幸州 斫鱠設飯 )


水國鷄鳴星斗搖 (수국계명성두요)

강 마을에 닭이 울고 북두성이 빛나는데

幸州城下生早潮 (행주성하생조조)

행주산성 아래에는 아침 물결 출렁이네

杯酒天晴小岳樓 (배주천청소악루)

맑은 날 소악루에 술자리를 마련하니

琴歌喚罷董嬌嬈 (금가환파동교요)

동교요가 거문고를 타며 노래 부르도다

長年發船如馬疾 (장년발선여마질)

뱃사공이 질주하는 말과 같이 내달리자

孔巖楊花倏欲失 (공암양화숙욕실)

공암과 양화나루 순식간에 스쳐 가네

飛度叢巖海門豁 (비도총암해문활)

빼곡한 바위 휙휙 지나서 닿은 바다

赤旭照耀檣頭出 (적욱조요장두출)

붉은 해가 찬란하게 돛대 위로 떠오르네

( 번암집 제3권 조등소악루 주인명비작금가 소경발향행주 작회설반 중 <朝登小岳樓 主人命婢作琴歌 少頃發向幸州 斫鱠設飯> 中 )

번암 소악루.jpg ( 채제공의 시 朝登小岳樓 主人命婢作琴歌 少頃發向幸州 斫鱠設飯, 고전번역원 DB )


- 소악루, AI가 답하다


소악루에 대한 정보를 AI에게 물었더니 다음과 같이 알려주어 내용을 그대로 옮겨본다.


겸재 정선의 소악루는 조선 시대 문인들이 모여 시를 짓고 풍류를 즐겼던 곳으로, 현재의 소악루는 1994년 궁산에 복원된 것입니다. 겸재 정선이 한강을 조망하며 즐겨 찾던 곳이며, 그의 진경산수화에 영감을 준 장소이기도 합니다.


역사: 원래는 궁산에 있었던 소악루를 가리킵니다. 겸재 정선이 양천현령으로 재직하던 시절(1730~1737년경), 이 지역의 명사들과 교류하며 풍류를 즐기던 곳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명칭: '소악루'는 '작은 악양루'라는 뜻으로, 중국 호남성의 악양루에서 유래했습니다.

현대의 소악루: 원래 소악루는 화재로 소실되었고, 현재의 건물은 1994년 강서구 궁산에 복원한 것입니다. 겸재 정선이 그린 진경산수화를 토대로 한강 조망이 잘 되는 곳에 지어졌습니다.

찾아가는 길: 현재의 소악루는 서울 강서구의 궁산공원에 있습니다. 지하철 9호선 양천향교역에서 가까우며, 겸재정선미술관이나 양천향교 방향으로 걸어가면 됩니다.





참고자료


고전번역원 DB

겸재 정선 미술관

호암미술관

간송미술관

https://www.daum.net 에서 관련 자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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